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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심혈관질환 감시체계 필요성과 구축방향

[특별기획]심혈관질환 감시체계 필요성과 구축방향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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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제대로 알자(4)


시간이 없다…감시체계·정책 지원 시급


심혈관질환의 중요성

심혈관질환은 발생규모가 크고, 치명률이 높으며, 생존한 경우에도 다양한 후유증을 남겨, 사회적으로도 치료와 재활에 막대한 자원이 소모되는 중요한 질환이다. 심혈관질환은 우리나라의 주요 만성질환으로 다음의 두가지 측면에서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첫번째 측면은 심혈관질환은 질병부담이 매우 큰 질환이라는 점이다. 심혈관질환은 악성종양과 더불어 우리나라 2대 주요 사망원인으로, 2002년 한해동안 약5만 5천여명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여 전체 사망의 22.4%를 차지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주요 질병에 대한 장애보정생존년수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질환이 위암 등 5대 악성종양보다 질병부담규모가 2.7배나 큰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심혈관질환의 질병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추세이다. 두 번째 측면은 심혈관질환은 예방 가능하다는 점이다. 악성 종양과는 달리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발병 및 질병진행경과를 상당 부분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심혈관질환은 위험인자가 잘 밝혀져 있어, 금연, 체중조절 등 생활습관 교정, 혈압?혈당?혈중지질 조절 등 적극적인 관리를 통하여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혈관질환 감시의 필요성

감시(Surveillance)란 공공보건정책을 기획·실행·평가하기 위해 기본적인 자료들을 지속적인 자료들을?수집하고 분석하며,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시에 배포하는 것과 최종적으로 수집·분석한?자료를 질병의 예방과 관리에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혈관질환 관리를 위해서는 심혈관질환의 발생 규모 및 분포, 중증도, 고위험군, 치료현황 등 예방 및 관리에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를 산출하는 것은 관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심혈관질환 감시체계란 심혈관질환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하여, 이를 보건의료정책의 기획, 수행, 평가에 반영하고, 이러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외국의 심혈관질환 감시체계

세계보건기구는 심혈관질환 감시를 위해 WHO MONICA(MONItor trends in CArdiovascular disease) 감시체계를 운영하였다. MONIICA 감시체계는 26개국의 39개 협력센터가 참가하고 있으며, 여러 국가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의 사망률과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의 이환율 추세를 측정하고, 관련 질환의 위험요인, 생활 습관, 의료자원, 사회경제적 특성 등을 분석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행정적인 통계자료, 질병등록자료, 인구대상 조사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발생률, 치사?치명율, 보건의료이용도, 인구집단의 위험요인 등에 대한 지표를 산출하고 있다.

미국은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하여 Healthy People 2010에서 심혈관질환을 중점영역으로 선정하여 심장질환, 뇌졸중, 고혈압에 대해 각각 세부추진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질병감시체계를 통하여 심혈관질환 보건지표를 산출하고 있다. 미국 Healthy People 2010에서 제시하고 있는 심혈관질환의 지표와 자료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심장질환에 대해서는 ①사망률(NVSS), ②심장마비의 증상?증후 및 응급전화 중요성 인지율(NHIS), ③심장마비시 1시간이내 혈전용해술을 받은 비율(MI등록체계 개발중), ④응급전화 및 심폐소생술 실시율(NHIS), ⑤심정지환자발생시 6분이내에 전기충격치료 시술율(개발중), ⑥울혈성심부전 입원율(NHDS)에 대한 지표를 산출하고 있다. 뇌졸중에 대해서는 ①사망률(NVSS), ②뇌졸중 증상·증후 인지율(NHIS), 고혈압에 대해서는 ①고혈압 유병율(NHANES), ②고혈압환자 혈압조절율(NHANES), ③고혈압환자 혈압조절활동 실천율(NHIS, BRFSS), ④혈압측정율(NHIS), ⑤성인 콜레스테롤 평균(NHANES), ⑥고콜레스테롤 비율(NHANES), ⑦콜레스테롤 측정율(NHIS, BRFSS), ⑧관상동맥질환자 중 LDL콜레스테롤 수치 정상율(개발중)에 대한 지표를 산출하고 있다. 세부목표와 지표를 살펴보면,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질병발생시 적정한 응급치료서비스의 제공과 주요위험인자인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의 조기진단 및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들어 미국은 관상동맥질환 사망이 지난 30년동안 5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주요 사망원인이며 젊은 남성에서는 사망률 감소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당국은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중증도에 대한 정보없이는 이러한 사망률의 감소가 치료기술 발달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의한 것인지, 위험요인 감소 등 예방정책의 효과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중증도에 대한 자료산출을 위해 심혈관질환 등록감시체계를 추진중에 있다.

