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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병증성통증에 NSAIDs처방 50%"

"신경병증성통증에 NSAIDs처방 50%"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5.05.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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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랄프 바론 교수

"신경병증성통증은 아직도 배고프다"

대표적인 신경병증성통증 치료제 뉴론틴이 연간 239억원이나 청구되며 처방의약품 중 1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증상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한국 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유럽에서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50%의 의사가 신경병증성통증에 전혀 효과가 없는 NSAIDs 계통의 약물을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신경병증성통증이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의사와 환자에게 더욱 폭넓게 알려야 한다고 한결같이 외치고 있다. '아시아 신경병증성통증 포럼' 참석차 내한한 독일 크리스티안-알브레히츠 키엘 대학 신경통증 연구 및 치료과장의 랄프 바론 박사(전 독일 통합통증학회 사무국장)를 만나, 이 분야의 세계적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신경병증성통증이란 어떤 증상인가?

통증은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이나 염증성질환 등으로 인해 유발되는 통증이 있는데 이는 침해수용성통증이다. 하지만 신경병증성통증은 신경자체가 손상돼 나타나는 것이다. 즉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는 질환 등이 원인이 되며, 일단 신경이 손상되면 환자들은 아주 이상한 증상을 느끼게 된다. 살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나,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매우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통증 자체가 병이 될 수 있다.

진단 방법은 무엇인가?

진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의사들도 이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 하지만 독특한 증상에 주목하면 찾아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통증의 질(quality)이다. 피부에 불이 붙은 것 같은 통증이나 급작스럽게 몇초간 심한 자극이 오는 것 같은 통증들은 거의 대부분 신경병증성통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런 패턴이 발견되면 기저질환이 없는지 조사해봐야 한다. 하지만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다.

진단이 이루어졌다. 무엇을 시작해야 하나?

여러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약물 처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엉뚱한 약물을 처방할 수 있다.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은 완전 잘못된 것이다. 그 동안의 연구 결과 효능이 입증된 몇가지 계열의 약물들이 있다. 우선 항우울제는 신경전달물질에 작용을 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항경련제가 있다. 여기에는 carbamazepine과 같이 나트륨채널에 작용하는 것과 칼슘채널에 작용하는 가바펜틴 등이 있다. 그리고 마약성 진통제가 있다. 이런 약물들을 선택하면 되고 병용할 수도 있다. 연구 결과 NSAIDs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당뇨병과의 관계는 어떤가?

당뇨병에 걸리면 신경에 손상이 일어난다. 이 기전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신경이 손상되면 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 되면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당뇨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신경 손상이 일어나고 궁극적으로는 신경병증성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한 시점에서 보면 당뇨환자의 20%가 이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년 이상 당뇨를 앓으면 이 중 50%가 당뇨병성신경병증성통증으로 진행된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혈당 조절외엔 다른 권할 만한 조치는 없다. 당뇨환자의 경우 신경섬유가 죽기 때문에 통증을 겪는데, 신경성장 인자를 주입해서 이를 살리려는 연구가 있었지만 실패한 바 있다.

가바펜틴 이후 프레가발린이란 약물이 나왔다. 어떻게 보나?

가바펜틴과 비교해보면 사용하기 쉬운 약물이다. 가바펜틴은 점진적인 증량으로 긴 기간이 필요하지만 프레가발린은 이 기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효과도 빨라 첫 일주일안에 통증 완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신경병증성통증 환자들이 많은 경우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나의 임상 경험으로 보면 통증보다 수면장애가 먼저 해소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와서 느낀 점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전문가들과 신경병증성통증에 대해 많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대부분 신경이나 마취 관련 전문의들이었는데 독일 전문가들과 전혀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다. 같은 수준이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이런 전문가들이 이 증상을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고 본다.나 또한 이런 비전으로 많은 국가들을 다니며 신경병증성통증을 알리는 데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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