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폐업과 조직·성과·환경 요인간 관계 연구 보고서 발간
전문의·간호사 상대적으로 적어...폐업 직전 환자 감소도 '징조'
설립·운영 기간 긴 병원·법인 아닌 '개인병원' 폐업 위험성 더 커
폐업 요양기관들의 특징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지역사회 인구수, 인구 증가율, 주변 요양병원 숫자 등 환경적 요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전문의와 환자 숫자 등 조직 및 성과적 요인이 병원 폐업과 관련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관별 특성으로는 설립된 지 오래된 병원, 법인이 아닌 개인명의로 개설된 요양병원에서 폐업 위험성이 더 컸다.
박영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실 근거기반연구부 부연구위원과 이진형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요양병원 폐업과 요양병원 조직, 성과, 환경요인간의 관계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간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HIRA Research)를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9년∼2021년 폐업한 요양병원 200곳과 그렇지 않은 요양병원 1320곳의 특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요양병원 폐업 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며, 특히 성과적 측면에서 양 쪽의 특징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요양병원 소재지는 병원 폐업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시·구 소재 병원과 군 단위 병원 폐업률이 거의 유사하다는 결과다. 지역사회 인구 수와 인구수 증가율, 지역사회 내 요양병원 숫자도 요양병원 폐업과 통계적 관련성이 없었다.
반면 조직적 측면에서 보면 전문의 수와 간호사 수가 증가할수록 요양병원의 폐업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전문의 수가 1명 증가하면 요양병원의 폐업 위험도는 0.837배로 감소했다. 전체 의사 중 전문의의 비율이나 간호인력 중 간호사 비율은 요양병원 폐업과 관련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는 병원 생존율이 의사 수가 증가할수록 높아진다는 선행연구결과와 일치한다"며 "경영 안정성이 높은 의료기관이 의료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환자 감소도 요양병원 폐업의 신호로 확인됐다. 분석결과 요양병원 폐업 전 연간 연 인원 환자수가 증가할수록 폐업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1년 전을 기준으로, 환자수가 1000명 증가하면 요양병원 폐업 위험도는 0.987배가 됐다.
연구팀은 "폐업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의 1년 전 환자 수를 비교하면, 폐업 병원의 환자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적었다"며 "환자 수가 증가할수록 폐업 위험도가 낮아졌으며, 폐업 2년 전의 환자수를 기준으로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병원의 폐업이 재정적인 요인이나 환자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는 선행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밝힌 연구팀은 "요양병원이나 기타 의료기관을 운영함에 환자 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병원 운영기간과 설립 구분도 폐업과 관련성이 있었다. 설립 후 운영기간이 긴 요양병원, 소유형태가 개인인 경우 폐업 위험성이 컸다.
연구팀은 "개인소유 요양병원 경우 요양병원 운영에 소유주 개인의 의사결정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법인의 경우 그러한 여지가 개인 요양병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어 이러한 것이 요양병원 운영에 신중한 판단으로 이어져 폐업이 낮지 않았을까 추측한다"며 "더욱 명확한 해석은 향후 심도 있는 분석이나 연구 진행 후 가능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정책에 잘 이용하면 향후 불필요한 요양병원의 개설이나 폐업과 관련된 자원의 낭비를 줄임으로써 합리적, 효율적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향후 심도있는 추가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