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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2000명'보다 더? 현장 "망연자실"

의대정원 '2000명'보다 더? 현장 "망연자실"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3.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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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다수 '그대로' 낸다…지난 수요조사 2배에서 이번엔 3배 내는 의대까지?
학장·교수들 "교육 당사자 학생·교수 의견 묵살된 채 끝나…반발했지만 허사"
4일 마감 당일, 근거 자료 준비 완료했는데 의대정원 '협상'하는 '아이러니'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의학교육 당사자인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각 대학 본부를 향해 한목소리를 냈지만, 의대정원 수요조사는 2000명 그 이상으로 마감될 전망이다. 

오히려 지난 수요조사보다 더 많은 수를 부르는 대학들에 의학교육 현장의 교수들은 허탈감에 젖은 모습이다. 

의과대학 학장들은 지난 27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총회에 모여 '의대정원 증원은 350명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각 대학 본부에 전달했다. 각 대학에는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의대생들로부터 항의와 호소가 빗발쳤다. 

그러나 대다수 의대는 지난해 제출했던 정원 수요와 동일한 수치를 제출하거나, 그 이상으로 많은 수치를 제출할 예정이다.

일례로 A 의대는 지난 수요조사에서 2배 증원을 요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3배 가까이 늘어났다. 

A 의대 학장은 "지난해 조사에서도 대학 총장이 의대에서 제출한 숫자보다 더 많은 수를 요했다"며 "마감일인 오늘도 교수들이 총장과 만나 강하게 반발했지만 크게 소용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총장 선에서 최종적으로 몇 명으로 제출할지도 알 도리가 없다. 현장 교수들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B 의대 교수는 "지금은 임기가 종료됐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학장이었는데 우리 의대에서 몇 명으로 제출할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주의대 교수회는 현 정원 40명에서 4배에 육박하는 150명으로 증원할 거란 소식이 전해지자 긴급 설문조사 및 성명서, 총장·의료원장 면담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아주의대 교수들 역시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몇 명으로 제출할지는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의대 교수 설문에서 20명 이상의 증원이 가능하다 답한 교수는 12%뿐이었다. 되려 '0명'이라 답한 교수들이 15.5%로 더 많았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의대정원 수요조사가 대학 본부가 아니라, 교육 현실을 아는 개별 의대를 통해 이뤄졌다면 2000명이란 숫자는 절대 나올 수 없었다"며 "이 정도 규모의 증원은 재앙이다. 증원된 학생들의 수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도 안 간다"고 개탄했다.

다수 의대는 제출 근거자료를 준비해 둔 상태로 마감일인 4일까지 최종규모를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수요조사를 통한 정원 결정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B 의대는 "우리 학교 정원과 관련해 신임 학장과 총장이 마감일인 오늘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학장이라 해도 수요조사 제출과 관련해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서류 준비는 모두 마쳤지만 최종 증원 규모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구체적 증원 규모의 막판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 저녁 늦게까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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