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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타미플루'…제약사에 '대박'될까?

너도나도 '타미플루'…제약사에 '대박'될까?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5.11.0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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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효과보단 '국가적 비상대책'에 의미
현재로선 '국가비축분'이 유일한 수요…115억원 수준에 불과
주가는 이미 '대박'…하루동안 두회사 시가총액만 1800억원 증가

2일 복지부가 타미플루 국내생산을 적극 유도한다는 발표 후 어느 제약사가 로슈와 서브라이센스(재사용 특허)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인가에 전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타미플루 생산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고, 로슈와의 계약 조건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이번 이슈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오전 복지부는 타미플루의 독점생산자인 로슈가 공동생산 파트너 모집을 제안해옴에 따라 국내 생산가능 회사가 이에 참여하도록 유도, 장려하겠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한미약품은 자사가 타미플루를 즉각 생산할 능력이 있다며 "이미 로슈와 접촉중"이라고 밝혔고 씨티씨바이오는 "인도로부터 원료를 들여와 당장 150만명분을 생산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또한 한국제약협회와 식약청 등을 통해 "타미플루 생산 능력이 있다"는 의견을 보내온 제약사가 11개에 이른다는 소식에 그간 타미플루 관련 보도가 있었던 에스텍파마, 유한화학, 경동제약, 삼진제약 등의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렇다면 타미플루 생산권이란 것이 수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들어 쟁취할 만큼 커다란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

2일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7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확보한 상태로 연말까지 2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내년까지 합계 100만명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정부가 추가로 구입하게 될 타미플루는 28만명분이란 계산. 타미플루는 1인당 10캡슐이 필요하므로 28만명분은 280만캡슐을 의미한다.

이를 보험약가로 단순계산하면 약 115억원(1캡슐당 4109원)이다. 타미플루가 백신이 아닌 치료제인 만큼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여 몇명의 감염자가 발생한다 해도 온 국민에게 필요한 약품이 아니다. 즉 115억원 이상의 수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 타미플루의 평상시 국내 수요는 거의 전무에 가깝다.

게다가 로슈의 '선정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복잡해, 실제 허가까지 기간이 오래 소요될 것으로 보여, 내년 정부 비축분을 국내사가 공급하게 될 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결국 어떤 경로든 정부가 100만명분의 치료제를 확보하게 된다면 실제 국내 감염자수가 수십만명에 이르러야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부 수매가가 통상적으로 판매가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기대어보면, 특정 제약사가 비축분을 모두 소화한다 하더라도 매출액은 60억원 미만이 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로슈가 가져가게 될 로열티 부분까지 따지면 매출규모는 이보다도 작아질 게 확실하다.

타미플루 생산 국내사를 확보하는 것은 정부로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측면이 강하다. 제약사가 여기에 참여하는 것도 결국 '공익적' 사업에 기여하는 의미 이상은 찾기 힘들다는 분석.

다만 로슈가 선정 제약사를 아시아 지역의 '생산거점'으로 삼아 추가 수출 수요가 발생할 경우엔 다소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나 이에 대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는 무리가 있는 상태다.

임진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이슈가 '과민반응'임을 강조하며 "로슈가 실제로 제약사를 선정하게 될 지 아닐지도 불분명한 상태"라며 "특허를 무시하고 강제실시권이 발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스처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로슈가 자체 생산 능력을 늘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생산을 위탁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며 "한 회사가 선정된다 하더라도 단발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매출 이익과는 무관하게 이들 타미플루 테마 관련 제약사들은 이미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챙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하루동안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700억원이 증가했으며 유한양행은 무려 900억원의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우리 회사의 개발 능력이 우수하다"란 회사 이미지 업그레이드로 무시못하는 이익.

임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말 몇마디로 주가를 크게 올릴 수 있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나쁘지도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일 오전 현재 이들 회사의 주가는 다소 하락세를 보여 시장은 타미플루 이슈를 '일일천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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