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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불합리한 고시 폐지다"

"이젠 불합리한 고시 폐지다"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6.01.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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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가산시간대 환원 환영···차등수가제 폐지 마땅
재정파탄 이래 의료계 고통 감내에 눈길 돌려야

▲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야간 진찰료 가산 적용 시간대를 종전대로 환원시키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적극 환영한다고 밝히고 2001년 5월 건강보험재정안정화대책 이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불합리한 고시들을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야간 진찰료 가산 적용 시간대를 종전대로 환원시키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적극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건강보험재정안정화대책(2001년 5월) 이후 여전히 불합리한 고시들이 폐지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정부의 재정안정화대책으로 인해 의료계는 4조1286억원의 손실액을 입었다"며 대표적인 불합리한 고시로 ▲진찰료·처방료 통합 ▲진찰료·조제료 차등수가제 ▲주사제 처방료·조제료 삭제 ▲일반의약품 비급여 확대 ▲야간 진찰료 적용 시간대 조정 등을 예로 들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이 파탄나자 재정안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계에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 각종 고시를 남발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이 흑자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급여확대를 통한 보장성 강화에만 관심을 보일 뿐 의료계의 고통을 덜어주는데는 인색해 반발을 사고 있다.

그동안 의료계는 의약분업 등 급격한 보건의료정책의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재정파탄 해소를 위한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정책을 묵묵히 감내해 왔다.

반면 복지부는 각종 제도(고시)를 통해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적정진료를 어렵게 만들어 왔다.

게다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2004년도 당기 흑자분인 1조5000억원을 보장성 강화부문에 투입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양적 확대만을 추구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은 저하만시키는 정책을 택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의사의 자율성 보장 등을 통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내실있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정안정화대책후 의료계 손실액 4조1286억원

복지부는 재정안정화대책에 따른 의료계 손실액을 2조3726억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04년 국정감사 당시 복지부가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진찰료·처방료 통합으로 8745억원 ▲진찰료·조제료 차등수가제 실시로 3158억원 ▲야간가산율 적용 시간대 조정으로 2076억원 ▲주사제 처방료·조제료 삭제로 5350억원 ▲일반의약품 비급여 확대로 4397억원 등 재정안정화대책으로 인한 재정절감효과는 총 2조3726억원이다.

그러나 의협은 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누락분 1조7560억원(심사기준 강화 9331억원·급여기준 합리화 5485억원·약제비 적정성평가 2744억원)을 더하면 의료계 손실은 2004년 기준 4조1286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불합리한 고시와 심사기준의 강화 등으로 질병치료에 지장을 초래해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와 국민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등 건강보험의 내면적인 보장성을 약화시켰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재정안정화대책에 따른 불합리한 고시는 빠른 시일 안에 폐지돼야 한다는게 의협의 주장이다.

 

야간 진찰료 가산 적용시간대 조정돼야

근로기준법상 하루 8시간 초과 근무하면 시간외 수당을 지급해야 함에도, 오후 8시 이후부터 야간 가산율을 적용해 하루 8시간 근무 적용대상에서 의료 직종을 제외시키는 것은 모순이라며 타 직종과 같이 야간 가산율 적용시간을 평일 오후 6시 이후로 환원해야 한다는게 의협의 일관된 견해다.

의협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무시간 기준을 의료 직종에만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평등한 규제이므로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야간 가산율 적용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제도가 확대 시행되면 토요일은 사실상의 휴일 개념이 되므로 토요일 진료에 대해 공휴 가산료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생업에 종사하는 많은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주간에 의료기관 이용을 할 수 없어 야간에 응급실로 내원해 불필요한 비용이 낭비되고 큰 불편을 격고 있으며, 응급실 본연의 업무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환자들이 야간에도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2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02년 야간 진찰료 가산 적용 시간대 변경은 의료이용에 대한 국민의 불편을 감수하고 재정안정화 차원에서 실시한 한시적 조치였으나, 재정이 안정된 만큼 재정안전화대책 이전으로 환원해 야간진료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찰료 산정기준 개선 당연

현행 진찰료 산정기준은 상병별 또는 환자별 기준을 혼용해 치료 종결(30일 기준)과 치료가 종결되지 않은 경우(90일 기준 및 계속 재진)로 구분해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의 종결여부에 대한 분명하고 획일적인 기준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치료의 종결여부는 전적으로 환자의 상병에 대한 임상·의학적 특성을 고려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특히 진찰료 산정기준의 모호함에 따른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30일 이후 내원시에는 일괄적으로 초진료를 산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의협은 "일본의 경우에도 환자가 임의로 진료를 중지하고, 한달 이상 지난 다음 동일 의료기관에서 다시 진료를 받으면, 그 진료가 동일 병명 또는 동일 증상에 의한 것일지라도 초진으로 산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하나의 상병을 치료 중 전혀 다른 상병이 발생해 같은의사가 동시에 진찰한 경우 현재 재진료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두 상병의 임상적 차이와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 및 진단의 책임은 각각 따로 발생되므로, 동일 환자의 전혀 다른 상병을 진찰한 경우도 초진료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료비 깎는 차등수가제 폐지돼야

의협은 "의료인의 경험과 숙련도, 의료시설과 장비의 질적·양적 수준 등에 따라 환자의 진찰시간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차이가 명백하게 존재한다"며 차등수가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평균 이상의 환자를 진료했다는 이유로 진료비를 체감하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질적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무시하고, 환자에게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의 진료의욕을 저하시킬게 분명하다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다.

차등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만은 의료기관의 수입균형 제고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전문과목(정신과·산부인과) 및 지역별 특성(산간오지)을 고려한 수가체계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인의 숙련도 등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질적 차이를 무시하고, 보험재정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비를 체감하는 차등수가제는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는 것.

 

진찰료·처방료 분리…원외처방료 부활

의사가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고, 질병상태를 파악해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진찰행위와 질병치유에 적합한 필요 의약품을 결정하는 처방행위는 별개의 의료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약계가 의약분업의 시행으로 인해 경영상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하에 의료기관과 약국의 경영수지를 분석해 원외처방료와 조제료를 인상했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원외 처방료만을 진찰료에 통합해 의료기관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것은 의약분업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의협은 "진찰과 처방행위의 개별성과 소요되는 업무량·자원의 양·위험도 등을 고려해 의료행위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를 차등 부여하는 현행 상대가치점수제도를 고려할 때, 진찰행위와 처방행위를 분리해 원외처방료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고통·희생…이제는 되돌려줘야

재정안정화대책이 시행된지 4년만인 2004년말 현재 건강보험의 재정현황이 당기수지 1조5679억원, 누적수지 757억원을 기록해 당초 정부가 예상한 2006년보다 2년 이상을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은 의료계의 희생과 고통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복지부는 그동안 불합리한 고시와 심사기준의 강화 등으로 질병치료에 지장을 초래해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와 국민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등 건강보험의 내면적인 보장성을 약화시켜 왔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재정을 모두 보장성 강화에만 쏟아붓고 있어 고통분담을 감내해왔던 의료계로부터 불만을 샀다.

따라서 건강보험재정이 흑자로 돌아선 만큼 그동안 재정절감이라는 미명아래 현재까지 불합리하게 강행돼 온 ▲야간 진찰료 적용 시간대 연장 ▲불합리한 초·재진 산정기준의 개선 ▲환자수에 따른 차등수가제 ▲진찰료·처방료 통합 등을 폐지하고 이전으로 환원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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