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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은퇴 후 지방근무 가장 큰 고민은 '가족과 별거' 

특집 은퇴 후 지방근무 가장 큰 고민은 '가족과 별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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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프라 부족, 친지·친구 사회관계 '걱정'…지역유인책·지원방안 기대
주 3일 하루 4∼6시간 근무 선호…월 급여 '700만원 이상'·'500만원대' 순
공공보건의료기관 근무 최우선 고려사항 '근무지역·적정보수·근무시간'

최근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의사증원(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대 신설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의사 수를 증원한다고 해서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진료과의 의료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의료계의 입장이다.
의료계는 필수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진료과에 의료인력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 및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의사증원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의대신설을 통한 의사증원이 아닌 은퇴 의사를 활용해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분야(공공보건의료기관 등) 의료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6월 14일∼26일까지 전국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의사회원 2016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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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공기관 근무 시 의료분쟁·인건비·교육·주거 '지원' 원한다

▶ 화면을 클릭하면 설문조사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의협신문TVⓒ의협신문
의협신문TVⓒ의협신문

의사들은 은퇴 이후 '주 3일' 근무를 가장 선호했으며, 근무시간은 절반 이상이 4∼6시간을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적정 월 보수로는 '700만원 이상', '500만원대'가 가장 많았다. 지방에서 근무할 경우 겪게 될 어려움으로는 ▲가족과 별거 ▲의료 인프라 부족 ▲친지나 친구 등 사회 관계 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은퇴 후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하게 될 경우 우선 고려사항으로는 근무지역, 근무시간, 적정급여 등이 고른 분포를 보였다.

최근 실시한 '은퇴 후 진로 선택은?' 설문결과(6월 14일∼26일 진행·2016명 참여), 전반적으로 '2020 전국의사조사'(Korean Physician Survey, KPS/2020년 11월 19일∼2021년 1월 10일 진행·6507명 참여)에 나타난 은퇴 후 에 대한 생각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세부 항목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감지됐다.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먼저 이번 설문에서 은퇴 후 희망 근무일수는 '주 3일'(44.7%)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주 4일'(28.6%), '주 5일'(14.5%), '주 2일'(8.5%), '주 1일'(0.9%) 등이었다. '2020 KPS'에서는 '주 3일'(40.1%), '주 5일'(25.9%), '주 4일'(23.4%), '주 2일'(9.4%), '주 1일'(0.5%) 순이었다.  

'주 3일'을 가장 희망한다는 응답은 3년전 조사와 같았으나 선호 비율이 상향 조정됐다. 눈에 띄는 것은 희망 근무일수 선호도에서 3년전 '주 5일','주 4일' 순서로 비슷한 비율(2.5%p 차이)이었지만, 이번에는 '주 4일' 선택비율이 '주 5일'을 크게 앞섰다(14.1%p). 

'2020 KPS'에서 의사 61%가 6일 이상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을 감안하면 은퇴 후 근무 일수를 줄이려는 의지가 3년만에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은퇴 후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4∼5시간'(28.1%), '5∼6시간'(26.6%) 등으로 답해 절반 이상(54.7%)이 '4∼6시간'을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7∼8시간'(19.7%), '6∼7시간'(16.7%), '4시간 미만'(7.9%), '8시간 초과'(0.9%) 순이었다. 

'2020 KPS'에서 국내 의사들의 한 주 평균 근무시간은 48.1시간이었다. 평균 6일 근무로 산정하면 하루 근무는 8시간 정도다.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의 의사들은 은퇴 이전 하루 평균 근무시간의 25∼50%를 줄이는 것에 공감했다. 

은퇴 후 월 보수는 얼마가 적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희망 월 보수는 '700만원대 이상'(38.1%)이 가장 많았지만 3년전(40.1%) 보다는 선호 비율이 약간 낮아졌다. 이어 '500만원대'(34.2%), '600만원대'(12.8%), '400만원대'(7.2%), '300만원대'(6.2%), '200만원대'(1.0%), '100만원대'(0.4%) 등으로 뒤를 이었다. 

'2020 KPS'는 '700만원 이상'(40.1%), '500만원대'(26.8%), '600만원대'(11.2%), '300만원대'(9.4%), '400만원대'(7.1%), '200만원대'(3.9%), '100만원대'(0.7%) 등으로 집계했다.

'500만원대'(7.4%p) 선호비율이 높아진 반면 '600만원대'(1.6%p)는 비슷했으며, '700만원대 이상'(2.0%p)은 약간 낮아졌다. '300만원대'도 3년전보다 3.2%p 떨어져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경향을 보였다.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700만원 이상'을 희망한 전문과목별 분포를 살펴보면 응급의학과(51.2%)가 가장 높았으며, 신경외과(50.0%), 심장혈관흉부외과(48.6%), 영상의학과(48.2%), 핵의학과(46.7%), 산부인과(45.7%), 마취통증의학과(45.6%), 정형외과(44.0%), 정신건강의학과(42.7%), 외과(40.7%), 비뇨의학과(39.0%), 일반과(39.0%), 재활의학과(38.7%), 신경과(37.8%), 직업환경의학과(37.5%), 방사선종양학과(37.5%), 진단검사의학과(36.5%), 내과(36.1%), 이비인후과(36.1%), 안과(34.4%), 병리과(30.0%), 소아청소년과(29.5%), 성형외과(28.9%), 가정의학과(26.7%), 피부과(26.5%), 기초(11.8%) 순이었다(10명이상 응답 전문과 기준).

