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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13:15 (토)
"대화형 리더 원한다"

"대화형 리더 원한다"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6.02.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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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좌담] 결산 - "새 협회장에 바란다"
국민 눈높이에서 갈등과 이견의 절충자 역할 기대

의료계 안팎에서 요구하고 있는 바람직한 대한의사협회장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의협신문>과 Kmatimes.com은 2006년 새해 벽두 7차례에 걸쳐 '새 대한의사협회장에 바란다'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가졌다.

특별좌담회에서 의료계 원로그룹은 '조직관리 경험'을, 젊은 의사들은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을, 여의사그룹은 '갈등과 이견을 절충자 역할'을, 의학계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민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는 공익성 확보'에 무게를 실었다.

외부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좌담회에 초청된 언론 및 시민단체 인사들은 '강력한 자정활동과 윤리교육'을 손꼽았으며, 역대 복지부 의료정책과장들은 '정책 공조와 협동'을 지적했다. 이와함께 유관단체 대표자들은 '아우르고 포용하는 큰 형님으로서의 역할론'을 주문했다.

의료계 내·외부에서 직간접적으로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한결같이 투쟁과 거친 목소리를 앞세우기 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합리적으로 대화하고 상생할 수 있는 넓은 가슴을 지닌 인물이 새 선장으로서 의협호를 순항해 주길 원했다.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넓은 가슴을 지닌 인물 원해

 

의료계 원로들은 '경험'과 '포용력', 그리고 '화합'에 무게를 실었다.

원로들은 '조직을 관리한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회원에게 희망을 줌으로써 단결을 시켜줄 것을 당부했다. "정치와 행정을 잘 아는 비의사에게도 문을 열어야 한다"며 "의료계의 의견에 반하는 목소리도 포용하고, 전문가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원로들은 지적했다. '전문성'과 '행정력' 확보를 위해서라면 과감히 비의사 출신은 물론 반대 입장에 섰던 인물도 발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로그룹에서는 개원의·교수·병원의사 등이 단결할 수 있도록 화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별히 강조했다. 의협 회장에 나서는 인물이라면 당연히 '신뢰'와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는데 견해를 함께했다.

 

경험과 포용력, 그리고 화합에 무게

 

2000년 의쟁투 당시 전임의로서 10인 소위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개원의를 비롯해 전 대전협 회장·현직 군의관·전임의 등이 참여한 젊은 의사 좌담회에서는 선거를 통해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넓히고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부분 공감했다.

현직 군의관은 회장 후보들이 선거 단계에서부터 회원들의 참여를 확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당장의 수가인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의사와 국민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대학병원 전임의는 "회원들이 혼자라라는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참여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의협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이를 잘 모르는 것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한계 때문"이라는 전직 전공의협의회장의 지적에 참석자들은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의협 회무를 직간접적으로 접해 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젊은 의사들은 선거를 통해 진료과목별 직역별 회원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야 하며, 발전적인 분노의 장을 이끌어냄으로써 점차 낮아지고 있는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선거 통해 관심과 참여 분위기 만들어야

 

협회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10년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회장이어야 한다는 '역할론'은 여의사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의협 상임진의 일부를 여의사로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현직 의대 학장은 "의협이 여러 직역별·진료과목별 갈등과 이견을 절충하고 통합하는 단체로 거듭나야 생존할 수 있는 시기에 도달했다"며 의협이 진정한 의료계의 수장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의대 교수는 "의협도 바뀌어야 하지만 회원들도 의협을 존중할 수 있도록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수의 조용한 회원이 의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구의사회·동창회·친목모임 등 동질성을 가진 조직안으로 접근, 결집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원들도 '동질성 회복' 의식 전환할 때

 

교수 좌담회에서는 "투쟁성만 강화해서는 국민과의 괴리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민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신뢰를 얻고 새 판도 짤 수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회원의 지지에 충실한 이익단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지지에 무게를 두는 공익단체의 색깔을 가질 것인지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모 의대 교수는 "공익적인 성격을 만들어가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의대 교수는 "의사회원과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중량감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의협의 자정능력의 중요성과 함께 사스·조류인플루엔자 등과 같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국민건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의학교육과 윤리교육에 대해 의협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도 쏟아졌다.

교수들은 우수한 인력이 의대에 입학한 이후 해외연수·유학 등을 통해 지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없어 NT·BT·IT와의 융합연구에서 리더가 될 수 없고,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며 학생교육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국민과 함께 신뢰 구축해야 새 판도 짤 수 있어

 

의협과 정부간의 대화 창구를 도맡아 왔던 역대 복지부 의료정책과장들은 "머리띠 두르고 투쟁하는 의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사회봉사활동에 앞장서는 의사상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새 회장은 합리적이고, 설득력을 갖춰야 하며, 정치적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이와 함께 임상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IT·BT 등 새로운 분야에 눈을 돌려 파이를 키울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역대 의료정책과장들은 정부정책에 협조할 부분은 한 목소리를 내 줄 것도 요청했다. 의협과 복지부가 협동작전을 펼치면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지속적으로 정부관계자를 만나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와 한 목소리 상생 전략도 필요하다

 

"의사들이 좀 더 친절해야 한다"는 요구는 시민·언론계 좌담회에서 제기됐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은 '친절'의 의미를 "전문적인 지식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게 제대로 전달하고, 교육하는 것"이라며 새 회장은 '과학적인 친절' 마인드를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일부 비리의사나 몰지각한 의사에 대한 의협 차원의 강력한 자정활동과 대학에서의 윤리교육 강화 방안이 손꼽혔다. 공직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에 더 많이 참여해 달라는 주문도 잇따랐다. 의협 회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는 카리스마를 갖되, 사회적으로 국민에게 공익적 이미지를 내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런 맥락에서 투사형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는 건강보험과 수가 문제에 대해서는 '보험의사회'에 맡기고, 의협은 공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제기됐다.

 

이미지 개선 위해 강력한 자정·윤리교육 강화

 

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간호협회·제약협회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건의료계 유관단체 좌담회에서는 의협이 큰 형님으로서 아우르고 포용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의협이 내부는 물론 외부적으로 대승적 관점에서 양보와 타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연대와 소통은 사회적 화두이며, 집단과 계층 간에 연대를 만들어 가는 일에 의협이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 회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는 투쟁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을 아는 리더십이 첫 손에 꼽혔다.

의협이 시민단체와 갈등관계를 계속 가져가는 것은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배타시하고, 적으로 돌려놓는 것은 의료인 사회를 질 낮은 집단으로 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투쟁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대화·타협으로 전환할 때

 

본지는 이번 신년 특별좌담회를 통해 의사 사회의 변화와 비전을 제시할 새로운 의협 회장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며, 흔들리고 있는 의료계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했다.

특별좌담회 곳곳에서는 '의협을 위해 회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새로운 의협 지도부와 의사회원들이 의협 창립 100주년이라는 이정표를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회장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이번 특별좌담회가 의사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고, 선택하는데 올바른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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