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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6년제 '하면 안되는'10가지 이유(2)

약대6년제 '하면 안되는'10가지 이유(2)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5.07.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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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발전·약화사고 예방에 약사가 할 일 거의 없어

 

지난 2004년 6월 21일 한-약-정 밀실합의로 약대6년제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온지 1년을 맞았다.

'야합'이라는 부도덕한 방법으로 시작돼 엉터리 교육부 연구결과, 날치기 공청회 기도 등 무엇하나 투명하고 깨끗하게 진행된것 없이 의혹과 불신만을 확산시키며 추진돼 온 약대 6년제.

7월 5일 열릴 예정인 교육부 주최 공청회를 앞두고 의료계와 약계가 전의를 불사르고 있는 가운데, 약대 6년제 주장의 논리가 무엇이 잘못이며, 어째서 약대 6년제는 하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 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추진과정의 의혹
②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제약산업 발전
③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약화사고 예방

④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복약지도 강화
⑤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외국은 모두 6년제
⑥ 국민 부담의 증가
⑦ 불법무면허의료행위 조장
⑧ 국민 대부분이 반대
⑨ 6년제 주장의 진짜 이유
⑩ 약계 내부에서 조차 반대

 

②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제약산업 발전'

약계가 주장하는 약대 교육과정 연장의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제약산업 발전' 이다. 특히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유능한 약사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약대 교육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 주장은 한마디로 얼토당토 하지 않은 억지에 불과하다. 신약개발이나 제약산업의 발전은 의학을 비롯해 생물·화학·공학 등 관련학문 간의 공동 노력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지 약사들이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의협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상위 5개 제약사의 신약개발 연구소의 연구원 중 47%는 이과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는 27%에 불과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03년도 보건산업 연구개발실태 조사·분석'에서도 제약산업 전체 연구원 전공별 분포는 화학 34.8%, 생물학 20.4% 등 기초과학 분야가 55.2%이며, 약학 전공은 20.7%에 그쳤다.

외국의 경우 의약품 안전성·효과 등 검증을 위해 약사 보다 의사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약사와 제약산업 발전과는 처음부터 별다른 관련이 없다는 것이 국내외 현황을 통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③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약화사고 예방'

약화사고 방지를 위해 약사의 업무능력 향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약대 교육과정을 6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DUR(의약품사용평가)제도 도입이 필요하며, 이 제도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능력있는 약사들이 필요하다는게 약계의 주장이다.

 이같은 논리의 근저에는 의사의 고유직무에 대한 부정·침해가 숨어있다. 즉 의사의 잘못된 처방을 약사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로서, 다시말해 약사가 의사의 고유 직무능력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인 셈이다.

환자가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는 의사가 결정한다. 의사는 약의 인체내 작용을 검토하는 전문가이다. 의사는 자신이 처방·취급하는 약품의 약리작용에 대해서는 약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약계는 끊임없이 DUR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약사가 이 제도 운영의 중심에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DUR의 목적인 약물간 상호작용 체크, 중복치료 억제 등은 의사의 직무영역이지 약사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

특히 DUR제도 운영을 위해 약사의 능력을 배가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을 완전히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DUR은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에 의해 완전자동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약사가 할 일은 약국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것 말고는 할 일이 거의 없다.

실제로 DUR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의료기관-약국-보험단체 등이 전산시스템으로 연결돼, 약물상호작용·부작용·중복투여·투여금기 등을 자동으로 감지, 해당 기관에 실시간 자동통보한다. DUR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약대 학제는 4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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