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아동병원, 소아응급의료체계 편입시켜야"

"아동병원, 소아응급의료체계 편입시켜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7.25 18:5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동병원협회, 소아응급의료 실태조사 결과…KTAS 3등급 환자 진료 81% 
"지역완결형 소아응급의료 바람직…환자 발생 지역서 신속히 진료해야"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 "위중증 소아 응급의료 역량 강화 주력"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경기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
■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경기도 의정부시·튼튼어린이병원)

"아동병원은 이제 사명감, 책임감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소아응급의료체계를 위해서라도 아동병원에 제도권 내 별도의 지위를 부여하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병원에 법적 지위를 부여해 제도권 내 소아응급의료체계로 편입시키고 지원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경기도 의정부시·튼튼어린이병원)은 7월 24일 '전국 아동병원 소아응급환자 진료 실태조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아청소년 응급의료체계에서 아동병원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도구'(KTAS) 기반 중증응급환자 치료에 대한 설문결과를 제시했다. 

아동병원협회는 7월 3∼5일 전국 117곳을 대상으로 KTAS 기준 중증응급환자 진료 가능 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는 전국 90곳 아동병원 대표원장이 직접 참여했다. 

설문결과, KTAS 3등급 응급환자에 대해 직접 진료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곳은 81.0%(73곳)에 달했다. 

중증 응급환자로 분류되는 2등급도 51.0%(46곳)에서 직접 진료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진료시간에만 가능'(18.0%·16곳)한 병원까지 포함하면 중증 응급환자 진료 의향 비율은 69.0%에 달했다.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다'는 응답은 17.0%(15곳)에 그쳤다.

중증도가 가장 심한 1등급 질환도 직접 진료하던 환자에게 증상이 발생할 경우 49.0%(44곳)가 '진료하겠다'고 답했다. '전원하겠다'는 응답은 51.0%(46곳)였다. 

최용재 부회장은 "응급의학과에서도 환자를 받은 후 직접 처치는 배후 진료과에서 진료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아동병원이 소아청소년 응급환자 진료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짚었다. 

응급 정도가 낮은 4등급(77.0%·69곳)과 5등급(88.0%·79곳)은 대부분 아동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했다. 

이미 아동병원은 소아응급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용재 부회장은 "아동병원에서는 대부분 고열, 열성경련, 호흡곤란, 중증탈수 등 위중증 응급상황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야간 및 휴일에 내원하는 다수의 경증 및 중증 환자에게 적합한 진료를 제공해 환자와 보호자의 진료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소아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최용재 부회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조차 소아응급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아동병원에서 응급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아동병원을 중심으로 소아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정부는 소아응급의료체계 설계 시 아동병원의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아동병원은 제2, 제3의 소아응급 진료 방어선으로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동병원을 제도적으로 포함하는 소아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역완결형 소아응급의료체계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최용재 부회장은 "최근 여름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소아독감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아동병원협회는 다가올 환절기 환자 폭증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사회·경제적 여건이 녹록지 않다"면서 "이번 설문조사는 소아응급의료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아동병원의 진료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진행했다. 아동병원의 진료 역량을 고려해 소아응급의료시스템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틀을 마련하길 바란다. 소아응급의료체계는 제도 설계를 제대로 해야 한다.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한다.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를 지향해야 한다.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서 모든 진료가 끝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동병원에서 소아 응급환자 진료 시 시간과 인력 손실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용재 부회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KTAS 1등급, 2등급의 경우 전원 비율이 높다. 중증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처치 시간이 길어지고, 투입되는 인력과 장비가 많아진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상은 현재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를 진료하기 어렵다는 의미"라면서 "그럼에도 1등급 환자를 진료하겠다는 비율이 49%나 된다. 응급환자가 내원하면 일반 환자 진료가 후순위로 밀리고 민원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응급의료에 들이는 시간과 인력에 대한 손실보상은 없다. 지역 아동병원이 반드시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아응급환자진료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아동병원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위기에 내몰린 아동병원이 쓰러지는 불행한 일이 생기기 전에 이제라도 전향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용재 부회장은 "정책당국에는 아동병원을 제도권 내에 편입해야 한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다. 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 인정해달라는 얘기"라면서 "아동병원은 초저수가에서도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소아환자 치료 외에 다른 데 눈을 돌릴 여력도 없다. 응급의료 역량도 확인됐다"면서 "협회 차원에서도 소아 응급의료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 당장 올해 추계학술대회부터는 사망률과 유병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중증 대응 역량 강화 교육에 방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