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사설 산부인과의 몰락

사설 산부인과의 몰락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09.14 00: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장(회장)의 자결 선언이 의료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산개협 회장은 최근 외과계 수가 인상에서 산부인과가 제외되고 아울러 회원들의 반발에 직면해, "현재의 기세로는 어떠한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지 예측이 불가능한 형편이다.산부인과의 어려움을 해소해 준다고 그동안 무마해 오던 회장과 집행부로서는 이제는 자결이라도 하여 그동안의 노력을 입증해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피력해 파문을 던졌다.

산부인과의 몰락은 낮은 수가에 최근 급속히 진행된 출산율의 감소가 직격탄이다.82년 85만9천명이던 출산아가 2002년에 49만5천명으로 기록적으로 감소했다.분만환자의 감소는 분만의 감소 뿐 아니라 분만에 따른 모든 환자의 감소로 이어져 개원가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으니 하루 20명 이하를 진료하는 산부인과가 태반이고, 월 순수익 3백만원 미만이 30%에 이른다고 한다.오죽하면 의료업 자체를 포기하고 싶다는 산부인과의사가 10명중 1명이나 되고, 타 진료과로 변경할 예정이라는 의사도 10%나 되겠는가.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산부인과나 소아과가 본연의 진료 업무로는 버티기 힘들어 비만·미용·노화방지 등의 분야를 새롭게 배우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의료계의 그늘이 깊어지는 이때 직장건강보험은 올해 8천5백원 가량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흑자의 원인은 여러가지일 것이나 이 가운데 공급자의 허리띠를 조인 것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저출산이라는 급격한 사회변화가 산부인과의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간 측면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분만료 등에 대한 저수가를 짚어봐야 한다.또 저수가는 산부인과만이 아닌 다른 모든 과의 공통된 문제이다.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심평원의 한 고위 간부는 "요양기관의 70%는 어렵다"고 인정했다.사정이 이러니 오죽하면 산개협 회장이 자결이라는 극단적 용어까지 써가며 정부당국이 현실을 직시하기를 촉구하겠는가.건강보험 수가 전반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