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짜리 '보건산업인재양성사업' 진흥원과 겹쳐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예산 챙기는데만 급급해 타 기관의 중복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120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보건산업인재양성사업'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09년부터 추진한 사업과 중복됐다.
진흥원은 1999년부터 의료·제약·의료기기 등 보건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해 오고 있으며, 매년 31개 과정, 64회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통해 3만 2000명의 보건산업 인력 배출을 해왔다.
또 진흥원은 2009년부터 해외환자유치사업을 추진하면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시장 맞춤형 교육과정을 발굴해 내고 있다.
그러나 인력개발원의 인재양성사업은 해외환자 유치가 활성화되면 이를 뒷받침할 의료통역사·코디네이터 등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가 1만명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중복됐다고 지적했다.
인력개발원의 사업은 보건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와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진행되다 보니, 교육 콘텐츠가 빈약하고 진흥원의 교육과정을 베끼는데 급급하다는 비판이다.
인력개발원의 금연사업도 국민건강증진개발원과 중복됐다.
인력개발원은 민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이버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금연과정으로 '금연상담매뉴얼'과 '보건소금연사업정보시스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 역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추진하는 '금연상담전문가교육'과 '금연사업 정보시스템 개발' 과정과 내용이 동일됐다. 심지어 과목도 대부분 중복됐으며, 원고 집필진 또한 동일인물로 파악됐다.
김재원 의원은 "인력개발원은 예산 챙기기에만 급급해 중복사업을 벌이면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산하기관 간 업무 재분장과 조직개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력개발원의 고객만족도 부분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주관한 2014년 고객만족도 조사결과를 보면, 인력개발원은 83.8점으로 2013년 85.3점 대비 1.5점 하락했다. 이는 준정부기관 전체(90점) 대비 -6.2점, 전체(88.3점)대비 -4.5점이나 떨어졌다.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2013년 B(양호)등급에서 지난해 C(보통) 등급으로 하락했다. 주요사업 성과관리 부분에서는 D를 받았다.
이종진 의원은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고객니즈 조사를 진행하고,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력이나 전문성 부족문제를 비롯해 전체적인 사업성과의 제고를 위한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