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 박사·박상민 교수팀, 남성 23만 9615명 8년 간 추적 조사
비만인 암경험자 위한 맞춤 이차암 검진 및 건강체중 관리 필요
암경험자 가운데 암 진단을 받기 전 고도비만이 있는 경우 정상체중 군에 비해 이차암 발생 위험이 41%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은숙 박사(국립암센터)·박상민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중앙암등록본부 암등록자료와 건강보험 자료등으로 구축된 암 빅데이터을 활용해 암으로 진단된 남성 23만 9615명을 대상으로 8년 간 암 진단 전 비만도가 이후 이차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비만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가 일반인구집단과 암경험자 사이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남성의 경우에서 일반인에서는 10만명당 318.3명에서 암이 발생한 것에 비해, 암경험자에서는 이보다 23% 높은 10만명당 381.9명의 연령 표준화 암발생률을 보였다.
특히, 고도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인 남성에서 정상체중 군에 비해 일반인의 경우는 암발생 위험도가 12% 증가한데 비해, 암경험자에서는 40% 이상 이차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대장암·신장암·간암·임파종 등에서도 일관되게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경험자에서 이차암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암을 한 번 경험한 대상자는 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비만 등 나쁜 건강행태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으며, 암과 관련된 유전적인 소인이 내재돼 있거나 암 치료 과정 중에서 노출된 약제 및 방사선이 이차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박상민 교수·이은숙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일반인의 비만 유병률과 암 경험자의 비만 유병률은 큰 차이가 없는데 비해, 비만의 암 발생 증가 강도가 암경험자에서 더 크다는 것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증명했다.
이은숙 박사는 "국가암관리사업에서 암경험자를 위한 통합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번 연구는 근거중심의 암관리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경험자의 건강체중 관리는 의료진 및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다학제적인 팀 접근이 필수이기 때문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민 교수는 "같은 비만도를 갖고 있을 때 일반인에 비해 암경험자에서 또 다른 암이 생길 위험도가 더 높기 있기 때문에, 비만인 암경험자를 위한 맞춤 이차암 검진 및 건강체중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