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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섹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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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4.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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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윤동주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가. 우리는 윤동주라는 인물의 고뇌를 통해 그 시대와 그 사회를 읽는다. 부산 중앙병원 원장이자 산부인과 의사면서 시작에 전념해온 저자는, 시에서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방기되는 소수자의 삶이나 온전치 않은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허함과 부재, 환멸과 절망은 그에게 꽂히기 일쑤다. 주인공은 스스로를 벌하면서 자신을 넘어서 사회를 폐기해야 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귀를 잘라 예술로 보여준 고흐처럼 그도 '귀를 자르고', '섹스를 거부하며' '펄펄 끓는 피 그대로 마감하고 싶다'고 되뇌이는 것이다.

결국 절망속에서 '몸을 던져서라도 핏빛 황혼의 터널 속으로 가는 열차를 세워야 한다'고 결연히 의지를 다진다. 그는 이처럼 극단을 생각하면서 불감증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고, 한편으론 우리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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