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구매는 보험자의 업무 영역"
심평원 "구매기관이 향후 발전 방향"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간의 '구매자'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이 구매를 공단의 고유 업무라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심평원은 향후 발전 방향으로 구매기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건보공단과의 업무 분담을 나타낸 도표에서도 심평원의 기능을 진료비 심사, 의료 질 평가, 진료기준 설정 및 관리의 구매로(purchasing), 건보공단의 기능을 보험자 가입관리, 보험료 징수, 진료비 지급의 재정관리(financing)으로 표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심평원은 '전략적 구매 관점에서 심평원의 기능과 역할 보고서'도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는 구매 관점에서 본 심평원의 기능과 역할과 보건의료성과에 미친 영향을 파악해, 전략적 구매 측면에서 심평원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고 서술했다.
이어 구매기능은 심평원이 주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영역별로 건보공단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관련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건보공단의 업무는 재원의 조성과 기금의 적립 및 관리기능으로 봤다.
한편, 심평원과 건보공단간의 구매자 용어 논란은 지난해 3월 심평원이 '세계 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 행사' 개최 준비를 위한 용역을 의뢰하며 시작됐다. 성상철 건보공단이사장은 구매자 용어에 반발하며 "보건의료서비스 구매기능은 보험자의 업무영역이다. 즉, 건보공단이 보험자이며 구매를 위한 재정도 공단이 쥐고 있다"며 심평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길어지는 논란에 복지부는 건보공단과 심평원 중재에 나섰으며 두 기관은 국제회의를 공동 주최하기로 합의, 회의명을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국제회의'로 바꾸며 지난 14~15일에 걸쳐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