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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창립]의협 94주년/제주도의사회

[2002창립]의협 94주년/제주도의사회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2.11.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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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권투쟁 때 회원 응집 매개역

제주도의사회

 

 

광복직후 조선의사협회 창립을 계기로 의사와 치과의사, 의생 20여명은 1947년 6월 1일 제주도청에서 제주도의사회를 공식 발족시켰다. 당시 의사회 설립목표는 “도내 의사들의 총역량을 집결하고 의술향상과 의료보국에 매진함”이었고 이날 오창흔(1912∼1966년)씨가 초대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 31일 열린 조선의사협회 임시총회에서 중앙회 산하조직으로 제주도의사회가 인준 받으므로 명실상부한 의사회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로 인해 2년여간 회무가 중지되고 1961년에는 급기야 5·16으로 인해 강제 해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같은 해 9월에 가서야 대한의학협회 전국대의원총회에서 제정된 의협정관에 따른 사단법인 대한의학협회 제주도지부를 재발족했다.

제주도의사회는 창립 후 1992년까지 회원 전원이 총회에 참석하는 `회원총회제'를 운영해 온 전통을 가지고 있다. 회원수가 초기 20여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자연스런 일이기도 했으나 회원 수가 급격히 늘어난 90년대 초반까지도 회원 한명 한명의 의견이 총회에서 개진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회무가 운영되는 전통이 됐다. 1992년부터는 타 시도의사회와의 균형을 고려, 대의원총회제를 채택했다.

현재 제주도 의료기관과 회원 수는 반세기를 지나면서 각각 61배, 22배로 증가한 상태다. 1968년까지 제주도에 신고된 회원은 50여명에 불과했으나 2002년 4월 현재 491명으로 개원회원이 278명, 봉직의가 176명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의료기관 역시 1946년 3개에 불과하던 의원이 현재 246개로 82배가 늘어났으며 보건진료소를 포함한 보건기관이 1946년 1개 기관이던 것이 현재 53개로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의사 1인당 인구대비가 1946년 1만3,320명에서 2002년 1,143명으로 10배 이상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의사회의 의권쟁취 투쟁은 1999년 전국 3만여 의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올바른 의약분업 쟁취를 위한 범의료계 결의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순택 제주도의사회 상임부회장은 제주도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돼 투쟁성금을 모금하고 도의사회의 투쟁력 응집을 위한 활동을 폈다.

이듬해 2월에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잘못된 의약분업 바로잡기 전국의사대회'에서는 제주도의사회 회원 전원이 의사면허증을 일괄 반납하고 이유근 당시 회장과 여의사로는 유일하게 윤민경 회원이 삭발을 단행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000년 7월 1일 의약분업 전면실시를 앞두고 전국의사들의 투표결의에 따라 제주도의사회는 유수암유스호스텔에서 연수회를 갖는 한편 김순택 회장과 임원 10여명이 잘못된 의약분업 강행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단행했다. 당시 1주일간 전국적으로 파업이 계속됐고 김 제주도의사회장과 송동훈 의쟁투 위원장은 검찰에 입건되고 도의사회 사무국이 압수수색을 받는 등의 탄압을 받았다.

2001년 6월 전국적 의사회원들의 대정부투쟁이 잠시 답보상태에 빠졌으나 이런 와중에도 제주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반회모임을 갖고 7월 24일 비상회원 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7월 24일 제주도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비상총회에서 옥인돈 회원을 중앙비대위위원으로 임명하고 중앙파견대의원으로 홍만기, 임휴종, 고순희 회원을 선출했다.

같은 해 12월 의료법 개악이란 상황 아래서 단식에 돌입한 신상진 의협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법 개악에 즈음한 성명서'를 채택하고 2002년 4월 9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의협의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제주도의사회는 각종 투쟁성금을 비롯한 의협발전성금 모금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새 비전 제시 회원 재결집 계기 삼아야"

김순택 회장

“제주도의사회가 참석해야 진정한 의미의 전국집회가 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제주도의사회 회원들은 의권투쟁에 적극 참여해 왔습니다. 최근 들어 정부의 의사탄압 정책과 연이은 투쟁으로 회원들이 다소 지쳐 있지만 의협이 리더쉽을 발휘해 의권투쟁에 대한 희망찬 비전을 제시한다면 회원들은 다시 한번 단결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의권쟁취 투쟁이 한창이던 2000년 회장에 취임한 김순택 제주도의사회장에게 최근 몇년은 인생에서 가장 급박했던 시기 중 하나로 기억된다.
52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중인 제주도의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김 회장은 제주도의사회의 특징을 본토와는 확연히 다른 제주도 기후만큼이나 독특하다고 지적한다.

“제주도의사회는 설립 초기부터 회장 직선제를 실시했습니다. 물론 당시 20여명의 회원이 전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이런 설립 당시의 취지는 500여명으로 회원이 불어 난 지금도 그 전통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제주도의사회의 이런 전통은 회장과 일반회원들과의 벽을 허물고 회원들의 의사가 곧바로 집행부에 전달될 수 있는 민주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구회의와 반모임 등도 활성화되어 있지만 회원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들을 기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의견과 집행부의 의견들이 중간과정 없이 직접 전달되는 구조인 만큼 회무 운영의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 잇따른 정부의 의사에 대한 강경정책과 지난했던 투쟁과정으로 김 회장은 회원들이 지친 것 같아 안타깝다. “어려운 시기입니다. 회원들은 회원들 나름대로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고 리더는 잠자는 회원들을 일깨우고 선도하기 위한 뼈를 깍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도의사회장으로서 또 의협의 일반회원으로서 김 회장이 최근 가장 고민하고 있는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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