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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제약연구소탐방 기린의약컴퍼니

해외제약연구소탐방 기린의약컴퍼니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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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신약에 집중한다"
일본 제약업계 30위권의 중소 제약업체 기린의약컴퍼니. 모회사인 기린맥주의 핵심기술을 이용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작지만 강하다'란 말로 요약되는 제약회사다.

실제로 기린의약컴퍼니의 작년 매출액은 그룹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8%로 주류-음료에 이어 공헌도 3위를 자랑하고 있다. 소규모 인력으로 전문분야를 집중 육성, 한 분야의 1위 회사가 되겠다는 야무진 비전을 22년간 충실히 실행해온 결과다.

매출액의 50%를 R&D에 투자하며 고속 성장하고 있는 기린의약컴퍼니. 그 전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약탐색연구소'를 찾았다.

"남들이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도쿄시내에서 100km정도 떨어진 군마현 다카사키에 위치한 '의약탐색연구소'. 이곳에 근무중인 연구원은 모두 104명으로, 이들은 회사의 집중 지원을 받으며 세포재생 분야, 항체의약, 유전자치료 등 바이오의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회사가 주로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모기업인 기린맥주의 우수한 발효기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82년 의약산업에 뛰어든 이후 1990년 탐색연구소를 설립하고 매출의 50%인 2,7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이 회사는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1990년과 1991년 세계적 유명제품인 에스포와 그란(한국제품명 : 그라신)을 개발, 시판하는데 성공하며 1990년 당시 6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을 14년간 9배 이상 성장시켰다.

코우메가와 주니치 의약탐색연구소장은 "의약분야는 리스크가 큰 산업이다. 신약개발에 최소 10년, 1,700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고 말하며 "기린맥주는 초대형 기업이지만 의약컴퍼니는 벤처회사라는 자세로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기린의약컴퍼니가 주력 사업을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게된 계기는 모회사의 발효기술이 주효했지만, 1980년 당시 일본에서 이 분야는 대제약회사나 벤처회사 모두에게 같은 스타트라인(start line)을 의미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신기술로서의 희소가치가 떨어지자, 이대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자신만의 분야 개척에 주력하게 된다. 탐색연구소를 1990년에 설립하고 기린의약컴퍼니는 세포재생의료와 항체의약, 유전자치료 분야에만 전념하고 있다.

탐색연구소를 발판으로 미국의 유명 생명공학사인 암젠과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에스포·그라신·로칼트롤·포스블록 등 제품을 발매하고 중국·한국·대만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특히 암젠사는 창업초기시절 자금이 어려웠을 때 기린사의 라이센싱 도움을 받아 성공의 길을 걸었을 만큼 기린사와는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엔 획기적인 신성 빈혈 치료제로 불리우는 EPO제제 '아라네스프'를 암젠-기린 두 회사가 공동개발, 아시아권에서는 기린사가 독점판매권을 보유함으로써 회사 내부에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아라네스프'는 2001년 발매되어 연간 15억 달러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유럽시장점유율 50%를 보이고 있는 제품으로 기존 신성빈혈치료제인 EPO제제들과는 달리 반감기가 3배 긴 장기 지속형 제제로 환자에 따라 주 1회나 2주 1회로 투여횟수를 줄일 수 있어 환자와 의료기관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제품이다.

연간 매출액 17조원이라는 거대 기업 '기린맥주'의 후광속에서 착실히 내실을 다지며 효자 회사로 성장한 기린의약컴퍼니. 고메가와 소장은 짧은 기간에 이뤄낸 큰 성공에 대해 "작은 기업일수록, 후발주자일수록 자신만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기업을 따라 잡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들이 하지 않는, 가지 않는 길을 우리만의 의지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기린의약컴퍼니 아사노 카츠히코 사장 인터뷰

기린의약컴퍼니의 21세기 비전을 요약한다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의료의 수요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신장·암·면역-알러지 등 특정 영역에서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21세기 최첨단 의료에 공헌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기존 제품들의 2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2010년 9,000억원대의 매출과 2,400억원의 경상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있어서 마케팅 전략은?
한국은 의료보험제도가 엄격하다는 면에서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신약 출시를 위한 마케팅 전략 역시 일본과 동일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문제는 '얼마나 빨리 신약 도입이 가능한가'일 것입니다. 한국의 제일기린약품과 기린의약컴퍼니가 서로 밀접하게 협력하여 발전적인 방향으로 계획을 추진해 나간 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라네스프의 한국내 매출 예상액은?
미국과 유럽에선 2001년 발매했으며, 미국의 경우 암젠이 독점적으로 공급중입니다. 유럽시장에선 50%이상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최근 존슨앤존슨의 EPO가 항체가 생성된다는 문제점 보고후 아라네스프 매출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한국시장에서 발매되면 50% 이상 시장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 시장에서의 계획은 어떤가?
현재는 제일기린약품을 통한 판매에 중시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공동임상시험 등 협력 가능한 분야를 다각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영업담당자(MR)의 상호교류를 통한 정보공유 채널도 추진중입니다. 이를 통해 제일기린약품을 기린 그룹에 독자적인 멤버로 발전시켜 끌어들인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의료보험제도 뿐아니라 여러 면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서로 공동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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