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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투성이 감염병 관리체계, 대수술 필요"

"허점투성이 감염병 관리체계, 대수술 필요"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8.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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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거듭 지적..."의료진 헌신으로 조기 종식" 평가
복지부 "메르스 정보 부족했고, 역학조사도 부실" 인정

▲ 21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개선방안 토론회'.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가 허술해 메르스의 초기 확산을 막지 못했지만 의료인들의 적극적인 헌신으로 인해 종식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잠정적으로 종식된 메르스 사태에 대한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다.

21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메르스 초기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대적인 감염병 관리체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사태 초기 이후 의료인들 헌신을 통해 70여 일만에 사태를 종식시킨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에 나선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직도 메르스가 종식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짚으면서 "메르스 초기대응이 미숙해 확산됐다는 비난이 있었지만 70일 만에 사태로 종식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감염병 문제는 국방안보에 준하는 문제로 현시점은 전국 지역단위로 거점병원을 지정하는 게 중요하다. 신속한 진단을 통해서 의료진과 의심환자의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확진 진단체계를 구축해야하며, 국제적 협력체계 구축도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메르스는 치료제가 없었고, 치사율이 높았다. 첫 환자 발생과 첫 사망자 발생 간격이 짧았고 대형병원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다"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일관성 있는 홍보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 감시체계에서 얻은 결과물을 학계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제공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메르스 대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규 공무원이 아닌 군복무를 대신하는 공보의들이 초기 역학조사 임무를 수행했다는 점"이라면서 "역학조사관들의 경험 축척과 관리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 인사와 예산편성의 독립성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홍보, 교육업무도 질병관리본부에 갖춰져야 한다. 위기대응에 있어 즉각 반응하는 타격대와 같은 역할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무리 중앙정부가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지방정부가 역할을 맡는 역할을 못하면 사상누각이다. 지방정부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 근거,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메르스 사태를 국가 위기상황으로 상정한 적절한 평가백서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이 경험한 내용이 담겨야 하며,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작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대한감염학회 보험위원은 감염관리 체계 개편을 강도높게 주문하고 정부의 현실적 지원을 촉구했다.

엄 위원은 "신종인플루엔자 백서를 보면, 감염관리 및 의료전달체계 문제점이 모두 지적돼 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무엇을 했는가, 국가의 로드맵조차 없었다. 누군가의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감염관리는 감염내과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병원에서 욕을 바가지로 먹고 싫은 소리해가면서 간신히 유지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성의있는 개선 노력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감염체계 개선을 위한 기본은 인력확충이며, 이 문제 해결 없이는 어떠한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문제해결을 위한 실체적 지원과 관련 법령 정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들과 패널들.
이에 대해 이재용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메르스 초기대응 지적을 수긍하고 메르스 사태가 남긴 과제로 감염병 관리체계와 의료이용 문화 개선을 꼽았다.

이 과장은 먼저 "메르스 사태 초기에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고 역학조사도 부실해 초기대응에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메르스 사태로 감염병 관리체계와 국민들의 의료이용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겨졌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최근에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3개월 만에 사태를 종식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대응을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적절했다"며 "현자에서 헌신한 의료인들과 감염관리 전문가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감염관리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적, 물적 자원의 대대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의료질향상분담금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음압병실 수가 역시 현실화돼야 한다. 포괄간호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아울러 "감염병 사태 재발 시 메르스 사태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기에 종식할 수 있도록 감염병 관리체계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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