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회장 등 의협 고문단회의서 격려·주문
의료일원화, KMA Policy, 자율징계 등 당부
대한의사협회는 17일 JW메리어트호텔 3층 미팅룸에서 원로 지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고문단회의를 열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집행부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을 비롯한 보건의료 기요틴 저지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출범했다.
이를 위해 새롭게 팀워크를 맞춰가려던 5월 말 메르스라는 큰 사건이 터졌다"며 "WHO에서 놀랄만큼 메르스가 빠르게 진정된 것은 의료계가 일심단결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르스가 지나간 후에는 정기국회를 대비했다. 19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올해엔 각종 현안들이 다 올라오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으로 사전 준비를 했다"며 "차등수가제 폐지, 전공의 특별법 제정, 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고문님들과 지역의사회의 합심 덕분이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의료계의 큰 숙원사업이자 대의원회 수임사항인 의료일원화를 집행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의료협의체를 발족해 집중 논의하고 있다. 지금 해결이 안 된다면 또 언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의료일원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고문님들이 다시 한 번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도 인사말을 통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과 원격진료에 앞으로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 같다"며 "점점 어려워지는 의료계 상황 극복을 위해 고문님들의 경륜과 지식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고문단회의에선 올해 일어났던 의료계 이슈들을 두고 원로들의 아낌없는 조언이 쏟아졌다. 특히 의료계 인사가 정치권에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의료일원화를 강력히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병훈 고문은 "현재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문정림 의원 등 많은 의료인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 의료계 발전을 위한 최고의 골든타임인 만큼 지금 시기를 놓치지 말고 의협이 총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홍경 고문 역시 "세계경제 10위권인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양방과 한방이라는 제도의 폐해에 갇혀 의료 세계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냐"며 "지금처럼 의료계 인사가 정치권에 많이 진출한 사례는 없었다. 이런 전무후무한 기회를 활용해 의료일원화를 보다 폭넓고 깊게 추진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장동익 전 의협 회장은 "의사와 한의사를 동질화해 일원화하면 안 된다"며 "한의사도 의사처럼 본과 교육을 수료하게 한 후 한방을 2년간 배우게 해야 의사와 비슷한 실력을 갖출 수 있다. 한의사 연수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으로 일원화를 하지 않으면 엄청난 폐단이 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발전과 자정을 위해 의협이 제도 마련의 축이 되어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의료 윤리 지침인 KMA Policy 구축을 강력히 추진해 줄 것을 요구했다.
노 전 회장은 "의료법이 모든 세세한 사항까지 전부 규정할 수는 없다"며 "KMA Policy는 오직 의협만이 만들 수 있는 기준이며, 여기서 의사의 권위가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총회에서는 꼭 가결되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은식 고문은 다나의원 집단 C형간염 사태를 언급하며 의협이 자율징계권을 더욱 강화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신 고문은 "동료라고 해서 모두 껴안고 갈 수는 없다. 의료 행위 자격이 없는 사람은 도태시켜야 마땅하다. 국회에 입법을 하든 의협이 이사회 징계권을 강화해 면허를 제한하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9대 집행부에 대한 의료계 원로들의 격려와 지지가 이어졌던 이날 고문단회의는 강청희 상근부회장의 추진 경과 보고에 이어 추무진 회장의 주요 수임사항 설명, 그리고 고문들의 자유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