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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비후성 심근증' 환자 '돌연사' 예측법 나왔다

한국인 '비후성 심근증' 환자 '돌연사' 예측법 나왔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1.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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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인자 2개 이상'·'심근변형 저하' 고위험군…'좌심실 박출률 50% 미만'  추적 관찰 필요
한국인 돌연사 고위험군 감별 방안 제안…김형관·이상철·이현정 교수팀 [JACC: Asia] 발표

돌연사를 유발하는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심장 조직이 과도하게 두꺼워져 심장 구조 이상과 기능을 방해하는 선천성 질환. 고혈압·동맥경화·<span class='searchWord'>당뇨병</span> 등 심혈관계 질환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피로·부종·호흡곤란·흉통·실신 등이며, 상당수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돌연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200∼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2021년 기준 1만 9925명으로 조사됐다. ⓒ의협신문
돌연사를 유발하는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심장 조직이 과도하게 두꺼워져 심장 구조 이상과 기능을 방해하는 선천성 질환. 고혈압·동맥경화·당뇨병 등 심혈관계 질환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피로·부종·호흡곤란·흉통·실신 등이며, 상당수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돌연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200∼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2021년 기준 1만 9925명으로 조사됐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가 발표한 '비후성 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진료지침을 한국인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치료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후성 심근증 고위험군을 감별하려면 '위험인자 개수' 외에 '심근변형' 지표를 함께 평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형관(서울대병원)·이상철(삼성서울병원)·이현정(세브란스병원)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대규모 비후성 심근증 코호트를 활용해 미국 진료지침의 성능을 분석하고, '심근변형'의 돌연사 예측력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sia]에 발표했다고 1월 24일 밝혔다.

심장 돌연사를 유발하는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심장 조직이 과도하게 두꺼워져 심장 구조 이상과 기능을 방해하는 선천성 질환. 고혈압·동맥경화·당뇨병 등 심혈관계 질환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피로·부종·호흡곤란·흉통·실신 등이며, 상당수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돌연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200∼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2021년 기준 1만 9925명으로 조사됐다. 

2020년 미국심장학회가 발표한 비후성 심근증 최신 진료지침은 7개 돌연사 위험인자 중 1개 이상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고위험군은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 이식형 제세동기 삽입술을 권고했다. 7개 돌연사 위험인자는 △돌연사 가족력 △좌심실 비대(LVWT≥30㎜) △원인 없는 실신 △좌심실 근단 부위 동맥류 △좌심실 박출률(LVEF)<50% △비지속성 심실빈맥 △후기 가돌리눔 증강(LGE)≥15%다.

연구팀은 국내 비후성 심근증 환자 1416명을 대상으로 미국심장학회 진료지침을 적용한 결과. 43.8%(620명)가 1개 이상의 돌연사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진료지침을 적용하면 무려 10명 중 4명이 제세동기 삽입을 고려할 수 있는 돌연사 고위험군이라는 것.

연구팀은 국내 비후성 심근증 코호트 등록 환자를 5.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43명에서 돌연사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돌연사는 100명 중 4명 가량으로 파악된 것.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미국 진료지침 기준을 그대로 따를 경우 불필요한 제세동기 삽입술을 받는 환자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제세동기는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정확한 고위험군 예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위험인자 개수'에 따른 돌연사 위험 예측력을 세부 분석한 결과, '위험인자 2개 이상'일 때부터 돌연사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아울러 심근 수축 기능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심근변형(strain)'도 돌연사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임을 확인했다. 심근변형은 심초음파를 이용해 심장 수축 시 세로로 줄어든 정도를 측정해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체 연구집단에서 다른 변수를 조정했을 때, 심근변형이 저하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돌연사 위험이 최대 4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들 중 '위험인자 1개' 그룹만 분석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심근변형이 저하된 환자가 돌연사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그래프] 전체 연구집단(A,B) 및 위험인자 1개 그룹(C,D)에서 좌심실 변형률(LVGLS) 13% 미만, 좌심방 변형률(LARS) 21% 미만인 경우 급사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의협신문
[그래프] 전체 연구집단(A, B) 및 위험인자 1개 그룹(C, D)에서 좌심실 변형률(LVGLS) 13% 미만, 좌심방 변형률(LARS) 21% 미만인 경우 돌연사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심근변형 저하 기준은 좌심실 변형률(LVGLS) 13% 미만, 좌심방 변형률(LARS) 21% 미만이다. ⓒ의협신문

연구팀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 중 돌연사 고위험군을 보다 정확히 감별하려면 '위험인자 개수'와 함께 '심근변형 저하'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각의 위험인자는 돌연사 위험에 단독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좌심실 박출률 50% 미만' 환자는 약 9배까지 높았다.

김형관·이상철 교수(공동 교신저자)는 "미국 진료지침을 그대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제세동기 삽입술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며 "돌연사 위험을 신중히 판단하고 적절한 제세동기 삽입술을  위해 심근변형 저하를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하며, 특히 단독으로 돌연사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좌심실 박출률 저하도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교수(제1저자)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비후성 심근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이를 근간으로 향후 국내 비후성 심근증 진료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비후성 심근증' 진료지침 개정 시 진단과 치료의 완결성을 높이는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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