전문과목별 '500만원대' 선호 비율은 비뇨의학과(44.1%), 성형외과(42.2%), 기초(41.2%), 안과(41.0%), 가정의학과(40.4%), 병리과(40.0%), 외과(38.6%), 진단검사의학과(38.5%), 이비인후과(38.2%), 내과(35.0%), 소아청소년과(34.8%), 정형외과(33.0%), 신경과(32.4%), 피부과(32.4%), 신경외과(32.3%), 재활의학과(32.3%), 일반과(32.2%), 심장혈관흉부외과(31.4%), 직업환경의학과(31.3%), 산부인과(29.9%), 마취통증의학과(27.2%), 응급의학과(17.1%), 핵의학과(13.3%), 방사선종양학과(12.5%), 정신건강의학과(12.0%) 등 순으로 높았다(10명이상 응답 전문과 기준).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의사들이 은퇴 후 지방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겪게 될 어려움으로는 '가족과 별거'(29.7%)를 가장 크게 걱정했다. 다음으로는 '의료인프라 부족'(16.2%), '친지·친구 등 사회관계'(16.1%) 등도 고민거리였지만, '문제 없다'(18.0%)는 응답도 20%에 가까웠다. 

이밖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이지만 ▲여가 문화시설 부족(9.3%) ▲공공시설 이용(2.9%) ▲환자 부족으로 인한 소득(2.5%) ▲자녀의 교육문제(2.5%) ▲의학 지식 및 정보 습득(1.6%) ▲배우자 직장 문제(1.1%) 등도 어려움으로 생각했다. 

'2020 KPS'에서는 은퇴 후가 아닌 지방이전 근무 시 어려움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지만(복수응답-최대 3개), 걱정거리는 비슷했다. 가장 큰 고민은 ▲자녀의 교육문제(58.3%)였으며, 뒤를 이어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는 어려움(52.6%) ▲친지나 친구 관계 등 개인적인 사회관계 단절(42.4%) ▲여가 문화시설 부족(33.3%) ▲배우자의 직장 문제(24.9%) ▲의학 지식 및 정보 습득 기회 접근성 부족(22.4%) ▲환자 부족으로 인한 소득 문제(17.4%) ▲공공시설 이용의 어려움(16.4%)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서는 은퇴 후 지방근무에 '문제 없다'는 응답이 20% 가깝게 집계됐다. 의협이 추진 중인 은퇴의사를 활용한 지역근무의사 확보 방안에 어느정도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해 말 발간한 <의사의 지역근무 현황 및 유인·유지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의사인력의 지역근무 유인 방안과 지원 정책을 제안했다.

당시 연구보고서는 의사들이 지역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공동개원 지원, 의료기관 운영비나 인건비 지원 등과 함께 의료취약지 의료기관 개설 비용을 국비와 지방비에서 지원, 경제적 부담을 덜고 진료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의원' 모델을 적극 도입 등을 제안했다. 또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한 지역가산 수가 적용을 주문했다.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은퇴의사의 지역근무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실제로 이번 설문에서 은퇴 후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할 경우 근무지역(25.2%), 적정급여(25.0%), 근무시간(24.0%)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문과 진료(수술 등 포함)'(15.6%), '거주 공간(관사)' 등도 공공기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은퇴의사들은 근무지역, 급여, 근무시간 등에 대한 적정 환경이 조성된다면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20 KPS'에서도 60세 이상 중 근로의향을 밝힌 의사들의 희망 근무기관은 '특별히 선호하는 기관이나 시설이 없다'(48%)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보건기관'(21.0%), '국공립병원'(13.5%), '지방의료원'(12.7%) 등으로 조사돼 은퇴의사의 지역의사 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설문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 근무시 고려사항은 전문과목별 특징을 드러냈다. 

'근무지역'은 안과(41.0%), 재활의학과(32.3%), 진단검사의학과(32.7%), 이비인후과(30.6%), 일반과(30.5%), 피부과(29.4%), 성형외과(28.9%), 내과(27.5%), 소아청소년과(27.3%) 등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적정급여'는 응급의학과(39.0%), 일반과(33.9%), 심장혈관흉부외과(31.4%), 재활의학과(29.0%), 마취통증의학과(28.1%), 외과(27.6%), 신경외과(27.4%), 비뇨의학과(27.1%), 핵의학과(26.7%) 등에서 우선 고려했다. 또 '근무시간'은 정형외과(37.0%), 가정의학과(36.3%), 산부인과(29.1%), 내과(26.9%), 응급의학과(26.8%), 소아청소년과(26.5%), 비뇨의학과(25.4%), 정신건강의학과(25.3%) 등에서 공공의료기관 근무 결정시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20명이상 응답 전문과 기준).

핵의학과(46.7%), 심장혈관흉부외과(34.3%)는 다른 요소보다 '전문과 진료' 부분을 공공의료기관 근무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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