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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악성 림프종 생존율 예측 새모델 개발

국내 연구팀, 악성 림프종 생존율 예측 새모델 개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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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생존율에 영향 미치는 위험요소 확인…치료계획 수립에 도움
김원석 교수, "추가 연구 통해 환자 생존율 향상 기여 방안 찾을 것"

(왼쪽부터) 김원석 교수, 김석진 교수.
림프절 외 NK/T세포 림프종(Natural Killer/T cell lymphoma) 환자의 예후를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척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개발됐다.

기존 척도는 과거 항암화학요법이 별다른 치료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를 기준으로 만든 것이어서 최근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생존율 및 병의 진행 예측 정도에 따라 환자 치료계획도 달라지는데, 지금은 과거와 달리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생존율을 끌어올리고 병의 진행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김원석·김석진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팀은 지난 1997년부터 2013년 사이 전 세계 11개국 38개 병원에서 림프절 외 NK/T세포 림프종을 치료받은 환자 527명을 분석한 결과 생존율에 영향을 준 요소들을 특정 지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척도를 '핑크(PINK)'로 이름 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76.1개월로 환자 중 36%(187명)는 병의 진행이 멈추지 않거나 재발했으며, 42%(220명)는 결국 숨을 거뒀다.

이들 환자의 생존율은 우선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암의 진행 상태를 기준으로 3∼4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1∼2기에 비해 사망 위험이 2.56배 더 높았다.

나이 역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였다. 60세를 초과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2.16배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기존 척도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예후인자 3개도 확인됐다. 향후 환자 치료에 있어 상당 부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비강, 비인두, 부비동 등 코 주변부에 주로 발생하는 NK/T세포 림프종의 특성과 달리 다른 부위에서 발병할 경우 사망 위험이 1.93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림프절 원격전이가 동반되는 경우에도 상대적 위험도가 1.69배 늘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발병의 중요한 원인인자이면서도 주요 예후 예측 모델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바이러스)의 혈액 내 검출 여부가 포함된 점이 특이점이며, 진단 시 혈액 내 검출 유무에 따른 유의한 생존율의 차이가 확인됐다.

EB바이러스를 보유한 환자 328명을 따로 추려 핑크-E(PINK-E) 모델을 만든 뒤 생존율을 측정한 결과, 바이러스가 있으면 사망위험이 1.67배 더 높았다. 또 핑크모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요소로 인해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위험요소에 얼마나 노출됐는지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 등 3가지 유형으로 새롭게 제시했다.

3년 생존을 기준으로 핑크모델에서는 위험요소가 하나도 없는 저위험군의 생존율이 8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위험요소 1개를 가진 중위험군이 62%로 뒤를 이었다.

2개 이상 해당되는 고위험군은 25%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핑크-E 모델에서도 위험요소가 많을수록 생존율이 낮아졌다.

김원석 교수는 "환자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소를 확인함에 따라 이를 고려해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2014 IF: 24.69)>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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