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만성골수성백혈병, '급성기' 진행 비밀 풀린다

만성골수성백혈병, '급성기' 진행 비밀 풀린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02 12:0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블1 유전자' 증가, 표적항암제 내성...억제 땐 치료 반응
김동욱·김홍태·명경재 공동연구팀'Leukemia' 온라인 발표

▲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골수조직검사 코블1 유전자 발현
국내 연구진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급성기 진행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 표적항암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풀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진단 초기 5∼6년 가량 만성기의 순한 상태를 보이다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할 경우 갑자기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 증식, 1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급성기로 변한다.

전세계 백혈병 연구진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기로 진행하는 원인을 찾는 데 집중했다.

김동욱(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김홍태(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명경재(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 등은 14년 간 연구 끝에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급성기 전환을 조절할 수 있는 '코블1 (Cobll1)'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차세대 유전자 분석 방법(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제브라 피쉬(Zebra Fish)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코블1' 유전자가 증가할 경우 표적항암제(글리벡·타시그나·스프라이셀·슈펙트·포나티닙 등)에 내성이 생기고,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급성기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브라 피쉬는 척추동물과에 속하는 담수어의 일종으로 인간 유전자·조직 등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고 많은 개체를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세포실험과 포유동물 실험의 중간 단계에 이용하고 있다.

공동 연구진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기로 전환된 후 코블1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경우 최신 표적항암제를 투여해도 사망률이 증가하며,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표적항암제 치료에 백혈병 세포가 잘 반응한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또 코블1 유전자가 백혈병의 진행과 예후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동시에 이를 억제함으로써 백혈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후속 연구에서 코블1 유전자가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의 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일부 고형암에서도 발현이 증가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공동 연구진은 한국연구재단의 한국백혈병은행에서 장기간 보관하고 있는 백혈병 검체를 이용, 90명 이상의 환자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김동욱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근본적으로 백혈병 세포를 공격하는 완치 치료제 개발과 함께 다양한 고형암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욱 가톨릭의대 교수는 "코블1 유전자의 기능 규명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 내성과 급성기 진행에 대한 또 하나의 퍼즐이 풀렸다"면서 "향후 획기적인 백혈병 치료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이를 다른 백혈병으로 까지 확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월 24일자 네이처 자매지이자 혈액암 분야 국제학술지 <Leukemia>(영향력지수 12.104) 인터넷판에 실렸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