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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의 기억을 지운다" 건선 환자 눈 높인 '스카이리치'

"피부의 기억을 지운다" 건선 환자 눈 높인 '스카이리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10.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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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치료 중요성 강조…효과적 시기는 '1∼2년 이내'
콘래드 교수 "목표는 항상 PASI 100(완전히 깨끗한 피부)"

커딘 콘래드 스위스 로잔 대학교 병원 교수(피부과) ⓒ의협신문
커딘 콘래드 스위스 로잔 대학교 병원 교수(피부과) ⓒ의협신문

최근 건선 질환에 대한 '조기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발병 2년 내 치료가 조기 치료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인터루킨-23 억제 생물학제제의 경우, 피부에 기억된 흉터를 회복시켰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점도 설명했다.

애브비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는 중증 건선치료제로, 가장 최근에 나온 인터루킨-23 억제 생물학제제 신약이다.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했는데, 이미 인터루킨 억제제로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세쿠키누맙)', 얀센의 '트렘피어(구셀쿠맙)'·'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릴리의 '탈츠(익세키주맙)'가 시장에 나온 상태였다.

기존 IL 억제제와 비교했을 때의 가장 큰 강점은 '편의성'. 3상 임상을 통해 12주 간격으로 기존 4·8주보다 간격을 2∼3배 가량 늘렸다. 여기에 간접 비교를 통해 높은 효과성을 보이기도 했다.

커딘 콘래드 스위스 로잔 대학교 병원 교수(피부과)는 최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스카이리치가 건선 치료의 목표를 PASI 90 이상으로 상향 이동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콘래드 교수는 "생물학적제제가 처음 도입됐을 때 건선 치료의 목표는 PASI 50이었다. 이후 PASI 75로 조정, 현재는 PASI 90로 치료 목표가 상향 이동하게 됐다"며 "최신 생물학제제 도입 덕분에 이전 치료제보다 더 높은 치료 목표가 생겼다.  효과도 보이고 있다. 최소한의 질환 치료하는 데 있어 이전에 상대적인 PASI에서 90, 100 등에서 절대적인 PASI 수치를 달성하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는 건선 중증도 지수로, PASI 100은 치료 후 중증도 증상이 100%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완전히 깨끗한 피부'라고도 부른다.

스카이리치는 올 상반기 독일피부과학회에서 치료 환자 417명을 대상으로 한 52주간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발표에서 높은 건선 중증도 개선률을 보였다. 건선 환자 5명 중 4명(79.8%)의 피부 증상이 최소 90% 감소하는 PASI 90에 도달했다. 환자들의 55%가 52주차에 PASI 100에 해당하는 완전히 깨끗한 피부 상태를 보였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건선 환자 '조기 치료'의 최소 기준은 '2년 이내'라고 봤다.

콘래드 교수는 "건선 질환 발병 후 1년 내에는 충분히 효과적인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 발병 이후 5년 이상 지난 시점은 너무 늦다는 생각"이라며 "가장 효과적인 치료 개입 시기는 발병기준 1년 또는 2년 이내로 예상된다. 조기 치료를 통해 질환이 호전돼 그 이후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장기간 방치한다면 결국 중증으로 악화되고 치료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고 정리했다.

실제 IL-23 억제제의 2년간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질병 기간이 짧은 환자일수록 생물학제제의 효과가 빠르고, 피부 회복율이 높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건선환자의 치료가 지연될 수록 부작용이나 동반 질환이 더 많다는 점과 교육·소득·자존감 등이 모두 낮은 '삶의 질 저하'가 나타났음도 설명했다. 

건선성 관절염 발생에 대한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study)에서는 건선성 관절염이 없는 환자들 중 인터루킨-23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TNF 억제제와 같은 다른 계열의 치료제로 처방받은 환자들보다 건선성 관절염 발생률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콘래드 교수는 "IL-23 억제제가 건선성 관절염 진행을 잠재적으로 예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면서 "최소한 다른 질환으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치료 방법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 연구에서 IL-23억제제 사용을 통해 피부에 기억된 흉터를 회복시킬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도 짚었다. 피부가 기억하는 '병'을 되돌린다는 얘기다.

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바로 조직상주 기억 T 세포(tissue-resident memory T cells, TRM).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다. TRM은 새로운 발병과 재발을 유발한다. 이를 차단하거나 활성 세포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건선 치료에 도움을 주게 된다.

TRM은 주로 IL-23 수용체를 발현하는데, 억제제를 통해 IL-23을 차단시켜 새로운 피부 조직 상태나 발병 이전 기억 상태로 전환하도록 한다.

콘래드 교수는 "피부에서 TRM을 완전히 제거할 순 없지만, 인터루킨-23 억제를 통해 전반적으로 피부 염증이 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수 있다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건선 질환이 발생한지 몇 년 지난 후엔 염색체 변화를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하게 되면 피부를 더욱 잘 회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 점이 앞으로 발전해야 할 중요한 치료 방향"이라고 제안했다.

Conrad et al. Drug Survival of Interleukin (IL)‑17 and IL‑23 Inhibitors for the Treatment of Psoriasis: A Retrospective Multi‑country, Multicentric Cohort Study,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Dermatology (2022) 23:891–904, https://doi.org/10.1007/s40257-022-00722-y ⓒ의협신문
Conrad et al. Drug Survival of Interleukin (IL)‑17 and IL‑23 Inhibitors for the Treatment of Psoriasis: A Retrospective Multi‑country, Multicentric Cohort Study,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Dermatology (2022) 23:891–904, https://doi.org/10.1007/s40257-022-00722-y ⓒ의협신문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의 '약물생존(Drug survival)' 관련한 콘래드교수의 연구와 관련, IL-23 억제제가 인터루킨-17 억제제보다 더 나은 약물 생존률을 보였다는 점이 의의라고 정리했다. 해당 연구는 치료제들간의 직접 비교가 아닌 후향적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콘래드 교수는 "IL-23 억제제의 경우 칸디다 감염이 보이지 않고, 크론병 유발도 거의 없었다. IL-17 억제제로 전환 시 리스크 동반 가능성도 없다"며 "장기적으로 스카이리치를 포함한 인터루킨-23억제제의 여러 기능이 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완전히 깨끗한 피부상태인 PASI 100은 모든 건선 환자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환자들에게 달성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완전히 깨끗한 피부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치료 목표가 돼야 한다. 현재의 치료제로 약 3분의 2정도 환자들 대상으로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미 많은 환자들이 목표에 가까이 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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