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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vs 노성일-누구 말이 맞나?

황우석 vs 노성일-누구 말이 맞나?

  • 김혜은 기자 khe@kma.org
  • 승인 2005.12.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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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존재 여부, 논문 조작에서 이견
황교수, 줄기세포 바뀐 것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

▲ 16일 오후 2시 기자회견에서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데 1%의 의심도 없다는 황교수의 확신에 찬 발언에 이어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 조작설을 제기했다.

황우석 교수의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논문의 진위 여부에 관한 공방이 급기야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진실게임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노성일 이사장이 15일 저녁 "황 교수는 15일 오전'배아줄기세포가 없다'라고 말했고, 줄기세포 11개중 9개가 가짜"라며 언론에 전격 폭로했다.이에대해 황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발표할 당시 11개의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확실하며, 일부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와 일치하는 것은 연구 초기단계에서 뒤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오류의 책임을 미즈메디병원 측에 넘겼다.

16일 두 사람은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의 연구 경위와 논문 진위 논란에 대해 해명했지만, 각자 입장 차이가 큰 데다가 같은 사안을 두고 말이 달라 의혹만 더욱 증폭시켰다.이런 와중에서 황 교수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된 첫 단계에서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것과 뒤바뀐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법당국에 수사를 요청함으로써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줄기세포 11개 맞나

황우석 교수는 16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맞춤형 줄기세포 6개를 올해 1월초 수립, 서울대에서 보관했지만 실험실에서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돼 미즈메디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죽었다.이때 미즈메디 병원에서 안전조치를 위해 분산보관하던 2,3번 줄기세포만 다시 서울대로 반환했다"며 2개의 줄기세포를 증명한 뒤 "이후 6개의 줄기세포를 추가로 수립했으며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제출했고, 이후 3개의 줄기세포를 다시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황 교수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강서 미즈메디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노 이사장은 "불과 2004년 11월에서 2005년 1~2월 사이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줄기세포가 만들어졌다.6개 새로 만든 줄기세포와 함께 모두 8개다.그럼 나머지 11개 중에 3개가 모자라는데 이 3개는 가공의 데이터다"라고 반박했다.그는 "왜 11개가 돼야 하냐고 황 교수에게 물었더니, 황 교수는 세계적으로 데이터 신뢰를 받으려면 10개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이면서 "나같으면 8개면 8개라고 발표했을텐데 왜 황 교수는 3개의 가공의 숫자를 넣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줄기세포, 처음부터 가짜였다?

황 교수는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와 일치한 것으로 밝혀진 것 외에, 초기 단계에 동결 보존한 5개의 줄기세포주에 희망과 확신을 걸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수립한 줄기세포가 모두 환자 유래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라는 점을 완벽하게 자신했지만, 조사 결과 이들 세포가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현재 초기 단계에 동결 보존한 5개의 줄기세포주를 재검증하기 위해 해동 및 배양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향후 10여일내에 진위 여부가 확인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10일 정도면 줄기세포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증명될 텐데도 노성일 이사장이 성급하게 입장 표명을 하고 나섰다는 것.

황 교수는 특히 10일 뒤에 이 5개의 줄기세포마저도 미즈메디 병원의 것과 일치할 가능성에 대해선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것과 뒤바뀐 것에 대해선 줄기세포가 수립된 첫 단계(1계대)에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서울대 실험실과 미즈메디병원 실험실에 접근이 허용된 경우에 가능한 일이므로, 사법 당국이 신속한 수사를 해주기 바란다"라고 강도높은 태도를 취했다.

노 이사장은 이에 대해 "본인(황교수)이 궁지에 몰리자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3년간 피땀 흘리던 연구원을 미즈메디 소속이란 이유로 매도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2,3번 줄기세포는 미즈메디병원에서도 갖고 있으며 이를 다시 배양, 15일 후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폭로했다.

노 이사장에 따르면 황 교수는 미즈메디병원 소속 김선종 연구원에게 2,3번 줄기세포는 체세포와 함께 줬지만 4~11번은 체세포만 줬다. 체세포만 줬다는 것은 체세포를 튀겨서 9개 지문을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의미다.

노 이사장은 "미즈메디병원은 한 셀라인당 각각 50병씩 냉동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황 교수가 김선종 연구원을 시켜 이것들을 가져갔다"며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각각 하나씩은 남겨놔 그것을 다시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각기 배양하고 있다고 밝힌 줄기세포의 결과가 확인되는 10~15일 뒤에 진실 공방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논문조작 지시했나

2005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이 조작됐는지, 조작됐다면 황우석 교수가 지시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황 교수는 "맞춤형 줄기세포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테라토마 사진·줄기세포 사진 조작의 의혹 등 여러가지 심각한 실수와 허점이 있었다"라고 밝히면서도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데에 1%의 의심도 없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이언스 논문은 진위 여부와 별개로 테라토마 사진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고, 사진 과정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인 실수가 있어 논문을 자진 취소통보했지만, 누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했는지 답답하고 한스럽다"며 토로했다.

노 이사장은 그러나 "김선종 연구원과 통화 결과, 논문은 모두 허위였고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조작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15일 털어놨다"라고 주장했다.그는 또 "김 연구원은 4~11번 세포가 둘로 나눠져 있는 것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는 황 교수로부터 이미 조작이 이뤄졌다는 의미"라고 밝히고 "또 논문을 쓴 사람도 황 교수가 아니라 섀튼 교수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미즈메디병원이 연구 경력이 워낙 많고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사진 이외의 주요 단계는 경험 많은 그 쪽에서 담당할 수 있겠다 싶어 제가 사진을 많이 찍어서 그중 가장 잘된 것을 엘로케이션하자고 부탁한 것은 사실인데, 그것을 조작으로 받아들였나 보다"고 밝힌 후 "이후 김 연구원은 전화통화에서 조작한 적 없고 2,3번과 그 이외의 세포를 가지고 찍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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