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5:22 (일)
차등 폐지 무산 '후폭풍'...의협 주무이사 일괄사퇴

차등 폐지 무산 '후폭풍'...의협 주무이사 일괄사퇴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6.30 14:2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 면피용 행태, 건정심 위원들 인식구조 실망"

건정심에서 차등수가제 폐지가 무산된 책임을 지고 의협 담당 임원들이 사퇴를 표명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에 따르면 임익강·홍순철·서인석 등 3명의 보험이사는 29일 추무진 회장에게 일괄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9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차등수가제 폐지안이 표결 끝에 부결된데 대해 주무 이사로서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의협은 차등수가제 폐지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최근에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국회·언론 등에서도 폐지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기에 보건복지부도 구체적인 실행의지를 보이면서 차등수가졔 폐지는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수가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건정심의 불합리한 의사결정구조가 이번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는게 의협의 지적이다.

의협의 한 관계자는 "건정심 표결 결과 12:8로 부결처리된 것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의 실상과 정책 결정자들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의료공급자는 앞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어떠한 신뢰와 기대감도 접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적어도 정부 및 산하단체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라면 정부의 폐지 의지에 뜻을 같이 했어야 하지만 표결 결과를 보면 공익위원들의 표가 통일되지 않았다"며 "심지어 국민건강보험공단측 위원 조차 정부 의도에 반하는 사전 의견을 개진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폐지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강행한 것은 정부가 '내 할 일은 다 했다'는 책임회피용 처사였다고 비판했다.

건정심 위원들의 인식구조와 의료정책 결정의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유감을 드러냈다. 차등수가제는 건강보험 재정파탄이 우려됐던 당시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것으로서, 사상 최대 건보재정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재는 이미 그 실효성이 없어진 정책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차등수가제가 기본적으로도 불합리한 제도라는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정심 위원들 사이에선 차등수가제의 부정적 효과나 단점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니 굳이 없앨 필요가 있냐는 발언이 나왔고 전체적으로도 이에 공조했다"고 당시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건정심 위원들은 차등수가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보완 방안으로 제시된 의료기관의 환자 진료시간 및 진료정보 공개 등 대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며, 실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꼽았다고 밝혔다.

그는 "차등수가제 폐지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정책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데도 선심 쓰듯이 반대급부와 보완방안을 요구하고, 장단점이 크게 없다면 그냥 존속시키자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건정심 위원들의 수준"이라고 비난하고 "건정심의 대대적인 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제출한 보험이사 3인에 대한 대책을 7월 1일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