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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13:15 (토)
간병지원 대상 확대 Vs 요양병원 구조조정·질 제고 '먼저'

간병지원 대상 확대 Vs 요양병원 구조조정·질 제고 '먼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1.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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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대상병원·지원기간 등 재검토 필요 
정부 "의료요양돌봄 전반 차원 접근…단순한 간병비 지원 사업 아니다" 
남충희 요양병원협회장 "요양병원, 지역사회 의료요양돌봄체계 중심돼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과 대한요양병원협회는 3일 국회에서 '간병 <span class='searchWord'>급여화</span> 본사업 조기 실시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요양병원의 절박한 현실을 토로하고 간병지원 시범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과 대한요양병원협회는 3일 국회에서 '간병 급여화 본사업 조기 실시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요양병원의 절박한 현실을 토로하고 간병지원 시범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간극이 너무 컸다. 

요양병원계는 올해 7월부터 실시하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에 대한 의료현장의 기대를 감추지 않았지만, 정부는 시범사업이 간병비 지원 정책이 아니라고 전제하고, 요양병원의 구조조정과 퇴출, 의료의 질 제고에 의미를 더했다. 간병지원 시범사업은 의료요양돌봄의 전반적인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양병원계 내부에서도 사회적 입원, 장기 입원, 저질의료의 누명을 벗고, 의료의 질 제고로 새로운 지역사회 의료요양돌봄체계의 중심에 바로서기 위해 자구·자정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는 요양병원의 실질적인 구조조정에 무게를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과 대한요양병원협회는 3일 국회에서 '간병 급여화 본사업 조기 실시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요양병원의 절박한 현실을 토로하고 간병지원 시범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정부는 국민의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7월부터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올해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1단계 시범사업, 대상자 수요와 소요재원을 정밀하게 추계하고, 재원 조달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는 2단계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 본 사업으로 전환한다. 요양병원 간병 부담을 낮추고 요양보호사와 일정교육을 이수한 자가 간호사의 지도 감독 하에 간병을 수행하는 등 요양병원 간병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힌다. 

간병 시범사업 지원 대상자는 의료 필요도와 간병필요도고 모두 높은 환자를 의료-요양 통합 판정 방식으로 선정한다. 5단계 환자 분류체계 중 의료 최고도와 의료 고도 환자이면서 장기요양 1, 2등급에 해당하는 환자가 해당된다. 전체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5% 수준이다.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의료 최고도·고도 환자가 다수(50% 이상)인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다. 간병 지원기간은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최고도는 180일까지 기본으로 제공하고, 이후 본인부담률을 매월 10%씩 인상해 일정 기한 후 100%가 되도록하며, 의료 고도 환자는 180일까지 제공한다.

간병인은 요양보호사와 일정 교육을 이수한 자가 수행하며, 1단계 시범사업에서 간병인 1인당 연평균 4명의 환자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며, 교대근무(2∼3교대)가 가능하도록 재정을 지원한다. 

토론회에서는 우선적으로 요양병원 스스로의 자정 의지를 다졌다. 

남충희 요양병원협회장은 "요양병원은 오직 노인의료를 책임진다는 일념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전국 1300여 곳의 70%는 적자속에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문을 닫는 요양병원 숫자는 점점 더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7월부터 요양병원 간병 지원 1단계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이 사업은 요양병원을 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국가가 알고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간병 살인, 간병 파산, 간병 유기를 막고 노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시행한다. 오로지 국민 입장에서 만든 제도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먼저 요양병원의 의료 질을 높여야 한다. 사회적 입원, 장기 입원, 저질의료의 누명을 벗어야 한다.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들을 적극 치료해 빠르게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지역사회 의료요양돌봄체계의 중심에 바로 서야 한다. 이제 누군가 우리를 도와주기를 바라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아픔을 이겨내야지만 새로운 노인 의료 질서에서 우리의 역할을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시범사업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과제도 짚었다. 

남충희 회장은 "관련 예산이 국민건강보험에서 나올지,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나올지, 10개의 시범사업군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본사업에 들어가는 2027년에는 어떤 범위까지 시행할지 등에 대해 정해져 있지 않다. 요양병원협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고려대에 간병급여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전국민 대상 간병 범위와 필요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곧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10개 요양병원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하지 않은 전국 요양병원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300여곳 28만명의 요양병원 관계자들께 당부드린다. 틈이 있어야 못을 박는 게 아니다. 못을 박으면 틈이 생긴다. 요양병원은 한국 노인의료의 주축이 돼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만한 인프라와 힘이 있다"고 역설했다.

임선재 대한요양병원협회 부회장(더세인트요양병원장)은 '올바른 간병급여화로 가기 위한 첫걸음' 발제를 통해 요양병원 질 제고 필요성과 함께 시범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짚었다. 

임선재 부회장은 "요양병원의 질을 높이고 의료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전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지금까지 간호간병 부문에서 요양병원만 소외돼 왔다. 요양병원은 음지에서 우리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간병급여화는 한줄기 희망이다. 이번 시범사업의 키 포인트는 사적 간병에 의존하던 현실에서 공적 지원에 물꼬를 트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 중복된 환자를 개선하고, 요양병원 시설·기능 제공 및 의료요양전달체계 정립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회복기 병원 도입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고, 최고도·고도 환자 50% 이상 병원 지원 규정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180일로 제한된 간병지원 기간과 최고도·고도 외 중도 환자까지 확대 실시도 고려해야 한다. 2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본인부담률 문제도 잘 살펴야 한다. 재원소요 추계에 따라 본사업 조기 시행도 검토돼야 한다. 요양병원 입장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시범사업 실시 과정에서 요양병원협회와 늘 소통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은 단순희 간병비 지원 정책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의료요양돌봄전달체계 개편 방향에 맞춰 정책 진행 ▲급성기·회복기·만성기·퇴원 후 재가서비스 차원에서 연속성 담보 ▲전반적인 서비스 질 관리 ▲적정하고 지속가능성 있는 재정 투입 등 4가지 정책 기조로 제도를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간병 지원 시범사업은 의료용양돌봄의 전반적인 틀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 정부는 대상자군이 맞는지 살핀다. 의료요양통합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해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전체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5% 수준이다.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지만 본사업 전환을 위한 적정 인원이다. 지금 상황에서 대상자군 확대 논의는 섣부르다. 요양병원의 구조조정이나 퇴출이 이뤄지기 전이기 때문"이라면서 "급성기·회복기·만성기·재가 서비스의 연속선상에서 간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시범사업이 요양병원 환자의 간병비를 덜어주기 위한 제도는 아니다. 요양병원 환자 대부분이 사회적 입원인 상황과 장기 입원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하지 않은 채 대상를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 없다. 의료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번 정부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도 다졌다. 

임강섭 과장은 "180일로 제한된 지원 기간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겠지만, 입원기간만큼 간병비를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원 대상 병원 역시 최고도·고도 환자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요양병원은 요양병원다워야 하고, 요양병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병원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제도는 매우 엄격하게 모형이 설계됐다. 시범사업과 사회적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제도는 보완하겠다"면서 "1, 2단계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 본사업에 들어간다. 이번 정부 임기내 시작한다. 정부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참여기관으로서는 행정부담과 정부 간섭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정부가 확실히 보장하는 제대로 된 요양병원'이라는 브랜드를 부여할 계획이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는 임선재 요양병원협회 부회장, 이주열 남서울대 교수(보건행정학과), 이요한 고려의대 교수(예방의학), 노동훈 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편한자리의원장), 송수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병원간병급여추진부장, 임강섭 과장,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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