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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쇠파이프 폭행, 가해자도 인정…대전협 '분개'

전공의 쇠파이프 폭행, 가해자도 인정…대전협 '분개'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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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전공의 "공개적 폭력, 참으면 대물림되기에 용기"…병원은 "몰랐다"
대전협, 수평위 실태조사 요청 "무사 수련 종료까지 지원, 법률 자문 중"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지도교수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한 A 전공의의 폭로 끝에, 가해 교수가 폭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폭행이 환자나 병원 직원들 앞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졌고, A 전공의가 녹취록과 CCTV 영상 등을 함께 제시했기 때문에 부인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수련 중인 A 전공의는 지난 20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에 B 교수로부터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 전공의는 "B 교수는 환자나 다른 직원이 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뺨을 맞고 복부를 강타했다. 목덜미를 잡힌 채 키보드에 머리가 박혔고, 급기야는 당직실에서 쇠 파이프로 구타당하기에 이르렀다. 육체적 폭행뿐 아니라 환자의 경과에 따라 벌금 명목으로 10만원씩 갈취당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함께 올린 녹취록에는 B 교수가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며 수차례 강하게 구타하 소리와 손찌검하는 소리가 담겨 있었다. B 교수가 사람이 많은 병원 복도에서 A 전공의의 뺨을 치는 모욕 행위도 찍혔다.

A 전공의는 "아직도 두려움에 몸이 떨리고 (폭행 당시가) 반복되는 악몽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며 "주먹으로 복부를 구타당한 후 한동안 헛기침 증상이 있었는데, 감기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하는 아내에게 병원 침상에 부딪혔다고 둘러대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A 전공의는 "폭행을 당하면서도 가르침을 받는 전공의라는 신분과 지도교수라는 위치 차이 때문에 두려워 참아왔다. 해당 교수와 매일 함께하는 수술과 회진이 끔찍이 두려워도, 과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나 혼자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러나 본원 의국 출신 선배님들도 해당 교수에게 구타당한 경험이 있고 폭행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음을 알게 됐다. 모른 척 하는 것이 누군가를 또다시 상처입히고 의료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며 "후임 선생님들에게는 이어지지 않게 제 기수에서만큼은 악습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A 전공의로부터 민원을 받아 사정을 청취하고 조치에 나서고 있다. 

대전협은 21일 "2023년에도 수련병원에서 비인간적인 폭력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분노한다. 지위의 우월성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잔혹한 폭행"이라며 해당 병원이 이제껏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에 큰 유감을 표명했다.

조선대병원은 A 전공의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기 전까지 폭행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폭로 후에야 가해자로부터 분리 조치를 취했다. 이후 조사 결과 지도교수의 폭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대전협은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선대병원의 실태조사를 요청했다.

또 협약된 법무법인을 통해 A 전공의를 위한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전문의 시험을 앞둔 A 전공의가 무사히 수련 과정을 완료하고 환자 곁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병원은 전공의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 11조를 위반했다"며 "조선대병원은 수련 중인 모든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폭행 등 예방 및 대응 지침'에 따라 합당한 후속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전공의들을 향해서도 "부당한 폭언·폭행 등을 겪고 계신 회원께서는 대한전공의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을 접수해 주시면 최대한 빠르게 도와드리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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