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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똥이 약이다

[신간] 똥이 약이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1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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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빈 하잔 외 지음/이성민 옮김/히포크라테스 펴냄/1만 7000원

'대변 미생물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FMT/대변이식)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대변이식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할까. 

대변이식은 건강한 개인의 분변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질환이 있는 사람의 장에 이식하는 과정이다. 대변 주입 등을 통해 건강한 세균 군집을 도입하고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미국·캐나다 등지에서는 2013년부터 상용화됐다. 

'대변이식의 아버지' 토모스 브로디 교수(소화기내과 전문의), 사빈 하잔 미국 플로리다대 소화기내과 교수, 셜리 엘즈워스 등이 함께 쓴 <똥이 약이다>가 우리 글로 옮겨졌다. 번역은 이성민 원장(제주·연동365일의원)이 맡았다.

이 책은 대변이식과 소화기질환, 장을 위한 식사법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먼저 대변이식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답한다. 

소화기질환에 대해서는 소화기 전체가 미생물로 가득한 하나의 우주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미생물이 질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피면서, 건강이 장내 미생물군(마이크로바이옴)에 달렸다는 결론으로 이끈다. 

그렇다면 장내 미생물을 배불리 먹이는 음식에는 어떤 게 있을까. 

고구마부터 김치까지 대장 건강에 필수적이면서 쉽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식단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장에 좋고 나쁜 식품을 가려내는 명확한 기준을 각인시킨다. 또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1부 '미생물의 정원'에서는 소화관에서 발병하는 질환과 치료법을 개괄한다. 달라진 식습관과 도시생활이 장내 미생물군계의 다양성을 줄였고, 이 때문에 질병이 만연해졌다는 진단이다. 

2부 '똥이 약이다'에서는 대변이식을 통해 미생물군계의 다양성을 되찾으면, 현대 유행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크론병, 심장질환, 비만, 자폐증, 건선, 우울증, 과민대장증후군 등을 개선하는 데 대변이식이 지닌 효과를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3부 '대변이식에 대한 모든 것'에서는 대변이식 적응증, 투여 경로, 부작용 및 합병증, 대변은행 등을 상세하게 짚는다. 

4부 '대변 이식의 미래'에서는 대변이식이 지닌 한계를 밝히고, 미생물이 인간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 몸속 미생물군계 집단은 지문만큼이나 독특하다. 미생물군계 집단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식단, 유전자, 환경이 모두 미생물을 발달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아마 미래에는 감염을 치료할 때 항생제로 미생물을 무작위로 박멸하기보다, 일부 세균을 선정하고 수확해서 다른 미생물과 공생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할 것이다. (……) 미생물군계를 정원으로 생각한다. 모든 정원사가 알고 있듯이 때로는 잡초가 자라서 꽃이 죽기도 한다. 대변이식을 장에 온 봄이라고 생각하면, 바로 잡초를 뽑고, 비료를 주고, 새로운 꽃을 심을 시간이다."

이 책을 번역한 이성민 원장은 "하지만 대변이식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국내 대변 이식 임상 가이드라인이 권하는 대변이식술 대상 질병은 클로스트로이데스 디피실 감염(CDI) 뿐이다. 관련 논문이 해마다 쏟아져 나오지만, 아직 질병을 치료할 때변이식술은 활발히 '연구 중'이다. 저자는 소화기내과의사로서 발전하고 있는 대변이식술을 자세히 설명할 뿐만 아니라, 장의 구조와 기능, 유익한 음식과 미생물의 역할, 미생물 이상에 의해 생기는 질병 등을 유쾌한 문체로 들려준다. 아직은 첫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대변이식술 분야를 소개하는 책으로는 더할 나위 없다. 여러 질병에 대한 새 치료법과 장 건강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57-9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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