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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기획정책실 탐방

의협 기획정책실 탐방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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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취재하러 왔는데요"
사진을 찍기 위해 멋진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소 어정쩡한 모습으로 모여들었다. "자아~, 최대한 친한 척 서로 어깨에 손도 기대고 좀 해보세요." 괜히 너스레를 떨었더니 긴장했던 표정이 조금씩 풀린다. 사진에 나온 얼굴에 생동감이 넘친다.

기획정책실은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의 의협회관 5층에 자리잡고 있다. 편집국, 즉 의협신문사와 같은 층을 쓰고 있어서 한쪽에서 피자를 시켜 먹으면 냄새가 솔솔 풍겨나온다. 평소엔 접촉이 많지만 먹을 때만큼은 모른 척(?) 하기 일쑤다.

정책사업팀 업무 중 가장 큰 사업은 의사면허수여식이다. 지난 3월 2004년도 의사국가시험 합격자 3,760명을 5개 팀으로 나눠 각각 1박 2일간의 행사를 치뤄냈다. 또 정책에 대한 회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오피니언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의협이 개설하는 '의료정책고위과정'도 맡고 있다.

'의료정책고위과정'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해 9시 30분에 끝난다. 의협에서 주최하는 각종 토론회나 심포지엄은 개원의들을 고려해 저녁이나 주말에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획정책실 직원들은 '야근'이 곧 정시근무가 됐다. 팀원 윤보미 씨의 집은 경기도 파주 금촌이어서 집에 가는 시간만 1시간 반이다보니 늦게 끝나고 집에 갈 때가 가장 힘들단다.

김태학 팀장은 협회 전반적인 업무를 가장 잘 꿰고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의약분업 당시 의쟁투 관련 사무지원을 열심히 한 덕에 그를 기억하는 회원들이 많다. 그는 업무상 어려운 점에 대해 "보건의료정책은 광범위하고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데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근무경력과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6월 의협 사무처는 팀제로 개편되면서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다. 서판숙 대리도 십수년간 일하던 정보운영팀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낯선 업무에 당황했을 법만 하건만 1년이 지난 현재 서판숙 대리는 새 업무의 전문가다. 그동안 남 몰래 흘렸을 땀과 노력이 짐작이 간다.

사회협력팀은 대외협력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안전마개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안전마개란 어린이들의 독극물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용기를 사용하자는 것.

이는 안명옥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의협 대외협력이사로 활동하던 지난해 초부터 제기해온 것이어서 곧 입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소비자단체와 함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허위·과대광고의 실태를 조사해 정부기관에 건의한 성과도 올렸다.

사회협력팀의 사업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지향위)의 활동이다. 특히 지향위 산하 모니터링분과위원회는 신문·방송 등에 보도되는 의학정보를 검토해 우수기사에 대해서는 시상하고 잘못된 기사에 대해서는 작성한 기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유승현 사회협력팀장은 "지난해 학대아동보호팀 구성이 언론매체의 큰 반응을 얻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팀 소속 직원 3명이 다 아직 미혼인데 '일이 너무 많아서 결혼을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을 건네자 한사코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 중 김은숙 씨는 열애중이라고 귀띔했다.

즉시 확인작업을 거치기 위해 김은숙 씨 자리로 가 물었다. 그랬더니 "남자친구와 만난 지 216일째에요"라며 기다렸다는 듯 대답이 튀어나왔다. 김은숙 씨는 아동학대보호팀의 진행상황과 관련한 간담회가 6월께 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정책실 유일한 총각인 김성진 씨는 2월 여의도집회와 4·15 총선에 대비해 의협에서 결성한 태스크포스팀에 연이어 발탁됐다. 그는 "당시 방을 잡아 놓고 권용진 사회참여이사·의협신문 최승원 기자와 함께 2박 3일간 함께 일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금연에 앞장서는 의사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의협에서 추진한 '의사금연선포식' 실무도 맡았다. 팀원 김구경 씨는 전국 의대생과 전공의 부모들의 현황을 파악해 의료현안 발생시 협조를 구하는 '대외협력특별위원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협에서 제일 힘세고 머리 잘 굴릴 것 같은(?) 어감을 주는 전략기획팀은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각 팀에서 만든 정책을 조정한다. 국제교류협력 관련 업무도 맡고 있다.

박윤선 전략기획팀장은 국제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에 부딪혔을 때 외국의 사례를 참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사회의 경우 국제협력을 위한 별도의 '과'가 따로 있으며, 인원도 6명(전략기획팀은 2명)이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일본의사회와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박윤선 팀장의 책상에는 일본어 교재가 꽂혀 있었다.

의협 '꽃미남'으로 통하는 팀원 최길만 씨는 얼마 전 대만 대북시의사회에서 의협을 방문했을 때 대학시절 전공한 중국어 실력을 선보여 주위를 놀래키기도 했다.

신성철 실장은 기획정책실의 향후과제에 대해 "회원들의 바람을 파악해 사전에 적절히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며 "회원들과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정책 아젠다를 설정하고 추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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