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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13:15 (토)
'의사 1만명 부족' 근거 연구보고서 검토했더니…

'의사 1만명 부족' 근거 연구보고서 검토했더니…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3.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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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림원 "세 연구 모두 연구범위 한정…일정 점 지나 의사과잉 예측"
의료제도·수가, 소비행태, 의사 활동분야·분포, 의료기술 발달 등 반영 안돼
다양한 요소 고려·과학적 근거 기반·주기적 평가·인력 유연성 확보 등 '필수'

의대정원 증원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주기적인 평가를 거치며, 필요하면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는 유연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같은 정책을 정부-국민-의료계가 참여하는 거버넌스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2일 정부가 '의사 1만명 부족' 근거로 제한 세 연구보고서에 대한 검토 의견을 공개했다. 

세 연구보고서는 <미래사회 준비를 위한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서울대학교, 홍윤철 교수, 2020년),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및 중장기 수급 추계 연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교수, 2020년),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교육·의료부문 파급효과 전망>(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권정현 박사(KDI), 2023년) 등이다. 

의학한림원은 지난 2월 23일부터 한 달간 전문가 검토와 토론을 통해 이번 검토 의견을 마련했다.

먼저 연구범위의 한계를 짚었다. 

세 연구보고서는 모두 전체 인구와 의사의 연령구조 변화에 따른 의료수요의 증가, 의사 업무능력의 변화 등을 감안해 연구 당(2018-2020년)의 상황을 유지한다는 전제로 이뤄졌으며, 의료제도와 의료수가, 국민의 의료소비행태 변화, 의사들의 활동분야와 지역별 분포, 인공지능을 포함한 의료기술의 발달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의학한림원은 "의사인력에 관한 장기계획을 수립할 때 이 연구보고서들의 내용을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정책을 결정하려면 더 많은 중요 요인들을 반영한 정교한 추계치의 산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 연구보고서 모두 의사인력 부족은 일적 현상이며, 일정 점 경과후 의사과잉을 예측했다고 분명히 했다.

의학한림원은 "세 연구보고서들은 공히 의사인력 부족은 일적 현상으로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베이비붐 세대 이후 고령층 진입 인구의 규모도 차츰 줄어들고 전체 인구도 줄게 돼 의대정원 확대의 정도에 따라 그 기는 다르지만 향후 의사인력 과잉현상이 나타남을 예측했다"면서 "의사의 과잉배출로 인한 과도한 의료비 상승을 피하려면 의사 수를 축소하는 결정을 내릴 때가 다가올 것임을 사했다"고 밝혔다.

세 연구보고서는 각각 제한된 전제 아래 제한된 자료를 이용해 목적에 맞게 수행된 연구결과라는 판단이다. 

정부가 이 연구보고서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지적이다. 

의학한림원은 "이런 추계를 이용해 대체적 흐름이 아닌 정확한 수치를 적용하는 데에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그 절대 수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의사인력 추계에는 전체 인구와 의사의 연령구조뿐 아니라 여러 중요한 요인들이 큰 영향을 미침에도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자료의 절대 수치를 그대로 인용했다"면서 "인구의 연령구조 변화 외의 여러 요인들에 대한 의료개혁을 추진한다면 의사인력 수요 역 지속적으로 크게 변화하므로 변화의 속도에 따라 의사인력 추계도 주기적으로 반복해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나 이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요인들이 의대정원 정책보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훨씬 빠르고 큰 영향을 미치므로 먼저 이 변화들을 추진하고 그 후 의사인력 수요 변화의 추이를 감안해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를 주기적으로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의학한림원은 "의대정원 증원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 의대정원을 감축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사전대비 없이 의대정원을 대폭 늘림으로써 향후 의대정원 감축 때 나타날 사회적 갈등 여지를 예방하지 않았다"면서 "근거의 편향된 선택, 의료계와의 형식적 소통, 졸속 교육현장 조사, 교육현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뿐 아니라 근거의 해석 과정에도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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