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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주요 감염증 항생제 치료지침 나왔다(1)

[집중취재]주요 감염증 항생제 치료지침 나왔다(1)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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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화학요법학회 연구용역 결과 발표
지침만으론 모든 임상 상황 결정 못내려
기준 일방 적용보다 의료계와 논의해야


호흡기 감염증, 요로감염증, 수술시 예방적 항생제 사용 등 주요 감염질환별 항생제 적정 치료지침이 만들어져 앞으로 항생제 사용의 합리성 향상 및 진료의 적정화 도모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종 감염증의 향생제 치료 관련 정보를 자료화 해 감염증의 원인균 분포 및 원인균의 항생제 내성율, 경시적 변화 양상에 대한 정보 구축으로 추후 정기적인 항생제 치료지침의 개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3년 9월까지 '감염 질환별 항생제 적정사용 지침'마련을 위한 연구를 대한화학요법학회에 용역을 준 결과 국내 감염증의 항생제 치료지침 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연구용역을 맡은 화학요법학회는 주요 감염질환에 대한 항생제 사용에 있어서 지침만으로는 다양한 환자에게 있을 수 있는 모든 임상 상황의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개개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의 결정은 담당의사가 내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혀 치료지침을 심사기준(심사지침) 등에 무조건 적용시키기 보다는 의료계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생제 내성 문제 세계적 해결 과제 
전세계적으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내성의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항생제 오·남용문제는 항생제 내성을 더욱 빨리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내성균 감염으로 인해 환자의 합병증 및 사망률의 증가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물론 내성균에 의한 감염 치료를 위해 더욱 강력한 항생제가 사용되고 있어 WHO, 미국 CDC,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의약분업 시행을 통해 항생제 오·남용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에서 의사들이 환자의 치료 시 사용하는 항생제에 대한 사용지침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할 지침 정립 필요 
대한화학요법학회는 이처럼 국내에서 발생되고 있는 각종 감염질환의 특성, 원인균의 분포, 원인균에 항생제 내성 양상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신체유전적 특성에 따른 효과적인 항생제의 선택, 항생제의 적정 치료용량, 용법, 치료기간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항생제 처방의 적응증, 처방된 항생제의 치료효과 평가 및 추적 관찰, 항생제 병용요법의 적응증, 항생제 처방 변경의 적응증 등 실제 임상에서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의 정립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화학요법학회가 진행한 연구는 항생제 치료기준의 기본 지침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으며, 이는 국민의 감염질환에 의한 이병률 및 사망률 감소, 치료비용 절감으로 국민의 경제적 편익 제공은 물론 국가적으로는 건강보험재정의 절감 및 건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화학요법학회는 이번 연구에서 ▲상부 호흡기 감염증(급성 비부비동염, 급성 인두염, 급성 후두염, 만성 기관지염의 급성 악화)의 항생제 치료지침 ▲하부 호흡기 감염증(폐렴) ▲요로 감염증의 항생제 치료지침 ▲외과수술전 예방적 항생제 사용 지침 ▲호중구 감소성 발열 환자에서의 항생제 치료지침을 제정했다. 1부에서는 상부 급성 호흡기 감염증의 행생제 치료지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급성 비부비동염 치료지침>

-원인균 검사 어려워 항생제 경험적
화학요법학회에 따르면 급성 비부비동염은 비점막과 부비동 점막을 침범한 발병 1개월 이내의 염증을 의미하며, 대부분이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에 의해 병발되는 질환이다. 급성 비부비동염 중 세균에 의한 감염은 0.5~2%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급성 비부비동염 환자에게 항생제 투여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주로 외국에서 실시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는 항생제 투여는 급성 부비동염의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는 않다.
경미한 증상을 가진 환자는 항생제 투여 없이 대증치료를 하면서 관찰하는 것이 적절하며 중증의 환자에서는 항생제 투여하는 것이 비용-효과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급성 비부비동염의 항생제 선택은 원인균을 밝히는 검사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흔한 원인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및 그 효과를 고려해 경험적으로 이루어진다. 

