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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병원 알선업체 우후죽숙 부작용 크게 우려

외국병원 알선업체 우후죽숙 부작용 크게 우려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4.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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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병원을 알선해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국내 의료기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외국병원을 알선해주는 업체는 알려진 것만 약 10여개에 달한다. 인맥을 통해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는 루트까지 합치면 20~30개도 넘을 것이라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외국 유수 병원에 진료와 입원치료를 받게 해준다고 인터넷 등을 통해 광고, 주로 암, 백혈병 등 난치병 환자들을 모집해 진료 소견서 영문 번역 등 각종 절차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C업체의 경우 시더스 사이나이, 존스홉킨스, UCLA 메디컬센터 등과 연계해 암 등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 업체는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의무기록을 제출하면, 영문으로 번역해 존스홉킨스 등 원하는 병원으로 송부하고 이들 병원으로부터 2차소견을 받아 환자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또 자사를 소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우리나라 병원에서 유방암 3기 판정을 받고 양쪽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한다고 진단받은 환자가 우리 회사를 통해 메모리알 슬로앤 캐더링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가슴절제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국내 의료기술이 상대적으로 열등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의료 수준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진율은 여전히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해외 우수 의료기관에서는 국내 병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구와 임상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근거없는 주장으로 우리나라 의료수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현재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인 A사와, S화재 등 국내 유명 보험회사들이 앞다퉈 이같은 '2차 소견 서비스' 제공을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를 통해 외국 병원에서 진료받는 비용은 암환자의 경우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연간 약 5,000명에서 1만명이 해외진료를 받고 있으며 여기에 드는 비용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불법 광고행위 등 의료법 위반여부를 떠나 국내 의료기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의료 쇼핑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그러나 항암제 사용에 대한 규제가 심하고 신기술에 대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는 등 국내 의료 서비스 질에 불만이 많은 환자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며 하향평준화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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