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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예과 교육 '통합 6년제' 개편 어떻게?

의과·예과 교육 '통합 6년제' 개편 어떻게?

  • 권주원 가톨릭관동의대 의예과 kjoowon15@naver.com
  • 승인 2023.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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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육과정 개편 중인 김미영 한림의대 교육부학장(의학교육학교실)
'의학교육학' 환자와 공감하는 의사 양성 목표…미래 인공지능 시대 준비

ⓒ의협신문
ⓒ의협신문

한림대학교 의과대학관에서 김미영 교수를 만났다. 의과대학은 타 대학과는 다르게 '의학교육학'이라는 이름 아래 의대생을 위한 교습법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 가정의학과 의사로 오랜 기간 진료 현장을 지킨 김미영 교수는 지난해 가을부터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육부학장을 맡아 훌륭한 의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교육부학장실 문 앞에 선 필자는 김미영 교수의 직책 때문인지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을 만나 뵙는 느낌이 들었다. 

김미영 교육부학장은 필자가 미리 준비한 질문에 답히기 전에 당신의 의대 입시부터 예과 2학년 시절과 동아리 활동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의대생인 필자에게도 의학교육학은 생소한 학문이다. 현재 의대 의학과는 교육 커리큘럼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호기심을 안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김미영 한림의대 교육부학장(의학교육학교실)은
김미영 한림의대 교육부학장(의학교육학교실)은 "환자와 공감하는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전체 의학교육 과정에 적절히 녹여나갈 것"이라면서 "의료 인공지능이 도래하는 시기에 맞춰 학생교육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협신문

공대와 경영대 등 타 대학은 해당 학과만의 교육학교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직 의대만 의학교육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종과는 다르게 국가에서 주는 면허증을 받아 의료행위를 해요. 의대학생들이 의대 교육과정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의과대학 인증평가제도가 생기게 되었고 학교에서 학생이 미래에 의사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점을 만족시켜줄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어요. 이에 따라 1980년대 초 각 대학에서 학생이 성취해야 할 기본적인 학습, 인문학적인 소양과 필수적인 실습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의학교육학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의학교육학교실이 몇 없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의학교육만을 위한 교육학교실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지요. 

교육부학장님께서는 어떠한 계기로 의학교육학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요? 
의학교육학을 알게 된 계기는 1996년에 한림대학교에 처음 왔었을 때였어요. 한림대학교에 계신 은사님께서 그 해 원광대학교에서 열리는 의학교육학회에 동행을 요청하셨어요. 그곳에서 의학교육학을 처음 접했는 데 좀 독특하더라고요. 그 전까지 저는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거나 학문 연구를 통해 논문을 집필하는 등 임상과 연구에 관계된 것들만 했어요. 그런데 의학교육학회에서는 의대생들 교수법에 대해 토의하더라고요. 그 다음에 몇 년간 학회를 계속 찾아갔었어요. 가정의학과 의사로 활동하면서 우연치 않게 시험에 많이 관여하게 되었어요. 가정의학과 전문의시험과 국사 국가고시 쪽 일에 얽히다 보니 의학교육학을 하는 게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의대생들도 기회가 되면 의학교육학회에 적극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의학교육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의학교육을 가다듬고, 가이드 하기 위한 생각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정부는 최근 전인교육(全人敎育)을 목표로 예과 2년과 임상교육을 담당하는 본과 4년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당해 말까지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면 2025학년도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의학교육 커리큘럼 내실화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부의 학제 개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의학교육학이 학문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의대 학습성과에 체계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이 시기부터 의학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인문학과 실습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기에 본과 과정에 과부화가 걸리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의예과가 자연과학대학이 아닌 의과대학에 속해 감에 따라 교육부는 의대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교수로서 의학과가 의대생 교육에 관여할 수 있는 시간의 영역이 넓어진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또 학생 입장에서도 공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병원 지원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 성적 부담이 없는 예과가 존재하는 현 커리큘럼을 폐지하는 것에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되는 점도 분명히 있지요. 

교육부는 지난 6월 29일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규정한 의과대학 수업연한과 운영을 학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span class='searchWord'>개정안</span>은 2+4 의대 교육과정을 통 6년으로 바꿀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사진=pexels] ⓒ의협신문
교육부는 지난 6월 29일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규정한 의과대학 수업연한과 운영을 학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2+4 의대 교육과정을 통 6년으로 바꿀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사진=pexels] ⓒ의협신문

요즘 필수과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의사가 되기 전 학생 교육으로 이런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생명이 오가는 경중한 상황에서 의사의 과실이 생기기도 해요. 의사도 사람인지라 많은 환자를 대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실수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보호막  없이 언론에 여과없이 노출되는 사례가 많고, 학생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해 안타까워요.

의대 교수 입장에서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분야를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학생에게 필수의료 분야 전공에 관해 책임감을 강요하기 보다는 학습을 통해 굉장히 필요한 일이고, 헌신할 만한 일임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싶어요.  

정규 커리큘럼 외에 방학 중에 의대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의대생에게 바라거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주변의 지인이 아파서 병원 갈 때 같이 따라가 보라는 방학 과제를 주었어요. 저도 돌이켜보면 의대생일 때 아파서 병원에 간 일이 별로 없고, 부모님도 그때는 젊으셨기 때문에 갈 일이 없었죠. 의학도지만 병자에 대한 이해가 조금 부족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경험 없이 의사가 되면 우리는 진료실이라는 환경 안에서만 환자들을 마주하게 돼요. 

그런데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오기까지 굉장히 힘든 과정을 거치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병원에 가기 위해 아이를 누구에게 맡기고, 회사에 휴가를 내야하죠. 혹은 나이가 많은 분들은 병원까지 동반해 줄 아들, 딸에게 연락을 해야 해요. 또 병원에 도착해서도 접수과정에서 써야할 것들, 제출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한참 혼란을 겪다가 오랜 과정 끝에 드디어 진료실로 들어오지요. 그들과 함께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집중하고, 어떠한 이야기가 오가가는지를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검사를 하고 나서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마음 졸이고 기다리는 환자 옆에서 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주세요. 이후에 집으로 돌아와서도 고통과 불안에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치매같은 질환은 여러 이벤트가 생기기도 해요. 다음 진료 예약 시간까지 이러한 고초의 시간들을 함께 버텨보세요. 

이러한 일들이 때마다 모두 다르고, 어떻게 보면 소소한 건데 이런 과정을 가르치기도 참 난감해요. 이런 부분을 전혀 모르고 진료실에 앉아 환자의 모습을 단편적으로만 보면 많은 부분을 놓치는 것이잖아요. 

의과대학생들이 전문성과 더불어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사람 전반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길 바랍니다. 

의학교육학교실에서는 6년제 개편에 맞춰 학업의 틀을 바꾸어 나가려고 합니다. 환자와 공감하는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전체 의학교육 과정에 적절히 녹여나갈 것입니다. 또한 의료 인공지능이 도래하는 시기에 맞춰 학생교육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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