우리나라 심혈관질환 감시체계 현황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심혈관질환에 관한 주요 지표는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사망원인통계를 통하여 산출되고 있다. 심혈관질환의 이환 및 위험요인에 대한 정보는 주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하여 산출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3년 단위로 시행되는 전국 규모의 조사로, 건강조사와 영양조사가 통합된 이후 1998년, 2001년에 통합조사가 이루어졌으며, 2004년에 조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약 1만 3천가구(4만여명)를 대상으로 가구방문 면접조사를 통하여 급·만성질환 이환여부, 의료이용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그중 1/3(약 1만명)을 선정하여 보건의식행태조사(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건강검진조사(비만도, 혈압, 혈당, 혈중지질 등 검진), 영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심혈관질환과 관련하여 산출되는 지표는 뇌졸중, 허혈성심장질환의 유병률(면접조사에 의해 파악되는 의사진단 유병율),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 유병율(검진조사에 의한 유병율), 심혈관질환의 외래?입원 등 보건의료이용 현황, 질병관리현황(고혈압, 당뇨의 진단율, 치료율, 조절율 등), 건강위험행태(흡연, 신체활동, 영양/식이 등) 현황 등에 관한 정보가 산출되고 있다.

그밖에 심혈관질환 발생율을 추정하기 위해 표본병원 등록감시체계가 연구개발 및 시범운영을 한 사례가 있다. 전국 병원을 지역, 병원형태, 병상규모 등을 고려하여 층화임의추출을 통하여 표본병원 152개(종합병원 60개, 병원 56개, 한방병원 36개)를 선정하여, 표본병원은 의무기록사가 감시대상 환자목록을 작성하여 보고하면, 지역센터의 전문조사요원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 입력하고, 중앙센터가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분석하는 체계로 운영되었다. 시범운영을 통하여 심혈관질환의 발생률, 퇴원률, 재원기간, 뇌졸중진단시 영상진단 검사비중 등의 정보가 산출되었으나 지속적인 국가 감시체계로 정착되지는 못하였다. 기타 심혈관질환 관련 감시자료원으로는 대한뇌졸중학회가 운영중인 Korean Stroke Registry와 대한당뇨병학회가 수행한 당뇨등록사업을 들 수 있다. Korean Stroke Registry는 1992년부터 한림대를 중심으로 뇌졸중 환자 등록사업이 추진되다가 2002년 이후 대한뇌졸중학회가 주관이 되어 23개 의과대학, 33개 대형병원으로 확대되어 뇌졸중 입원환자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Korean Stroke Registry는 연구를 위해 구축된 신경과 입원환자 데이터베이스로 국가 단위의 대표성 있는 통계생산은 안되지만, 뇌졸중 환자의 특성, 응급치료의 적정성 등에 대한 정보를 산출하여 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그밖에 건강보험 자료를 통하여 심혈관질환의 의료이용에 대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심혈관질환 감시체계 구축계획

심혈관질환은 흡연, 신체활동 부족,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건강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며, 한번 발생된 후 장애가 발생하며, 재발 또는 사망하는 질환으로 각 단계별로 적절한 감시지표를 선정하고, 지속적이고 비용효과적으로 지표를 산출할 수 있는 감시 자료원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혈관질환에 관한 지표는 심혈관질환의 발생수준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질병상태지표와 심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프로그램지표가 있으며, 국가적으로 심혈관질환 관리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사업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 관리 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논의와 다른 국가들의 감시지표를 참고하여 정리한 심혈관질환 감시지표는 <표 1>과 같다.

기존의 자료원으로 산출되지 않는 지표 산출을 위해서는 기존 감시체계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감시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감시체계 보완 방안으로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심혈관질환 관리에 필요한 보건지표(정기적 혈압측정율, 혈압조절활동 실천율, 교육이수율, 심혈관질환 증상 및 응급처치 중요성 인지율 등)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조사내용과 항목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연계하여 조사대상자중 지난 1년간 새로 진단된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의무기록조사를 통하여 연간 당뇨 발생률을 산출하는 당뇨 발생율 부가조사 체계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

사망통계의 경우는 원자료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하여 지역별, 성별, 연령별 사망현황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분석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기존의 감시자료원으로 심혈관질환의 발생율, 치명율, 중증도, 응급치료 적절성 평가 지표, 치료현황, 의료비 부담, 뇌졸중 세부유형(허혈성, 출혈성), 발생후 이차예방 현황, 재발율 등과 같은 지표는 산출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심혈관질환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건강보험자료를 활용하여 심혈관질환 환자에 대한 추가적인 의무기록조사를 통하여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감시체계 방안을 검토중이다.

질병 감시는 질병 관리의 시작이며 마무리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심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사업을 위해 근거 기반의 정책 수립과 객관적인 평가의 밑바탕이 되는 감시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추진력과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 만성병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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