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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학대' 중증 정신질환 위험 요인

'성장기 학대' 중증 정신질환 위험 요인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09.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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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의료진 PTSD 2675명 대상 대구모 연구결과...'랏셋 정신과학' 최근호 발표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성장기 트라우마-복합 PTSD-중증 정신질환 '연결 고리'
복합 PTSD, 정신질환 중증도 증가…성장기 트라우마 환자 체계적 치료 시스템 마련해야

[THE LANCET Psychiatry] 홈페이지 초기화면. ⓒ의협신문
[THE LANCET Psychiatry] 홈페이지 초기화면. ⓒ의협신문

성장기에 지속적인 학대와 신체·정신·성적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는 성인 이후 중증 정신질환 발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한국과 영국 의료진의 공동연구 결과가 '란셋 정신과학(Lancet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한국과 영국에서 모집한 26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성인 발달 트라우마 생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정신병적 증상 중증도 간의 연관성: 영국과 한국의 다중 사이트 횡단면 연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18세 이하 성장기에 지속해서 신체적·정신적·성적 피해를 받으며 형성된 '성장기 트라우마(developmental trauma)'는 성인 이후 각종 정신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둘 간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문화권마다 사회 환경도 달라 결론을 도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영 공동연구팀은 성장기 트라우마로 인해 발생하는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omplex PTSD)'가 성인기 정신질환과의 연결 고리일 것이라는 가설 하에 복합 PTSD와 일반적인 PTSD를 구분, 정신질환의 양상을 분석했다. 성장기 트라우마를 경험한 1273명(영국 475명·한국 798명)을 집중 분석했다.

복합 PTSD는 단발적인 사고나 충격으로 나타나는 일반 PTSD와 달리 특히 성장기에서 겪는 지속적인 트라우마가 원인이다. PTSD 증상에 더해 ▲감정 조절의 어려움 ▲정체성 혼란 ▲관계 유지의 어려움이라는 3가지 특성이 있다.

연구 결과, 일반적인 PTSD 환자는 PTSD가 없는 그룹에 비해 정신 질환의 중증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은 반면, 복합 PTSD 환자에서는 비교군 대비 정신 질환의 중증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복합 PTSD 환자에서만 나타나는 3가지 특성(감정·정체성·관계 유지) 모두 정신 질환의 중증도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김의태 <span class='searchWord'>분당서울대병원</span>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의협신문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의협신문

공동연구팀은 "정신질환 발현에 있어 특정한 사고나 충격보다는 성장 과정에서 지속적인 학대와 그로 인한 후유증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의료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문화권이 다른 영국과 함께 성장기 트라우마와 정신증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성장기 트라우마 환자는 복한 PTSD와 정신병적 증상에 관해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필요에 따라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의태 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라 '성장기 트라우마'가 있는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치료·관리할 수 있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복합 PTSD와의 연관성도 확인한 만큼 정확한 치료 지침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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