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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거짓말" "총선용 카드" 의협 비대위 강렬한 데뷔전

"정부 거짓말" "총선용 카드" 의협 비대위 강렬한 데뷔전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2.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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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공식 기자회견, 박명하·박인숙·주수호 차기 회장 후보들 함께 뛴다
김택우 비대위원장 "역경과 시련 굴하지 않고 의료계 모두 합심해 대응"
비대위원 구성 작업 막바지...17일 첫 회의 열어 투쟁 로드맵 등 결정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투쟁체로서 첫 공식행보에 나섰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정부는 28차례에 걸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협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안에서 의대증원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왜 협의체에서 논의했다고 거짓말을 하는가. 정부가 양심이 있다면 의대정원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협의했다, 합의했다는 말은 해서는 안된다(김택우 비대위원장)."

"지금이 전시상황도 아닌데 갑자기 정원을 2배 가까이 올리는 파격조치가 왜 필요한가. 이번 의대증원은 정치적인 결정일 뿐이다. 국민 밉상인 의사들을 잡고 총선 전 표를 얻으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박인숙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

대한의사협회가 전열을 정비하고,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투쟁체로서 첫 공식행보에 나섰다. 정부를 향해 품었던 작심발언과 함께다.

앞서 선임된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차기 의협회장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비대위 분과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투쟁 단일대오를 다졌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발언하는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의협 의대정원 저지 비대위는 14일 의협 회관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날 회견에는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 차기 의협회장 후보들이 각 분과위원장으로 함께 배석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합류 요청에 예비 후보자들이 화답하면서 이뤄진 일이다.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은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 주수호 미래의포럼 대표는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 함께 활동하기로 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낮다는 이유로 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의사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같은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은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접근성이 좋은 나라로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의사가 부족하면 접근성이 떨어져야 하는데 최상위에 위치하는데도 의사 부족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현재 40개 의과대학에 의대 정원이 3000명인데 한꺼번에 2000명이나 늘리면 의과대학을 24개나 새로 만드는 것과 똑같다. 교육의 질도 떨어지고 대한민국의 모든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밝힌 김 비대위원장은 "대규모 의대정원 증원은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비대위는 이런 정책개악을 막기 위해 강력한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의료계 각 직역에 비대위 위원 추천을 요청한 상황으로, 16일까지 위원구성을 최종 마무리하고, 17일 비대위 첫 회의를 열어 투쟁 로드맵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김택우 위원장은 "우리 의사들은 국민생명을 볼모포 파업 투쟁을 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의료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불합리한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를 향한 날선 발언들도 쏟아졌다. 

의대정원 증원을 위해 의료계와 수차례 협의를 하고자 했으나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은 정부의 거짓말이며, 필수의료 증원을 위해 의대증원 외에 획기적인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마련했다는 등의 주장은 정부의 여론 호도라는 얘기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일방적 정책 추진'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언론의 질의에 "정부는 28차례에 걸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협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안에서 의대증원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2000명 증원 한다는 얘기는 언론 발표 이후 처음 알았다. 그래놓고 왜 협의체에서 논의했다고 거짓말을 하는가. 정부가 양심이 있다면 의대정원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협의했다, 합의했다는 말은 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의협과의 의정협의체 외에 다양한 의료단체들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간담회 한다면서 30∼40명씩 모아두고 2시간 회의한 것이 무슨 의견수렴이냐"면서 "듣는 척 시늉만 했을 뿐 그 어디에서도 증원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잘라말했다.

정부가 필수의료 회생책으로 제안한 이른바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 비대위원장은 "패키지의 내용을 보면 오직 의사들의 개원가 진입을 막아서 그 잉여인력이 필수과로 갈 수 있도록 쥐어짠다는 의도 밖에 없다"면서 "의대정원을 증원한다고 해도 10년 후에나 실제 인력이 배출된다. 당장 필수의료를 살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하고 제안했지만 그런 대책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대정원 증원이 선거용이 아니라는 것도 정부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일 의료계를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내는 정부 관료들의 발언에 대한 유감표명도 있었다.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은 "지금이 전시상황도 아닌데 갑자기 의대정원을 2배 가까이 올리는 파격조치가 왜 필요한가. 이번 의대증원은 정치적인 결정일 뿐이다. 국민 밉상인 의사들을 잡고 총선 전 표를 얻으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의사들의 목표는 파업이 아니라, 우리의 주장을 들어달라는 것"이라며 "의사들을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인간으로 매도하는 상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의료계의 투쟁을 멈추고 싶다면 (불필요한) 말을 삼가해야 한다"고 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의 발언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투쟁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의료계의 분노를 모아 본격적인 의대증원 저지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어떠한 역경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의료계 모두가 합심하여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구심점이 되겠다"는 각오다. 전공의 및 의대생과도 적극 연대하고, 무엇보다 의대증원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은 차기 의협회장 선거가 의료계 투쟁의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의에 "의대증원 저지 비대위 활동을 하면서 회장선거 운동을 벌이는 것은 제 양심상 허락하지 않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의대증원 저지다. 비대위 활동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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