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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재정독성' 겪는다…"불안이 영혼 잠식"

암환자, '재정독성' 겪는다…"불안이 영혼 잠식"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3.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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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재정독성' 영향 평가…국제학술지 발표
실제 부담 없어도 걱정만으로 삶의 희망 빼앗고 불확실성 키워
조주희 교수 "암환자 재정적 지원·진단 초기부터 심리적 상담 필요"

삼성서울병원 조주희(왼쪽)·강단비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주희(왼쪽)·강단비 교수.

암 환자들은 의료비 부담 때문에 '재정 독성'(Financial Toxicity)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요인에 따른 걱정·불안·스트레스 등으로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었다.

재정독성이란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저축 고갈 등 물질적인 영역은 물론 스트레스와 걱정을 포괄하는 심리적 영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미국암학회에서 처음 사용했다. 암환자는 일반인 보다 재정독성에 노출되는 경우가 2.5배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조주희(암교육센터)·강단비(임상역학센터) 교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2017년 10월~2018년 3월까지 암을 극복한 생존자 7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재정독성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생존자 727명의 평균 나이는 54세로 가계에서 수입과 지출이 가장 많고 필요할 때였다.

이 가운데 26%가 의료비에 대한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재정독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답했다. 12%는 실제로 가계상의 어려움으로 물질적 재정독성을 경험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삶의 목적이나 희망에 대한 상실감 정도 등도 살폈다. 삶을 지탱하는 주요 요소들은 암 치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질적·심리적 재정독성 상태를 느낀 암 생존자 절반(47.2%)이 인생에 대한 불확실성을 호소했다. 

당장 가계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심리적 재정독성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불확실성을 토로한 비율이 34.6%에 달했다. 심리적으로도 아무런 부담이 없다고 답한 경우와 비교하면 4.9배 높았다.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었다고 답한 사람들의 비율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실제 물질적 어려움은 없지만 심리적 재정독성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은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었다고 답한 비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각각 1.9배, 2.5배 더 높았다.

조주희 교수는 "암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났을 때 갑작스러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암 진단 초기부터 암 치료에 필요한 재정 지출 계획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암정복추진기획단 지원으로 진행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supportive care in cancer>에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재정적 어려움이 겪는 암환자를 위해 전문 사회복지사의 상담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재정 독성을 조사하기 위한 측정 도구 개발과 함께 암환자 직장복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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