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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후에도 현장에서 뜻깊은 일 할 것"

"정년퇴임 후에도 현장에서 뜻깊은 일 할 것"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2.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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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양·황용승·최중환 서울의대 교수, 25일 정년 퇴임식

박선양 서울의대 교수(내과)와 황용승·최중환 서울의대 교수(소아과)가 올해 정년퇴임을 한다.

서울의대는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들 교수들에 대한 정년퇴임식을 열고, 그동안 학교와 병원을 위해 노력해 온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박선양 교수는 혈액학 분야에서 한 평생을 바쳤고, 황용승 교수는 소아신경학, 최중환 교수는 신생아학을 전공하면서 어린이병원에서 진료는 물론 후학들을 위해 애썼다.

황용승 교수는 퇴임 후에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UAE 왕립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에서 소아신경환자들을 진료할 계획이며, 현지 의료인을 대상으로 교육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선양 교수와 최중환 교수는 진료활동을 계속 할 계획이지만, 아직 어디에서 일을 할 지 구체적으로 결정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의료봉사활동, 최 교수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책을 쓰는 일은 반드시 하겠다고 약속했다.

3명의 교수들에게 소감과, 후학들에게 바라는 점,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미리 들어봤다.<편집자>

▶혈액종양학 전공 뿌듯…진료·봉사활동 열심히 한다

박선양 교수
박선양 교수는 혈액학을 전공하는 의사가 거의 없을 때 이 분야를 선택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후 한국혈전지혈학회 이사장(1998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2004년), 한국혈전지혈학회장(2007년)을 거치면서 혈액한 분야에서 명성을 날렸다.

박 교수는 "의사가 된지 41년, 내과교수로 33년을 지내며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낸 뒤 이제 학교를 떠나자니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혈액학을 전공했던 교수가 한 때는 혼자였을 정도로 교수인력이 부족했는데, 혼자서 여러일을 도맡아야 했던 우리나라 병원 실정상 한 가지 연구분야에 집중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고 회고했다.

가장 기억에 떠오르는 일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인한 병원파업을 꼽았다.

박 교수는 "당시 4개월여 동안 파업이 지속됐는데, 의사인력이 절대 부족한 터라 궁여지책으로 외래에서도 재진환자만 받고 병동에서는 교수들이 2명씩 조를 이뤄 환자들을 돌봤었다"고 말했다. 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혼자였기 때문에 모든 백혈병환자들을 돌봐애했던 것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서울의대라는 우수한 인력자원이 갖춰져 있기에 잘 발전해나가리라 생각하지만 한 가지 병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병원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고 병원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의 일선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교수의 역할이 큰 만큼, 앞으로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후학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박 교수는 "후학들은 최고의 자리에 있다고 해서 방심하거나 거만하지 말고, 환자들을 완치시키는 데서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의사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혈액종양내과는 중환자도 많고 실제 병실에서도 제일 많이 환자를 떠나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교수들이 힘들어하는 곳"이라며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절반의 숫자에 가까운 환자들이 완치되는 곳이기도 하기에 마음을 다잡고 힘을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년 퇴임후에는 환자들을 돌보며 살아갈 계획이다. 또 상대적으로 의료수준이 뒤쳐진 동남아 등 해외국가에서의 의료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계다는 각오다.

▶UAE 왕립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서 진료활동 계속

황용승 교수
황용승 교수는 소아신경분야에서 모든 정성을 쏟았냈는데, 정작 정년퇴임을 하는 상황에서 홀가분해 했다.

황 교수는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를 떠나게 됐다"며 "그동안 도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학교와 병원의 소아과, 그리고 소아신경을 전공하는 의사들에게 특별한 말을 전하고 싶어했다.

황 교수는 "병원에서 진료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환자는 만성염증성다발성신경염으로 걷지 못하게된 아이였다"며 "1년여 동안 치료를 한 끝에 걸을 수 있게 한 것이 보람있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가슴 아팠던 기억도 있었다. 황 교수는 "마이토콘드리아염증을 앓고 있었던 남매가 있었는데, 10여년을 함께 보내다가 결국 치료방법이 없어 세상을 떠났던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어린이병원과 관련해 황 교수는 "어린이병원장 재직 시절에는 지속된 병원경영적자로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당시 박준동 교수가 홍보활동을 열심히 해주어서 어린이 후원 관련 기부금을 늘릴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병원리모델링 증축을 하는 등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구축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대하는 환자, 그리고 가족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그 마음을 헤아리며 공감하는 자세로 환자를 대해야 한다"고 후학들에게 당부했다.

황 교수는 퇴임후에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UAE 왕립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에서 소아신경환자들을 진료할 계획이다.

또 칼리파전문병원에 파견된 간호사 등 의료진 교육과 함께 인근병원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료자문 역할도 하게 된다.

황 교수는 대한뇌전증학회장(2005년), 대한소아신경학회장(2007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소아신경학회장(2007년)을 지냈다.

▶신생아학 전공 덕분에 어린 생명 구한 것 가장 보람

최중환 교수
최중환 교수는 의예과에 입학한지 45년, 교수로 발령받은지 30년을 연건동 캠퍼스에서 보냈는데, 막상 떠나려니 매우 섭섭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수한 후학을 만나 배운 것이 더 많았고, 소아과학 특히 신생아학을 전공한 덕에 많은 어린 생명들을 구할 수 있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꼈다.

최 교수는 "국내 최초로 대학병원에 어린이병원이 1985년에 설립돼 지난 30년 간의 신생아학 분과를 비롯한 모든 소아과학의 분과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도약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2007년 대한의원 100주년, 제중원 122주년 기념식을 통해 서울대병원이 고종이 세운 최초의 국립병원이라는 것을 확실히 했던 일, 그리고 2006년과 2014년 두번의 재건축으로 거듭 태어난 신생아중환자실(NICU)의 획기적인 약진 등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학생부터 교수로 정년퇴임을 하기까지 도와준 의과대학과 병원에 감사하다"며 스승인 홍창의·윤종구 교수와 시카고의대의 이광선 교수 등에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후학들은 큰 꿈을 갖고 부지런히 학문을 연마하고, 또한 시간나는 대로 열심히 운동을 해 몸을 건강히 하고, 음악·미술 등 예술분야 중에 하나쯤 선택해 몰두함으로써 정신건강도 챙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인생의 2막을 보낼 새로운 직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간이 된다면 경험에서 우러난 육아에 관한 좋은 책을 쓸 계획이다. 대한신생아학회장(2009년)을 지냈으며, 현재 대한신생아학회 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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