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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피화생' 위암 진행 관여 유전자 변이 규명

'장상피화생' 위암 진행 관여 유전자 변이 규명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11.3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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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진행할수록 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 개수 증가·클론 크기 확대
정현수 서울대병원 교수, 유전 특성·임상 정보 기반 예측 모델…위암 고위험군 선별

정상 위 점막과 장상피화생 위 점막 이미지.  장상피화생은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정상적인 위점막 조직이 파괴, 소장이나 대장 점막과 유사한 세포로 바뀐 상태를 말한다. ⓒ의협신문
정상 위 점막과 장상피화생 위 점막 이미지. 장상피화생은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정상적인 위점막 조직이 파괴, 소장이나 대장 점막과 유사한 세포로 바뀐 상태를 말한다. ⓒ의협신문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할 때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를 규명, 고위험군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대병원(정현수 교수)·싱가포르국립대병원(Jimmy So, Khay Guan Yeoh 교수)·듀크-싱가포르국립대의과대학(Patrick Tan 교수) 다기관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 유전자 분석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Cancer Cell](IF:50.3)에 최근호에 발표했다. 

한국·싱가포르 공동연구팀은 1256개 위 조직 샘플 유전자를 분석, 위암으로 진행하는 장상피화생 세포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암 진행 고위험군 선별 모델을 제시했다고 11월 30일 밝혔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 5위, 사망률 4위를 차지한다.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위암은 줄곳 국내 1위 암 발생률을 기록했다. 2020년 국내 암 발생률 4위(2만 6662명)로 내려섰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위내시경 검사 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상피화생'은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정상적인 위점막 조직이 파괴, 소장이나 대장 점막과 유사한 세포로 바뀐 상태를 말한다. 의학계는 정확한 발생과 진행 기전이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그로인한 만성 위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 위험을 6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환자의 위 조직 샘플을 바탕으로 게놈 프로파일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장상피화생 발달 및 진행과 관련된 암 유발 유전자(driver genes) 26개를 도출했다.

특히 줄기세포 행동조절 유전자인 'SOX9 돌연변이'가 상당수 관찰됐다. SOX9 돌연변이는 장내 줄기세포 클론(세포 집단)의 확장을 촉진할 수 있다. 실제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 개수가 증가하고, 클론 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 관련 유전자 TP53 돌연변이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아 추후 위암 형성 중 발생함을 시사했다. 

한편, 단일 세포 시퀀싱 분석 결과, 장상피화생 장조직 내 일부 줄기세포 계통 클론은 초기 위암 세포와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공동연구팀은 "위암 세포의 기원을 보여주는 이 결과는 장상피화생 세포가 주변 미생물군 및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쉽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특이적인 장상피화생 아형도 발견했다. 아형은 위 주요 부위에서 발견됐음에도 형태가 위전정부(장과 인접한 위 하부)와 유사했으며, 건강한 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구강 미생물'을 보유했다. 또한, 만성 염증 징후를 보였으며,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ARIDIA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되는 등 다른 장상피화생과 구분되는 비정상적인 특징이 나타났다.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게놈 프로파일링을 통해 확인한 유전적 특성(돌연변이 개수·클론 크기 등)과 환자의 임상 변수(연령·흡연력·펩시노겐 지수 등)를 결합, 위암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유전자 특성 및 임상 변수 결합 모델은 임상 변수만 활용한 기존 모델에 비해 위험군을 더욱 정확하게 식별했다. 유전적 특성 및 임상 특성 결합 모델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88.2%와 87.6%로 임상 특성만 활용한 모델(70.6%와 68.3%) 보다 정확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그래프] 유전자 특징 및 <span class='searchWord'>임상</span> 특징 기반 장상피화생 진행 위험 예측 곡선(ROC). <span class='searchWord'>임상</span> 요인만(검정색)으로 예측한 것에 비해 유전자요인과 <span class='searchWord'>임상</span>요인을 결합했을 때(파란색) 예측 정확도가 높았다. ⓒ의협신문
[그래프] 유전자 특징 및 임상 특징 기반 장상피화생 진행 위험 예측 곡선(ROC). 임상 요인만(검정색)으로 예측한 것에 비해 유전자요인과 임상요인을 결합했을 때(파란색) 예측 정확도가 높았다. ⓒ의협신문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최고 위험군 감시나 장상피화생이 암으로 진행하기 전 항염증제·항균제 치료로 클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 등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정현수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프로파일링 기술이 장상피화생 환자군의 위험을 비교적 정확하게 계층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해 서로 다른 검사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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