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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한 명 교육비용 1억원"

"의사 한 명 교육비용 1억원"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5.09.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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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 저소득층 교육기회 원천 봉쇄
의료정책연구소 주최 '보건의료인 양성 학제' 포럼

▲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보건의료인 양성 학제와 관련한 문제점에 대하여' 를 주제로 제15차 의료정책포럼을 갖고 바람직한 학제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시 현재의 의대에 비해 4600만원 가량의 교육비가 더 들어가며 1명의 의사를 양성하는데 일반대학 4년의 교육비용을 합해 최소 1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보건의료인 양성 학제와 관련한 문제점에 대하여' 를 주제로 열린 제15차 의료정책포럼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한 학기당 900만원씩 등록금만 3600만원이 들고, 여기에 의학교육입문시험(MEET)에 대비한 학원비용만 1000만원에 달한다"며 "의학전문대학원은 진입장벽을 높여 돈 없는 사람에게 불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주최한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형평과 평등권을 강조해 온 참여정부가 의학과 약학 교육에 있어서만은 오히려 교육받을 기회를 제한하고, 진입장벽을 더 높게 치는 잘못된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한양의대 정풍만 학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 학제 개편 논의는 보건의료 인력에 대한 수요 및 공급 측면에서의 현황과 문제, 원인 분석을 통한 개선 방안과 체계적인 접근 보다는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와 교육의 비효율적 요소의 배제라는 교육 개혁의 목적에 정책적 지향점이 설정되고 있다"며 "목적에서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학장은 "교육 전문가들은 현행 의학제도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 수준에서 접근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학제 개편을 위한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도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정 학장은 특히 "정책 결정에 있어 다양한 이해당사자(stake holders)인 복지부·교육부·해당 대학교·관련 협회 등에 대한 통합안 마련 노력이 미흡하고, 자연과학 등 타 관련 분야에 대한 영향 평가 또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윤성 교수는 "교육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경우 공식적으로 5억원 이상 교육과정 개선비용을 지원하고, 1명 받기도 어려운 교수 TO를 한꺼번에 20명이나 주겠다고 한 바 있다"며 "의학전문대학원과 전혀 상관없는 조건을 제시하는 절차적 비윤리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KBS 이충헌 의학전문기자도 "의학전문대학원 학제 개편 문제의 경우 이공계 대학을 의치학 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한 단계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공계를 비롯해 기초학문을 살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 다양한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 진학한 후에는 대부분 임상의사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기자는 "1억원의 투자를 해야 의사가 될 수 있는 셈"이라며 "웬만한 여유가 없으면 의사나 치과의사가 되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막대한 교육비용을 뽑기 위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경우 엄청난 비용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는 "교육당국이 해 왔던 것이 '모 아니면 도' 식의 통일화 작업이었다"며 "정부가 교육을 이끈다는 개념보다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권리를 이양해야 한다. 교육을 받는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복지부 신의균 보건자원과장을 대신해 참석한 고석경 서기관은 "전체적인 보건의료인력 양성과 활용에 관해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며 "조만간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석한 가운데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서기관은 "현재까지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수급추계가 연구자 마다 상반되고, 경제계와 보건의료계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보건의료인력 양성과 관련해 직능단체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도에 더 구체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대한간호협회 이한주 정책국장과 김영권 교수(건양대 임상병리학과)가 참석, 3년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의 학제 일원화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참여정부의 교육개혁으로 인해 막대한 교육비의 증가와 교육기회의 원천적인 박탈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중산층 이하의 가정에서는 아예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꿈도 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실상 교육기회를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교육정책을 참여정부가 용납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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