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 교수 "경기지역 대학병원 역할 할 것"
옐로아이디개설·맞춤형 분만 등 전략 제시
한양대구리병원이 7년만에 산부인과 분만실을 재가동했다. 산부인과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대학병원으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다시 문을 열었다.
고아라 한양대구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분만실이 없다보니 의원에서 의뢰한 위험 산모들은 서울지역으로 보내 출산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결국 산부인과 조차 없는 병원으로 인식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은 경기 동북부 지역 대학병원으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분만실 운영을 논의했으며, 7년만에 재가동했다.
고 교수는 "산부인과와 분만실을 이용한 환자는 병원의 소아과로 연결되기 때문에 병원의 활성화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분만실을 운영하면서 어려운점도 존재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부분. 현재는 산부인과 교수 3명과 조산사3명이 외래진료와 분만실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고 교수는 "앞으로 전문의 한명도 추가로 충원 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고 안정화된다면, 인력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 문제도 있다. 그동안 장기간 사용하지 않다보니, 장비가 너무 오래된 상태. 결국 병원측은 장비를 새롭게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최근에는 산부인과와 연계된 조리원을 이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조리원도 협약을 맺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병원은 분만실과 산부인과의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내세웠다. 산모와 의료진간에 소통이 가능하도록 '카카오톡 옐로아이디 서비스'를 개설했다.
고 교수는 "한정된 진료시간에 산모들이 궁금한 질문에 대한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모와 의료진간의 1대1 대화를 통해 24시간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대학병원으로서 안전한 분만을 하고, 진정성 있게 진료하며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함께 할 수 있는 의사로 거듭날 전략이다. 이와 함께 산모들이 원하는 분만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분만'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전국에 분만을 담당하는 산부인과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렵게 분만실 재가동을 결정했지만, 고민도 있다.
고 교수는 "산부인과에 대한 수가가 워낙 낮다"며 "특히나 산부인과 진료는 포괄수가가 대부분이다 보니 병원마다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예를들어 자궁내막종을 수술할때 난소에 유착이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유착방지술까지 고난도 수술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유착방지술을 진행한 수술이 4시간이 걸렸다 하더라도, 1시간만에 끝나는 일반적 자궁내막종 수술과 같은 진료비를 받는 상황이다.
좋은 기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도, 포괄로 인해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좋은 기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고 교수는 "수가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산부인과의 폐업률이 높고, 분만실도 점차 없애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양대구리병원이 분만실을 다시 가동하는 만큼, 대학병원으로서 안전한 분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