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7:21 (일)
전쟁터 환자 원격 로봇수술하는 시대 오나

전쟁터 환자 원격 로봇수술하는 시대 오나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10.17 13: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봇수술 연구 급진전으로 가능성 높아
이우정 교수, 보건산업기술동향지에서 밝혀

지난 2001년 9월 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병원. 한 환자가 담낭절제술을 받고 있었지만 곁에 의사는 보이지 않았다. 집도의가 있는 곳은 대서양 너머 뉴욕의, 그것도 병원이 아닌 일반 건물이었다. 원격수술(telesurgery)의 첫 성공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원격수술은 인간에 해로운 방사능 물질을 취급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지금은 공간을 초월한 작업을 하기 위한 장치로 응용개발되고 있다.

이우정 연세의대 교수(내시경수술·로봇수술센터)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펴낸 '보건산업기술동향' 가을호에서 '로봇수술에 대한 현황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원격수술은 아직 수술자와 로봇 팔 간의 시간차가 있어서 동작에 한계가 있지만 앞으로 시스템이 점차 개발되면 전쟁터나 우주에 있는 환자 등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에는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 중인 한국군 자이툰 부대에 사람 대신 외곽경비를 맡는 로봇이 배치됐다. 원격수술이 발전하면 전쟁터에서 로봇을 이용해 부상자를 치료하는 시대가 올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이럴 경우 의료기술의 발전이 군 전투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올 7월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담낭절제술과 전립선암 수술을 성공해 큰 주목을 받으면서 로봇수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고조되고 있다. 이우정 교수는 로봇수술의 전망에 대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술 로봇들은 아직 로봇 혁명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의 기계는 촉감을 느끼는 데 아주 부족한 시스템인데 비해 이러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고 동작도 훨씬 자유로운 시스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스템이 크고 무겁지만 점차 작고 가벼워질 것이며 가격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의사가 미리 계획을 세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라며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기구나 로봇이 점차 작아져서 작은 로봇을 혈관내로 주입해 항로를 결정하고 치료하는 단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KAIST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음성인식 및 자동추적장치를 이용한 로봇 복강경을 개발, 거의 완성단계에 와있다.

이 교수는 "국내 의료 로봇 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개발은 아직 초보 단계지만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로봇을 이용한 의료서비스의 효용성이 이미 증명되고 있는 만큼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앞서가는 로봇 개발을 위해선 국가적 차원에서의 장기적이고 규모 있는 투자가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