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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처럼 살 건가" 전공의 '작심 글' 투쟁 동력 지피나?

"노예처럼 살 건가" 전공의 '작심 글' 투쟁 동력 지피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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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 "선배들이 그래왔듯 우리 또한"
2014·2020 단체행동 언급…의사모임 채팅방 500여명 모여

2020년 4대악법 저지를 위한 젊은의사 단체행동 ⓒ의협신문
2020년 4대악법 저지를 위한 젊은의사 단체행동 ⓒ의협신문

"족쇄 걸린 노예처럼 살 건가"

S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작심 글'이 화제다. 하루 전 발표한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비판과 전국 전공의들의 투쟁을 독려하는 글로, 오픈 채팅방을 함께 개설하는 등 젊은 의사 투쟁 동력에 불을 지필 지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주제의 민생토론회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데 대한 의료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보상체계 공정성 등이 골자다.

S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는 전국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실명을 밝힌 글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5가지 비판점을 짚으며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는 충격적인 내용들로 점절돼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의사 수 부족과 연계된 의대 입학정원 확대안에 대해 "현재보다 의사 수가 더 적었던 과거에는 필수의료기피 문제가 없었던 점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며 OECD 회원국 평균 대비 압도적으로 낮은 학생 1인당 교원 비율과 재원 마련, 의대 교육 및 수련 부실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의료사고 특례법과 관련해서는 "사망사고는 특례 적용 범위에서 제외되는 것을 검토 중이며 피부과·성형외과 등의 일부 과를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급여·비급여 혼합 진료 금지의 경우, 우리나라의 저수가 현실로 인해 금전적 손해를 비급여 진료로 메꾸는 상황에서 기인하는 문제임을 지적하며 "정부는 급여 수가를 인상하지 않고, 급여로 인정되는 항목들도 비급여로만 청구할 수 있도록 제한해 비급여 진로를 억제하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 본인 부담률 강화, 실손보험 적용 항목 축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모두 보험사들의 배만 불리는 일이라고 봤다.

지역거점병원의 역할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전공의들 대다수가 졸국 후 진출하게 될 일차의료시장을 죽이고 대학병원만 살리는 안"이라면서 "의사들을 전국 단위로 뺑뺑이 돌리겠다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외 △5년마다 주기적으로 개원 유지 여부를 평가받도록 하는 개원면허 도입 △총액계약제 및 인두제로의 변화를 암시하는 대안적 지불제도의 도입 △비급여 목록을 규제하는 비급여 퇴출기전 등의 일방적 추진에 대해서도 "의사들의 자유로운 진료 권한을 박탈하고 족쇄를 채우기 위한 목적의 정책들"이라고 규정했다.

4년 전 전공의가 적극 참여했던 전국의사단체 단체행동과 20여년 전 의약분업 사태 당시의 단체행동을 직접 언급했다.

S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는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원격진료 및 의료영리화 추진을 막아내고,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및 공공의대 추진을 막아낼 수 있었던 데에는 우리 전공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주된 요인이었다"고 돌아봤다.

"S병원은 소위 빅5라 불리는 주요 병원들 중 가장 먼저 전공의 단체행동에 나섰다. 전공의 단체행동을 주도했다"면서 "선배들이 그래왔듯 우리 또한 현 위기에 귀를 기울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예의주시해야 눈 뜨고 코 베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행동과 발언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도 조언했다.

S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는 "원내, 원외를 가리지 않고 정부에 트집 잡힐 만한 경솔한 행동과 발언은 자제해 달라"며 "어떠한 일이라도 법률적인 자문 및 보호가 필요하거나 악의적 언론으로부터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전공의협의회로 연락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말로 많이 어려운 때다.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의 권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면서 "백척간두의 위기 속에서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 의사로서 뜻한 바 대로 의업을 펼치느냐, 평생 족쇄 걸린 노예처럼 사느냐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은 의료 유명 커뮤니티 및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의료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글과 함께 기재한 카카오 오픈채팅 방에는 현재(2일 오후 12시 기준) 500여명이 참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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