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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공부 잘해야 내과전문의 안한다? "내과 현주소"

내과공부 잘해야 내과전문의 안한다? "내과 현주소"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9.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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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내시경 취약 지역 생겨날 것…위험도 수가 확립 필요"
심평원과 7일 콜드스네어링, EMR 수가 청구 정립 논의 예정

(가장 오른쪽) 박근태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이사장이 3일 제42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내시경 검사, 시술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협신문
(가장 오른쪽) 박근태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이사장이 3일 제42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내시경 검사, 시술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내과 공부 잘해야 내과 전문의 안할 수 있다"

조원영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총무이사는 3일 제42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의대생들 사이에 최근 떠도는 말이라며 "이것이 현재 내과의 현주소"라고 소개했다. 내과 공부를 열심히해야 좋은 성적을 받은 뒤 내과가 아닌 다른 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소화기내과 분과전문의 수가 줄어들면서, 소화기분과 응급질환에 대한 공백 우려가 지적됐다. 신규 소화기내과 분과전문의 수는 2016년부터 감소추세를 보이기 시작, 올해 97명으로 역대 최저 인원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30%가량 감소한 수치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임원들은 이러한 기피현상이 내시경학 분야 검사·시술에 대한 과소평가, 위험도를 반영하지 않는 수가 상황, 진료자율권을 제한하고, 사기를 꺾는 현지실사 등이 큰 영향을 줬을 거라고 진단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재사용 포셉·스네어 등 내시경하 시술용재료 정액 수가 인하안 추진은 기피 현상에 큰 악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박근태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이사장은 "굉장히 중요한 수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재료비용 보상 수가는 낮은 재시경 검사 수가를 보전하는 의미로, 정액코드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40%도 안 되는 의료기기 업체의 시장 가격을 근거로 수가를 책정했다는 점과 재사용 재료의 수가를 일회용 재료 대비 턱없이 낮은 수가로 책정한 점 역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가 인하안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저가 제품 사용을 촉진,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다.

박근태 이사장은 "멸균 소독 과정도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의료폐기물을 줄이는 순기능까지 가진 재사용 재료를 철저히 평가 절하했다"며 "일부 치료재료 공급이 끊겨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경제적 논리에만 치우친 이번 인하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우리나라 위장관 내시경 분야 검사는 미국의 50분의 1로, 검사·시술 중 위험도가 상대가치 점수에서 과소평가됐다는 비판도 이었다. 우리나라의 의료과실 처벌 상황에서, 시술에 대한 위험도는 곧 '기피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다.

박근태 이사장은 "닭뼈가 목에 걸려 빼내다가 식도가 찢어지면 바로 고소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도 내시경 중 2cm의 폴립을 발견해도, 떼지 않으려는 의사가 많다. 터지면 바로 소송으로 이어진다"며 "의사가 최선을 다했다면, 선진국의 경우처럼 기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필수의료를 살리는 차원에서도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저온올가미 용종절제술(콜드스네어링)과 점막절제술(EMR)의 수가 청구 정립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EMR은 급여 기준에서 한 번만 청구가 가능한 상황. 이에 추가 시술이 일어났을 때 폴립절제술로 청구하는 경우가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차원의 현지실사가 이뤄졌다.

박 이사장은 "작년 대학병원에서 EMR 청구가 한 번만 된다는 점을 지적받아 행정처분 직전까지 갔다. 올해 초 학회 회원도 같은 내용으로 민원을 해왔다"며 "공단을 직접 만나 수가 정립 전까지 실사 요청을 중지할 것을 요구,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위대장내시경학회는 오는 7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내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대한외과의사회, 대한외과학회와 함께 심평원과 콜드스네어링, EMR에 대한 수가 청구 통일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실사를 멈추고, 회원을 구제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받았던 내용"이라며 "7일 회의에서 결과가 나오면, 별도의 설명을 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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