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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회, 50년 간 느슨한 운영...변화 필요할 때

의학회, 50년 간 느슨한 운영...변화 필요할 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0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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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학술대회, 학술·연구·윤리·정책 분야 목표 재설정 요구 쏟아져
미래 의료인 키워내기 위해 의학회 중심 구체적인 방안이 먼저 나와야

 
지난 50년 간 의학 관련 학회들의 느슨한 모임이었던 대한의학회가, 앞으로 50년을 위해서는 의학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단체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의학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대한의학회가 학술·연구분야, 사회·윤리적인 분야, 회원학회와의 관계 분야, 그리고 보건의료정책 분야에서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대한의학회와 의학 관련 학회의 미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김동구 교수(연세의대 약리학)는 학술·연구 분야와 관련 "발견·발명에서 중개·혁신까지 의학에서 담당해야 할 분야"라며 "내부 배타적 영역사수는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므로 의학·학술연구의 범주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고, 전공의 교육에서부터 이같은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의학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임태환 원장(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사회·윤리적인 측면에서 의학회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임 원장은 "사회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의료의 왜곡이 심하다"고 밝힌 뒤 "방어진료, 과잉진료, 작동하지 않는 의료전달체계, 미흡한 보험수가가 이유"라고 말했다.

또 "의학회는 장기적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해 신뢰를 구축해야 하고, 전문성과 자율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의학의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 그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해주는 것이 사회 전체로 볼 때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원장은 "우리나라는 10여년 전 황우석 사태 이후 윤리적인 문제의 중요성이 제기됐으며, 현재 모든 의학분야에서 윤리와 관련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정밀의학시대의 의료윤리도 언급되고 있는데, 의학회는 환자의 의료진 간에 비밀성이 보호되고, 환자의 문제를 의료진과 환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의료가 될 수 있도록 의학회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규창 교수(서울의대 신경외과학)는 회원학회와 의학회 간의 소통, 그리고 전문의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왕 교수는 "50년전 의학회는 느슨한 모임으로 시작됐고, 현재도 그렇다"고 진단했다. 또 "의협이 이익단체로서 성격이 강해지면서 교육과 학술활동을 중심 사업으로 하는 의학회의 공익적 성격의 역할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의학회는 난립해 있는 학회들을 조정하고, 이미 가입된 회원학회의 질 향상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회원학회는 대한의학회를 비롯해 다른 학회를 존중해주기를 기대하며, 적극적인 소통을 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의학회가 주도해 전공의 교육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최근 전공의 중심으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주도권을 잃었다"며 "앞으로 병원 경영자들도 전공의 교육에 대한 마인드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정림 전 국회의원은 보건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학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문 전 의원은 "보건의료정책에 있어 입법은 매우 중요하고, 예산도 중요하다"며 "의학회를 비롯해 관련 학회들은 국회뿐 아니라 정부 보건의료정책에 관심을 갖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관련학회의 전문적 의견 반영과 각종 위원회 참여가 결과적으로 국민 보건의료에 절대적인 영향을 가질 수 있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도 의학회가 지난 5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50년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많았다.

김강립 국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사들이 스스로의 권위를 지키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밝힌 뒤 "미래의 의료인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의학회 중심으로 구체적인 안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옥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학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련교육은 실제로 의료현장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며 "의학회의 연구가 의료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쓰여질 수 있는지에 대해 앞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란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왜곡된 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의학회가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향후 50년은 지금보다 더 혁신적이고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수연 상무(유한양행)는 "제약사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할 때 인프라가 중요한데, 의료현장에서 기초연구부터 임상연구까지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며 "의학회가 기초연구 의사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남식 대한의학한림원 회장도 "의학회의 역사가 50년이나 됐지만, 의료계 현실은 혼돈의 연속"이라며 "의학회는 우리나라 의학의 발전을 위해 지금부터 심도있는 논의를 해야한다"고 의학회의 변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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