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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도 우리의 미래다

탈북 청소년도 우리의 미래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11.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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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희 회원(안양 서명희의원 원장)

<서명희 회원>

이름

서명희(54)

소속

안양 서명희의원 원장

경력

현재

대한기독여자의사회 총무

 

 

한민족어린이 돕기 네트워크 이사

 

 

선한이웃클리닉(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 부소장

 

1987

가정의학과 전문의 취득

 

1979

연세대 보건학 석사 학위 취득

 

1975

이화의대 졸업

 

"탈북 청소년 돕기 홍보대사나 다름없죠."
최경숙 회원(동서산부인과의원장)
제가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긴 하지만, 사실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얼마 안돼요. 이런 저와 비교해 볼 때 ‘본태적인 봉사정신’을 갖고 있는 선생님을 소개할까 합니다.
서명희 선생님은 한국기독여자의사회 총무를 맡고 있는데, 그동안 봉사활동 경험이 많아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을 제시해주죠.
한번은 농촌 수해지역으로 무료진료활동을 나갔는데, 현지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아무도 진료소를 찾아오지 않는 거에요. 팀원들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방송이 울리는 겁니다. 서울에서 의사들이 왔으니 무료 진료 하러 오라고 집집마다 안내 방송이 나간거죠. 알고보니 서 선생님이 이장을 찾아가서 부탁했더군요. 바로 그런 게 다년간의 봉사활동에서 나온 노하우겠죠.
서 선생님은 또 탈북 청소년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해요. 탈북 청소년들의 행사에 참여해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도 하고, 후원자들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는 등 탈북 청소년을 돕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죠. 서 선생님 덕에 많은 탈북 청소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을 겁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합니다.

북한에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그렇게 많단다. 어미는 배고픔에 울부짖는 아이들을 보기 안쓰러워 아이들을 먼저 중국으로 보낸다. 자신은 북에서 굶어죽을지언정 아이만은 좋은 데 가서 살으라고. 그러면 아이는 홀로 죽음을 무릅쓰고 꽝꽝 언 압록강을 건너 아무런 연고도 없는 중국으로 넘어온다. 그러다가 공안 경찰에 발각되기라도 하는 날엔 더 이상 아이에게 미래는 없다. 운좋게 중국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갔다 싶으면 그날부터는 시장터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는 신세다. 이렇게 자꾸만 탈북 아이들은 점점 늘어간다.

1998년부터 교회 선교팀과 함께 북방선교를 위해 처음 중국으로 갔으니, 서명희 원장이 탈북 아이들을 돌보아 온 지도 벌써 8년째다. 말이 북방선교이지 사실상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이나 다름없었다.

“왜 탈북 청소년들을 돕게 됐냐구요? 한국사람 치고 북한에 관심 없는 사람 어디 있나요? 다같은 한 민족이고, 탈북 아이들도 결국 우리 사회의 미래인걸요.”

서 원장은 중국에서 탈북 아이들을 돕던 청년을 만난 이후로 탈북 아이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됐다. 명절이나 입학졸업 시즌이면 탈북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 무료 예방접종이나 정기검진을 할 때면 의사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대학에 견학가거나 소록도 봉사활동을 갈 때면 훌륭한 교육자가 된다.

“명절 같은 기념일이 되면 그 아이들은 더욱 외로워지죠.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일텐데, 자신과 기쁨을 함께 할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서 기독여자의사회 회원들이 함께 가서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하지요. 설날에는 떡국을 나눠 먹고 윷놀이도 하고요, 추석이면 함께 송편을 빚죠.”

탈북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타지의 낯선 사람들과 생활해서인지 낯을 심하게 가려서 2년동안은 물어도 대꾸도 잘 하지 않을 정도였단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동안 열정과 애정을 쏟아부은 덕분에 이제는 서로 대화도 잘하고 한 가족처럼 서로 걱정하고 그리워한다고.

서 원장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탈북 청소년’에 올인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나깨나 탈북 아이들 생각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탈북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가 어떤 부분을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매우 진지했으며, 그의 이야기 중에는 그동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그가 의사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처음에는 탈북 아이들이 어떻게하면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고민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진료실을 찾은 아이들을 보니, 또래 아이들에 비해 너무 몸집이 작은 거에요. 탈북 아이들은 대개 한창 클 때 잘 먹지 못해서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6살보다도 키가 작을 정도에요. 사춘기가 되면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텐데, 외모 때문에 탈북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 더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자 아차 싶더라고요.”

그는 지난 여름부터 기독여의사회와 함께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장치료를 시작했다. 또 성장판이 이미 닫힌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영양치료를 한다. 조금이라도 튼튼하게 자라게 하고 싶어서다.

탈북 아이들 중에는 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도 있지만, 대개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밖으로 겉도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영어라곤 평생 들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은 영어가 많은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에 벅차기 때문이다. 자연히 학업에서 멀어지고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탈북 아이들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한 대안공동체나 대안학교가 필요하다.

▲ 2005년 5월 다리공동체 아이들과 함께 한동대에 견학가서 찍은 기념 사진. 두번째 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서명희 원장.

“교육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다리공동체나 셋넷학교 같은 단체들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기관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개인의 도움으로는 한계가 있어 안타깝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도와줬으면 해요.”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의 서 원장은 문제에 부딪히면 해결책을 행동에 옮기지 않고는 못베긴다. 덕분에 그는 탈북 아이들이나 단체를 후원자와 연결하는 역할을 맞게 됐다. 기독여의사회를 비롯, 그가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도 그렇게 탈북 아이들과 연결됐다.  

서 원장은 요즘 ‘한민족어린이 돕기 네트워크’란 법인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 어린이 뿐 아니라, ‘지구촌은 한 이웃’이란 뜻에서 전세계 어려운 어린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앞에서 밝혔듯, 하루 세끼를 때우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야만 하는 불쌍한 탈북 아이들이 너무 많다. 지구촌을 통털어보자면 불쌍한 아이들은 더 많다. 그렇기에 더더욱 서 원장의 활동에, 한민족어린이 돕기 네트워크의 활동에 기대를 걸어본다. 나아가 전세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와 동시에 파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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