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수술을 받고 완쾌했으나 병원비가 없어 야반도주했던 환자가 500만원짜리 수표와 용서를 비는 사연을 보내와 화제다.
서울적십자병원은 8일 50년 전 환자 L씨의 눈물겨운 사연과 함께 500만원의 자기앞수표가 동봉된 등기우편물을 받았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당시 20세의 청년이었던 L씨는 급성 충수염(맹장염)으로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주위의 소개로 무작정 서울적십자병원을 찾았다.
수술을 통해 완치된 L씨는 어떻게든 병원비를 구해보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야반도주해버렸다.
L씨는 등기우편으로 보낸 편지를 통해 "당시 담당 여의사가 '젊은 사람 살려야지 내가 책임 질테니 수술하겠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술을 해줬는데, 병원비도 내지 않고 도망가 용서를 빈다"며 "생을 마감하기 전에 사회에 누가 됐던 것을 정리하고자 지금에서야 병원 입원비를 갚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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