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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2천명 증원에 의료계 분노…"강력투쟁"

의대정원 2천명 증원에 의료계 분노…"강력투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4.02.0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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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부산·서울·강원도의사회 비판 성명…"의료계 사망선고" 개탄
"면허를 잃더라도 후배들 위해 십자가 지고 투쟁의 선봉에 설 것"
경남, 제주, 경기도의사회도 성명 발표...장관 민형사상 조치 취할 것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전 의료계가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지 20년 후인 2020년 8월 14일. 서울 여의대로를 비롯해 전국에서는 정부의 4대악 의료정책을 비판하는 울분이 하늘을 찔렀다. 의대정원 증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가 최근 발표한 4대 주요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가 8월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대로를 비롯해 전국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총 3만 여명의 의사들(예비의사 포함)이 모였고, 서울에서만 2만여명이 운집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역사적인 8월 14일, 투쟁은 시작됐다"며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 선두에 제가 서겠다"며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잘못된 정책을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이정환기자] ⓒ의협신문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전 의료계가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지 20년 후인 2020년 8월 14일. 서울 여의대로를 비롯해 전국에서는 정부의 4대악 의료정책을 비판하는 울분이 하늘을 찔렀다. 의대정원 증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가 발표한 4대 주요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가 8월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대로를 비롯해 전국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총 3만 여명의 의사들(예비의사 포함)이 모였고, 서울에서만 2만여명이 운집했다. [사진=이정환기자] ⓒ의협신문

윤석열 정부가 의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월 6일 2025년도 의대정원을 2000명 증원하고 2035년까지 1만명까지 늘린다고 발표하자 의료계가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대구광역시의사회, 부산광역시의사회, 강원도의사회, 서울특별시의사회는 7일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 몰락을 가속시키는 '미친 의대정원 확대'를 결사 반대한다"며 "강력한 투쟁을 통해 정부와 맞서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작금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단순히 의사 수가 적어서가 아니다. 저수가로 인해 필수의료 위험도 대비 낮은 수가와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한 형사처벌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필수의료 기피가 원인임에도 정부는 이를 무시한 채 총선 대비 정치적 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 백년대계를 의료전문가인 의사 의견은 아예 무시한 채 단지 국민 대다수가 의사증원을 원하기에 의사를 더 뽑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의 합리적 의견을 무시하고 인기영합적인 행동을 하는 정부의 어이없는 결정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대구시의사회는 "정부는 그동안 건강보험제도하에서 필수의료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포기하고, 성형 등 건강보험에 포함되지 않은 비급여 의료를 선호하는 등의 의료 왜곡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가 정상화 등 진정성 있는 대책은 뒷전으로 미뤘다"고 짚었다.

이어 "의사를 증원하고 국민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는 비급여 진료 금지법을 만들고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직업 선택을 침해하는 개원면허제 등 허울만 요란한 여러 악법을 제정해 인기몰이에 급급한 정부의 행보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는 "이제라도 정부는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길인가를 생각해 보고 불통에서 벗어나 원점에서부터 다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하기를 바란다"면서 "정부가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의대정원 증원을 기어코 강행한다면 대구시의사회원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정부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제도"라면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까지도 극찬했을 만큼 훌륭한 시스템이지만, 대한민국 정치권은 여야를 불문하고 의료제도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케어는 비보험을 흡수해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의대정원 확대는 무슨 명분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바른길이 아님에도 단지 많은 국민이 원한다고 해서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것이야말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명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분석해 보면 의대정원 확대 이외에는 아무런 준비도 없는 그야말로 '공갈빵 패키지'이고 공약이기에 냉철한 일본의 대응과는 너무나 대조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필수의료 패키지에서는 마치 비급여 제도가 모든 문제의 근원인 양 죄악시하고 있으나, 한국의 저수가 의료체계를 지탱하는 한 축인 비급여 분야를 압박하는 것은 보험회사들의 배만 불려주고, 중산층 이하 국민의 의료 접근성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안정과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 면허를 잃고 신성한 의업의 길에서 멀어지게 되더라도, 향후 후배 의사들이 제대로 된 의료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다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투쟁의 최선봉에 서겠다"고 분명히 했다.

강원도의사회는 "실습실과 강의실 기초의학교수가 부족한 현 상황은 무시하고 2000명의 학생이 늘어날 때 생기는 의료의 질 저하와 이공계 기피 현상, 그리고 국민건강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하겠다고 하니, 파업 전공의 업무개시명령을 위해 병원별 전담팀을 꾸렸다고 한다. 전공의 단체가 반국가 단체도 아니고 이렇게 토끼몰이식 소탕 작전을 하는 것은 검찰 공화국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4만 전국 의사회원과 가족, 그리고 미래세대와 함께 어떠한 겁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정치적이고 비과학적인 의대정원 확대 발표안에 강력히 반대하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사를 옥죄고 규제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대정원 확대 및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위기와 사회적 비용 증가, 이공계 인재 유출로 인해 당장 교육질서가 붕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5000여명에 달하는 의대정원은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과연 어느 누가 막무가내식 의대정원 확대의 후유증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발표를 규탄했다.

또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를 빌미로 전체 의대정원을 확대한다는 것은 명백한 오진이다. 우리 3만 5000명 서울시의사회원들은 이제 투쟁의 선봉에서 백척간두에 선 의료계와 대한민국의 위기를 바로 잡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경상남도의사회도 7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발표를 강력 규탄했다.

경남의사회는 "윤석열 정권은 입으로만 정의와 공정을 외쳐댈 뿐 거짓 통계와 보고서까지 인용한 치졸한 논리로, 결국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개혁이라 말하는 억지와 불통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도 없이, 그리고 의료에 있어 최고 전문가단체이며 이해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에서 요구한 공개토론에도 응하지 않는다"면서 "과연 의대정원 2000명을 이렇게 갑자기 늘인 결과가 얼마나 큰 부작용으로 미래에 나타날지 역사가 윤석열 정부를 똑똑히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의사회는 "5500여명의 경상남도의사회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오직 국민과 미래만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정부의 억압에 당당히 맞설 것이며 긴 싸움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의대정원 확대가 얼마나 잘못된 흑역사인지 반드시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사회도 8일 성명을 내고 "아무런 생각없이 만들어낸 의대정원 확대는 흡사 의과대학을 오히려 칼을 든 돌팔이를 만들어 내는 직업훈련소로 만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전국에 있는 40개 의과대학을 제2의 서남의대로 만드는 과오를 저질러 현 정부가 국가의 의료시스템 붕괴를 가져온 원흉으로 영원히 역사에 남는 불상사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도의사회도 8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 강행을 위한 협박에 굴하지 않고, 미래세대 의료현장, 국민 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또 "위헌적, 위헌적 명령서로 전문가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 법적 검토를 거쳐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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