-환자 치료방법 담당의사가 내려야 이상적
화학요법학회는 급성 비부비동염 치료지침은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외래에서 경증 또는 중증도 증상의 성인에서 발생한 급성 비부비동염 환자를 진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의 연구 결과가 미미해 주로 외국의 자료를 참고했기 때문에 국내의 실정이 정확히 반영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지침은 급성 비부비동염을 진료하는데 참고하는 일반적인 권장사항에 불과하므로 개개 환자에 대한 치료 방법의 결정은 담당의사가 내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급성 인두염 치료지침>

-A군 베타용혈성연쇄구균 감염증 환자에게만 제한적 사용 
급성 인두염은 일차 진료의들이 접하게 되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이다.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성인환자에서 생기는 급성 인두염의 대다수는 저절로 호전되며 진통소염제와 해열제, 그리고 입안세척(gargling)의 사용이 보존적 치료로 권장된다.
A군 베타용혈성연쇄구균에 의한 급성 인두염의 경우에 있어서는 항생제 치료가 급성 류마티스열, 연쇄구균 감염 후 사구체신염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고, 급성 인두염 증상의 시작 48시간에서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증상의 기간을 1~2일 정도 줄일 수 있다.
즉, 급성 인두염에서 항생제 사용은 A군 베타용혈성연쇄구균 감염증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화학요법학회의 입장이다.
화학요법학회에 따르면 기저질환이 없는 성인에서의 급성 인두염은 대개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다.합병증이 없고, 디프테리아나 임질, 후천성 면역결핍증이 의심되지 않는 경우에 항생제 사용은 A군 베타용혈성연쇄구균 감염에 의한 경우에만 이득이 있다.
화학요법학회는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A군 베타용혈성연쇄구균의 보균율은 10% 이내로 추정했다.

<급성 후두염 치료지침>
 
급성 후두염은 일차 진료의들이 접하게 되는 흔한 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생길 수 있다.애성(hoarseness)을 특징으로 하며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일부에서 박테이라성으로 급성 후두염이 올 수 있지만 진단 목적으로 배양검사가 권장되지는 않는다.
급성 후두염의 대부분은 저절로 좋아지며 세균성이라고 하더라도 항생제의 사용이 질병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증명되어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항생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목소리를 적게 내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주는 등의 대증적인 치료가 권장된다.
감별진단으로 중요한 것은 급성 후두개염과 심경부 감염인데 갑작스러운 기도폐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 경우는 즉각적인 기도확보와 함께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급성 기관지염 급성 악화 치료지침>
 
만성 기관지염(acute exacerbation of chronic bronchitis)은 객담을 동반한 기침이 1년에 3개월 이상, 적어도 2년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구의 노령화와 흡연 및 대기오염의 증가로 이환율과 사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만성 기관지염의 급성악화에 있어 세균 감염 및 항생제 치료의 역할에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으나, 흔히 동정되는 균주로는 Haemophilus influenzae, Haemophilus parainfluenzae, Moraxella catarrhalis, Streptococcus pneumoniae가 있으며, 최근 흔히 사용되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치료 시 위험인자와 환자의 임상증상의 경증에 따라 환자군을 층화해 각 단계별로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며, 치료효과 판정은 급성악화의 임상증상 호전 또는 세균학적 제거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급성악화 사이의 기간 연장, 삶의 질적인 문제, 사망률까지도 고려해 두어야 한다.
화학요법학회는 AECB는 외래방문, 입원 등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 및 소실을 야기하므로, 항생제 사용에 대한 비용만을 고려해서는 안되며 항생제 치료로 입원 기간이 단축되고 급성악화 사이의 기간이 길어진다면 오히려 비용·효과면에서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저절로 낫는 경우 흔해 
화학요법학회는 급성 상부 호흡기 감염증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저절로 낫는 경우가 흔한 것을 알 수 있으므로 발병 초기부터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권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일차 의료기관에서 가장 흔히 보는 질환 가운데 하나인 상부 호흡기 감염증 환자에게 항생제를 적절히 투여함으로써 의료비용을 절감하고 항생제 내성의 출현을 늦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환기자 leejh91@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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