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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성 퇴행질환, 헌팅턴병 발생 기전 밝히다

신경성 퇴행질환, 헌팅턴병 발생 기전 밝히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7.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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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교수팀, 핵심 위험인자 발견...잘 조절하면 예방 가능

서인석 교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신경성 퇴행질환인 '헌팅턴병'의 발생 기전이 새롭게 밝혀졌다.

헌팅턴병 환자는 산화스트레스와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의 원인과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칼슘 농도가 증가하는 핵심 위험인자를 발견했고, 이 위험인자를 조절하면 헌팅턴병을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은 일종의 상염색체 우성(Autosomal dominant)인 신경성 퇴행질환(Neurodegenerative Disease)이다. 대표적인 형태는 운동장애, 인지와 정신혼란이며 일반적으로 병이 발생한 후 10∼15년 내에 사망한다.

이 질환의 병리특징은 대뇌 선조 신경세포(Striatal neurons)의 점진적 손실이다. 하지만 헌팅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선조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메커니즘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헌팅턴 질환자는 대뇌 선조 신경세포에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수준이 현저히 높고, 칼슘 항상성에 이상이 발견된 것이 전부였다.

서인석 서울의대 교수(생리학교실)팀은 헌팅턴 동물모델과 환자의 선조 신경세포를 이용해 산화스트레스와 신경세포의 사멸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칼슘 항상성 이상을 일으키는 기전을 밝혔고, 원인 인자로 'TRPC5 칼슘이온통로'를 발견했다.

산화스트레스를 제거하거나 칼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실현가능한 대체 치료방법인데, 칼슘 항상성을 교란할 칼슘이온통로를 발견함으로써 헌팅턴병의 병리특징인 선조 신경세포의 손실을 예방하거나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상 세포상태는 산화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항산화상태를 유지한다. 그런데 산화스트레스가 과다 생산되면 세포내 항산화물질인 글루타치온(GSH)이 산화형 글루타치온(GSSG)으로 전환돼 세포내에 축적된다.

이렇게 증가된 산화형 글루타치온이 TRPC5 칼슘이온통로를 산화 손상시킴으로써 이온통로의 활성이 증가돼 세포내 과도한 칼슘이 유입된다. 다양한 신호전달을 유도할 수 있는 세포내 칼슘이 증가되면서 칼슘 항상성 조절에 문제가 야기되고 신경세포의 사멸과 기능 장애가 유도 되는 것.

연구팀은 헌팅턴 쥐 모델에서 TRPC5 칼슘이온통로의 유전적 억제와 약물적 기능 저하를 통해 정상 선조 신경세포의 증가와 전형적인 행동장애의 개선으로 해당 질환의 임상 경과 및 병리조직학적 소견을 관찬했다. 헌팅턴 환자에서도 유의하게 산화 손상된 TRPC5 칼슘이온통로의 증가가 일치했다.

연구팀은 유전적 질환임에도 성인 이후에 늦게 발병되는 것은 TRPC 이온통로의 발현 양상의 변화가 해당 질환의 증상과 발병시기를 결정할 것이고, 이것은 헌팅턴병에 대한 조기 진단법의 진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서인석 교수는 "신경세포 사멸의 상위조절인자의 발견으로 새로운 헌팅턴 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고, 헌팅턴질환 병증의 이해는 그 외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신경성 퇴행질환 병리에서도 TRPC 이온통로의 기능이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치료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옥스퍼드대학교가 발행하는 <Brain> 저널 7월 1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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