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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특허 바늘귀 통과

미국특허 바늘귀 통과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5.04.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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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엉덩관절용 시멘트 전처리 코팅형 스템'
"시멘트 고정술 폐기됐다" 캠벨 교과서 수정 불가피
김영용 인제대 명예교수

▲ 인공엉덩관절용 시멘트 전처리 코팅형 스템의 미국특허(US 6,692,531 B1)증.

한국인이 개발한 인공엉덩관절 수술기구가 미국특허국으로부터 특허권을 획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영용 인제대 명예교수(동작경희병원 인공관절 자문의)는 최근 일본에서 열린 '계면 바이오액티브 골시멘트'(Interface Bioactive Bone Cement, IBBC) 연구회에서 초청특강을 통해 '인공엉덩관절용 시멘트 전처리 코팅형 스템'(PROSTHTIC STEM WITH CEMENT SLEEVE)의 미국특허(US 6,692,531 B1) 획득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생체역학연구실 윤용산 박사팀과 공동개발한 이 코팅형 스템은 인공관절 스템 표면에 두꺼운 시멘트 층을 미리 코팅함으로써 뼈의 내강에 정확하게 고정할 수 있다. 아울러 미리 코팅을 하기 때문에 시멘트 접착제가 굳어지면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열을 대폭 줄임으로써 열손상을 최소화했다. 특히 스템 표면에 설치된 배출 경로를 통해 삽입시 시멘트 접착제의 잉여분을 용이하게 배출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코팅 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삼차원 유한요소 기법을 차용, 시멘트와 알루미늄 사이의 미끄러지는 양을 측정했다. 측정결과 미끄러짐의 정도가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는 결합 타입보다 적게 나왔다. 김 명예교수는 "비결합 타입의 경우 계면에서의 압축능력 증가로 전단강도가 더 강해졌다"며 "시멘트 고정술은 인공엉덩관절의 수명을 30년 이상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김 명예교수는 "인공엉덩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재수술을 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재수술은 비용이 4~5배 이상 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교수는 "시멘트 전처리 코팅의 주된 목적은 튼튼한 시멘트 외벽을 만드는데 있다"며 "이런 튼튼한 외벽을 사용하면 견마 스템에서 엷은 시멘트 외벽의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명예교수는 "스템의 세로 홈은 시멘트 반죽의 통로 역할 뿐 아니라 결체조직 돌기뼈 안의 미세공과 튼튼하게 제작된 코팅 스템 사이에서 이행체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스템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한 전처리 코팅형 스템이 미국특허를 획득함에 따라 그 동안 <캠벨> 교과서에 의해 폐기되다 시피한 대퇴 스템의 시멘트 고정술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 명예교수는 "이번 미국특허미국특허국이 시멘트 전처리 코팅형 스템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공인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골시멘트 전처리 스템은 문제가 많아 폐기했다'고 기술한 <캠벨> 교과서를 다시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명예교수가 미국특허를 획득하자 스미스 & 네퓨·짐머 등 세계적인 정형외과 의료기기 제조회사가 관심을 나타내며 상용화를 제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명예교수는 1972년 찬리형 저마찰 인공엉덩관절 전치환술을 국내에 도입, 인공엉덩관절 수술을 개척한 주인공. 1999년 윤용산 박사팀과 함께 전처리 코팅 스템을 개발해 국내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측정센서를 이용한 한국형 인공고관절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 수입에 의존해 오던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2008년 국제인공관절기술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Technology and Arthroplasty, ISTA)를 한국에 유치하는 등 임상진료는 물론 왕성한 학술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시멘트 고정술의 장점은 긴 내구성에 있다. 국내에서 많이 시술되는 비시멘트 고정술의 경우 인공관절의 수명이 15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시멘트 고정술은 두 배 이상인 30년 가량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술자의 숙련도와 술기의 차이에 따라 수술 결과와 부작용이 현저히 차이가 남에 따라 보편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국내에서 엉덩관절스템의 시멘트 사용기법의 명맥은 김영용 명예교수와 손원용 교수(고대 구로병원)·안재용 교수(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성열보 교수(인제대 상계백병원)·고한석 교수(인제대 서울백병원) 등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전수돼 왔으나 지난 2003년 정형외과학의 바이블인 <캠벨>이 골시멘트 전처리 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점차 위축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히로노부 오니시 교수를 중심으로 골전도작용이 있고, 영구적으로 흡수되지 않는 수산화인회석(HA)을 뼈와 스템 사이에 도포시키는 방법을 고안, 시멘트 고정술의 수명을 30~40년까지 늘려놨다. 오니시 교수는 이 술기를 일본학계에서 인정받아 올해 일본생체역학회 학회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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