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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구한 심장보조장치

생명구한 심장보조장치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5.07.0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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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심장 이식수술 성공
"심장공여자 찾기 전 생명유지…보편화 계기되길"

▲ 김소현 양과 어머니 이강심 씨 및 김웅한 교수

오빠와 언니를 심장병으로 잃고 자신도 같은 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여자 어린이가 심장(심실)보조장치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다가 심장이식을 받고 완쾌됐다.  

6월 7일 오후 6시 30분 '확장성 심근증'을 앓고 있는 김소현 어린이(8세·전남 여수 시전초 1년)에게 심장을 이식하는데 성공한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및 심장팀은 이 어린이가 4일 면역억제 치료 등을 받고 있으며,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심장이식은 환아의 심장기능이 거의 정지된 상태에서 심장공여자가 생길 때까지 심장보조장치를 통해 심장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이식에 성공한 것으로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양의 오빠와 언니는 각각 1996년(10세)와 2001년(11세) 심장병으로 유년기를 넘기지 못하고 생명을 잃은 가운데 김 양은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올해 4월 구역·구토·호흡곤란·복부팽만 등의 증상으로 광주기독병원에서 심부전으로 진단받고, 4월 20일 심근 이상이 급격히 악화돼 서울대병원 소아과(노정일 교수)에 내원해 즉시 입원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심장기능 회복을 위한 모든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심장기능과 심부전 증상이 악화돼 5월부터 전신이 붓고 복수가 차기 시작해, 이뇨제와 심장수축 촉진제 등으로도 증상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5월 23일 부정맥과 저혈압·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으나 혈압이 오르지 않고 심장기능이 거의 정지되는 상태에 이르렀다.

김 양의 심폐기능이 정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이날 저녁 응급으로 좌심실과 우심실에 각각 심장보조장치를 다는 수술을 시행하고, 이식할 심장 공여자를 기다렸다.

이후 뇌종양으로 뇌사판정된 심장 공여자(12세·여)가 생겼다는 소식에 김웅한 교수(소아흉부외과)가 인제대 부산백병원으로 내려간 것은 김 양이 심장보조장치를 단지 16일만인 6월 7일. 오후 4시 김 교수가 심장을 적출, 오후 6시30분 서울대병원에 도착했으며 심장이식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고 있던 김용진 교수(소아흉부외과)와 합류해 이식수술을 시작했다. 이식한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하고 오후 11시30분경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심장이식 전에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급성신부전으로 손상된 신장기능이 거의 회복된 상태로, 공여자와 혈액형이 서로 달라 우려가 많았으나 이식후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면역억제제의 용량을 조절하는 상태"라고 밝히고 "김 양의 경우처럼 심장 공여자가 생길 때까지 심장보조장치의 한시적 사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 심장보조장치 보편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아울러 이러한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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